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다가오는 시절을 쓴다는 것
시│현정아
창밖에 스민 햇살이 뽀얗다
그대로의 빛이 따스하다
봄만큼 다가온 날이
투명하리만큼 포근하다
두꺼운 옷이 가벼워지다
하늘도 연한 하늘빛이라
봄빛 색채가 부드럽게 발린다
봄이 시작되고 있음이니
날도 그렇게 그려지나 보다
오늘,
시작되고
마무리된다는
시절의 기억을 짚고
손끝을 따라 나는
그대로를 읽어간다
그렇게 봄이
다가오고 있구나
아름다운 날이다
이택민 작가의 이월의 ‘이월된 마음’이라는 글쓰기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었다.
제법 풀린 날만큼이나 흐르는 시간이 따스하게 머물고 있다.
아담한 시골의 자취를 따라 찾아가는 마음이 커다랗게 부풀려진다.
기다린 날만큼의 크기다.
모랭이 숲을 따라 펼쳐진, 조그맣지만 근사하기만 한 책방지기의 공간은 말 그대로 휴식이다.
책 냄새, 좋은 글귀. 아담함, 마음이 놓이다. 나를 보다.
주고받을 수 있다는 편안함의 연속이라는 단 몇 시간의 머물러감이 이토록 사랑스럽다니.
내 있는 공간이 이렇게나 멋진 이유는 내 마음이 곧 그러하기 때문이다.
이월의 이월된 마음을 쓰다.
기억을 따라 내가 쉽게 하지 못하던 기억의 언저리를 되살려 내다.
조그만 노트의 여백을 채워 넣는다는 것.
사각거리는 검은색 연필을 따라 적어가는 소리를 듣는다는 것.
참으로 오랜만이다.
마음이 봄처럼 듬뿍 녹아든다.
어느새 겨울을 지고 성큼 봄이 다가오고 있구나.
아름다운 계절이 시작되고 있음이다. 틀림없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