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서 사춘기 아이 부모로 살아남기
초등 고학년이 되면 어느 순간 아이의 표정이 변하고 말투가 변하고 분명하게 이전과 다른 모습이 관찰된다.
적잖이 당황스러운 엄마는 드디어 내 아이가 '사춘기'가 시작되었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과 함께 어떻게 아이를 대해야 할지에 대해 고민을 하게 되는 시기가 바로 이 즈음이란 생각이 든다.
엄마의 말에 무조건 토를 달거나 아예 대답을 안 하는 아이.
불평불만을 늘어놓고 좀처럼 웃지를 않고 혼자 방에 들어가 몇 시간이고 보내는 아이.
친구와의 관계에 심각하게 고민을 하고 또래 사이에서 방황하는 아이.
나 자신의 진짜 모습이 무엇인지에 대해 혼란을 경험하는 아이.
대화가 이어가기 힘들 만큼 "싫어." "귀찮아." "안 해."를 대부분의 상황에 입에 달고 사는 아이.
외모에 대한 지나친 관심이 도드라지는 아이
- 내 얼굴은 왜 이렇게 생겼냐, 피부는 왜 이런지 모르겠다. 꾸준히 불만을 표출하며 머리카락으로 머리를 가리고 살이 찐 것을 창피해하는 아이.
우선 위와 같은 모습들은 대부분의 10대 아이들에게 나타나는 사춘기증상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내 아이가 문제가 있어서 그런 것이 아닌, 내 아이가 자신의 성장과정에 맞게 차근차근 자라고 있다는 증명이기도 하다.
(단, 지나치게 우울감이 크거나 아이가 대인관계 혹은 집에서나 학교에서나 그 누구와도 소통을 하지 않는 등의 증상이 눈에 띄게 드러난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을 추천한다.)
초등 고학년 이후부터 아이들은 자신이 스스로 해내야 할 몫들이 폭발적으로 증가한다.
'우리 아이는 공부에 관심이 없어서 실컷 놀기만 해요~'라고 말씀하시는 부모님이 계실 수도 있다.
하지만 아이들은 실컷 노는 것 같아 보이는 시기에도 치열하게 공부에 대한 고민, 내가 못하는 과목에 대한 스트레스, 친구들에게 놀림감이 될지도 모르는 불안감을 안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유독 사춘기증상이 확인되는 시기에 아이들의 한숨을 자주 듣게 되는 것도 이런 이유이다.
겉으로 보이는데만 초점을 맞춰 바라보는 부모님의 시선이나 작은 노력도 인정받지 못하는 과정들이 반복되면 도드라지게 드러나는 아이들의 반응이 바로 이런 점들이기에 아이가 '한숨'을 자주 쉬는 등의 사춘기 증상이 보일 시에는 좀 더 아이의 행동이나 말들을 귀담아 들어주면 좀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 줄 수 있다.
초등 고학년부터 아이들의 사춘기 증상이 나오면서 가장 애착하는 물건이 있는데 그건 바로 스마트폰이 아닌가 싶다.
친구들과의 유일한 소통 창구이기도 하고 일상을 탈출할 수 있는 도구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아이 역시 어른처럼 스마트폰을 켜면 정신없이 노출되는 다량의 정보들을 접하게 되어 자연스레 많은 시간을 빼앗기게 된다.
스마트폰 사용이 걱정인 사춘기 아이들에게
유아기부터 아이들에게는 꼭 잊지 말고 적용해야 할 부분인 최대 허용의 최소 개입을 사춘기 시기에도 적용해 보자.
아이가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시간에 대해 적절히 아이와의 상의를 통해 시간을 조율하고,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는 시간을 아이 나름에 좀 더 보람되고 즐거운 일거리 혹은 놀 거리를 제공해 주자.
(아이들이 성향과 관심사에 따라 천차만별로 나뉠 수 있기에 자세한 이야기는 다음 이야기에서 다뤄보고자 한다)
아이 스스로 알아서 잘 하겠지는 처음부터는 쉽지 않다. 그렇기에 반복적으로 아이의 노출시간이나 사용 가능한 허용 정도를 같이 상의하여 지정하고 스마트폰 사용 규칙을 처음부터 적용을 해주면 아이도 거부감 없이 '스스로의 선택'이라 인지하고 잘 따라오는 경우가 많다.
초등 고학년 때도 그렇지만 중학 이상이 되면 수업 시간에 스마트폰을 활용한 수업이 폭발적으로 증가한다.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는 아이라도 집에 공폰을 들고 와야 수업을 진행하는데 무리가 없는 일도 빈번히 발생하기 때문에 처음부터 제대로 된 습관을 아이에게 자유와 책임을 동시에 적용해 주도록 하자.
타인의 감정에 민감한 만큼 하루에도 열두 번씩 감정이 변하는 아이들.
호르몬의 변화로 밤늦은 시간에 눈이 절로 말똥말똥 해지는 아이들.
아이의 나쁜 습관이라고 단순히 치부해버리기보다는 그네들을 제대로 알고 이해하는 것에서부터 사춘기 증상에 대해 '건강하게 받아들임'이 동반되었으면 좋겠다.
우리가 유아기에 아이를 이해하기 위해 무던히도 노력했던 것처럼.
그렇게 하나씩 차근차근 배우고 이해하고 대화하는 사춘기 시기가 되길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