제안서의 또다른 형태라고 생각한다
와디즈는 상세페이지가 8할이야
상세페이지를 기획하는 일은 생각보다 더 어려웠다. 단순히 제품 정보를 나열하거나, 이미지를 예쁘게 배치하는 일이 아니었다. 이 제품을 왜 펀딩해야 하는지, 낯선 소비자에게 어떻게 납득시킬지를 고민해야 하는 일이었다. 와디즈에서 상세페이지는 제품을 설명하는 공간이 아니라, 설득하는 공간이었다. 브랜드를 처음 만나는 동시에, 유일하게 만나는 채널. 한 줄의 흐름, 하나의 순서가 구매를 결정짓는다는 걸 깨달았을 때, 나는 이 한 장의 페이지 안에서 수십 번 구조를 틀어야 했다.
제품은 흔했다. PDRN 세럼은 시장에 이미 많았고, 대부분의 제품이 비슷한 기능을 말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 제품은 원료를 직접 만든 연구소가 개발한 제품이라는 점에서 시작이 달랐다. 나는 그 지점을 꺼내야 할 말로 정했다. 제품력, 개발자, 원료의 신뢰. 이 세 가지를 흩어지지 않게 하나의 흐름으로 엮기 위해, 문장을 다듬고, 이미지 콘셉트를 설정하고, 구조를 짰다. 감탄보다 신뢰가, 설명보다 납득이 필요했다.
머리를 수십번 뜯으며 괴로움이 최고치에 도달했을 즈음, 내가 속한 커뮤니티 ‘HOC(high output club)’에서 라떼님의 상세페이지 실험실이 열렸다. *라떼님은 10년 차 마케터이자 상세페이지 베테랑이다. 고민하던 찰나에 열린 클래스였고, 나는 주저 없이 바로 신청했다. 단순히 글을 잘 쓰는 게 아니라, 구조를 기획하고 설득의 논리를 설계하는 일이었다. 그 흐름 안에서 벨리젠 세럼의 상세페이지를 하나씩 구성했고, 라떼님의 피드백 덕분에 뼈대가 훨씬 단단해졌다.
기획은 생각보다 훨씬 ‘지우는 작업’이었다. 하고 싶은 말을 꾹꾹 눌러 담기보다, 해도 되는 말과 해서는 안 되는 말을 구분하고, 남은 것들만 가장 잘 보이게 정렬하는 일. 그래서 브랜드의 시선을 소비자의 눈높이로 낮추는 과정이자, 말의 흐름을 설계하는 일이기도 했다. 잘 쓴 문장이 중요한 게 아니라, 잘 구성된 흐름이 전부였다. 그래서 상세페이지는 나에게 전략이었고, 그 전략을 어떻게 쓸지는 오로지 나만이 결정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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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프로젝트에서 나는 단순히 제품을 소개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제품을 어떻게 말할지를 설계하고, 말이 되게 만드는 사람이었다. 프로젝트를 통해, 제품과 함께 내 기획이 팔리는 경험을 처음으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