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을 한 후에 많은 것이 달라졌지만 가장 많이 달라진 것이 무엇이냐고 하면 나는 '쓸데없는 걱정을 하느라 시간 낭비를 안 한다'를 꼽는다.
창업 전 나는 걱정이 많은 편이었다. WHAT IF~류의 질문을 스스로에게 자문하는 것을 좋아했고, 가능한 시나리오를 상상하고 각각의 경우에 어떻게 행동할지 계획하면서 걱정을 해소했다. 다시 말해, 상상 -> 걱정 -> 계획 -> 긴장감 해소의 패턴이었다.
창업을 한 후에는 그런 시간이 모조리 사라졌다. 가장 중요한 이유는 내가 했던 많은 걱정들이 사실은 쓸데없었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20대 때 세웠던 30대에는 뭘 하면서 살아야겠다-라고 생각했던 것과 완전히 다른 삶을 살고 있다. 그래서 '뭘 하면서 살아야지, 뭐 먹고 살지'라는 WHAT을 찾는 맥락의 걱정보다는 '어떻게 살아야지'라는 나만의 기준, HOW를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나만의 원칙을 정해놓으면 시시각각 상황이 변하는 것에 과도한 긴장감을 느끼거나 좌절하지 않게 된다. 이때, 중요한 것은 그 원칙이 남이 혹은 사회가 정한 원칙이 아니라 내가 정한 원칙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사회적인 기준에 따라서 나의 성공/실패를 해석하는 경우에는 갑작스럽게 현타가 오는 것은 물론이고, 회사 뿐만 아니라 창업자 개인이 방향성을 잃고 '존버'해야할 때 '포기'를 한다거나 '포기'해야할 때 '존버'를 하는 잘못된 선택을 하게 될 수 있다.
인간이 하는 많은 일 중 가장 쓸데없는 일이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해 걱정하는 것이라는 말이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 매일 매일 깨닫는 중이다. 우리끼리 걱정했던 일도 막상 외부에 부딪혀보면 별 일 아니고, 대부분의 걱정했던 일은 일어나지도 않기 때문이다.
그러니 창업이든, 회사 일이든 가족/친구 간의 일이든 너무 걱정하지 말자. 큰 목표를 잊지 않고 그 순간에 최선을 다 하면 분명 내가 생각한 방법은 아니어도 목표에 성큼 다가가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