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같은 마음
시│현정아
봄에는 여행을 떠나자
움트는 봄 내음 간직해 보자
봄은 시련을 딛고 피어나는 힘이다
봄은 고요히 번지는 울림이다
봄은 거칠 것 없이 스미는 부드러움이다
봄은 대지를 포근히 껴안는 숨결이다
그 기운 오래도록 끌어안아 보자
눈으로
코로
피부로
귀로
마음으로
누가 알겠나
봄이 곧 여행인 것을
새순이 밀어 올린 꽃향기
소소리바람에 아랑곳없이
피어가는 꽃눈 따라
흥얼대는 노래마저
봄노래인걸
3월의 아침이 제법 밝아졌다. 겨우내 출근하던 어둑한 거리를 비추던 달빛은 희미한 조각을 남긴 채 해에게 자리를 넘겨주고 있다. 그 모습이 이른 아침부터 시작되는 것을 보니 봄이 점차 다가오고 있음을 느낀다. 여명이 채 걷히기 전, 하늘이 봄처럼 푸르게 된다. 제법 화사하게 열린 연한 파스텔톤의 하늘색이 따뜻하게 느껴진다.
봄이 되면 마음이 포근해진다. 나른함의 대명사가 봄기운이라지만, 겨울을 기어코 견딘 이에게 가장 귀하게 돌려주는 계절임은 틀림없다. 봄은 생명이다. 생명의 시간이 시작되기까지는 머지않았다. 돋아날 새순은 시작을 의미하는 가장 부드러운 메시지를 남겨 준다. 아직 움트지 않아 조금 더 기다려야 할 때이지만, 벌써 설레는 이유는 입춘이 지난 뒤의 공기가 겨울의 그것과 사뭇 다르기 때문이다.
동료와 함께 원거리 카풀을 하며 계절을 마음껏 느낀다. 여름에 시작한 지금의 동행이 가을, 겨울을 지나 지금까지 이어져 왔다. 아직은 차가운 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하지만, 코끝으로 전해지는 봄은 어느새 우리 곁에서 이미 시작되고 있는지도 모른다. 함께 출근하며 나누던 이야기와 바깥의 풍경들은 내내 우리의 가슴에 여행처럼 남아 있다. 고단한 일상을 그래도 여행처럼 맞이할 수 있다는 건, 마음이 그만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어서일 것이다.
새순의 힘을 믿는다. 연두의 부드러움은 오히려 강인함이다. 대지를 덮은 초록의 무성함은 아주 작은 꽃눈 하나에서 시작되어 돋아나기 때문이다. 처음은 미약하지만, 천지를 온통 아우르는 힘을 우리는 당해낼 수 없다. 그러기에 봄이라는 좋은 힘을 잘 간직해 보자. 낮은 곳으로부터 시작된 움틈의 힘을 경건하게 바라보자. 그 작은 것들로 이어진 날마다의 계절을 겪어가는 일들이 꼭 여행만 같다. 내내 그것을 누릴 수 있음을 소중하게 바라보고, 알아채는 지혜가 절로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봄을 여행처럼 새로운 마음으로 간직해 보자. 말리 가지 않아도 여행같은 일들이 얼마든지 생겨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