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툴리>

세상 모든 엄마들에게 바치는 작지만 강한 위로.

by 뭅스타

CGV무비핫딜로 관람한 오늘의 영화 <툴리>. <주노>와 <인 디 에어> 등을 연출한 제이슨 라이트맨 감독의 신작이자 샤를리즈 테론이 주연을 맡은 이 영화는, 마치 지난 해 연말 개봉한 <원더>처럼 상영관을 나서는 순간 무척 따뜻하고 포근한 기운을 가득 느끼게 해준 작품이었다고 할 구 있겠다.


영화는 예민한 첫째 사라와 발달 장애를 앓는 둘째 조나의 육아로 지쳐있는 마를로가 원치 않던 셋째의 출산을 앞둔 시점에서 출발한다. 육아에 지쳐있는 마를로를 위해 그녀의 오빠는 야간 보모를 고용해주겠다고 하지만, 마를로는 다른 사람에게 아이를 맡기는 것이 두려워 제안을 망설인다. 그러나 셋째 미아가 태어나고 밤낮 할 것 없이 육아에 매진해야 하는 상황에서 마를로는 야간 보모를 고용하기로 하고 그렇게 툴리를 만나게 된다.


툴1.jpg


95분이라는 짧은 러닝타임동안 이렇다 할 사족 없이 핵심적인 사건의 나열로 구성되어 있는 이 영화는, 마를로가 야간 보모 툴리를 부르게 되면서 비로소 흥미로운 전개가 펼쳐진다. 낯선 마를로의 집에 온 첫날부터 해야 할 것을 알아서 척척 행하던 툴리는 단순히 미아를 돌보는 것뿐 아니라 청소와 요리는 물론 마를로의 인생 상담까지 해준다. 그렇게 툴리를 만나며 모처럼 삶의 여유를 찾게 된 툴리는 다시 스스로를 가꾸며 활력을 얻게 된다.


앞서 <원더>를 언급한 이유는 그 영화와 마찬가지로 극적인 갈등이나 주인공을 방해하는 인물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영화는 내내 삽입되는 밝은 분위기의 음악만큼이나 깨끗하고 잔잔하게 전개되는데, 그런 만큼 보는 내내 절로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관람하게 만든다. 한편, 그토록 잔잔한 분위기 속에서 영화의 주제는 어딘가 씁쓸한 여운을 자아내기도 한다.


툴3.jpg


결국 이 영화는 세상 모든 엄마들에게 바치는 헌사이자 소소한 위로라고 정리할 수 있을 듯하다. 엄마라는 이유로 밤이며 낮이며 육아에 매달려야 했던, 또는 지금 이 순간에도 그러한 삶을 살고 있을 이들에게 특별하진 않더라도 제법 인상적인 메시지를 던지고 있는 영화는, 그런 만큼 자녀를 키우고 있는 어머니들이라면 내가 느끼는 그것보다 훨씬 묵직한 감동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할 수 있을 정도이다.


그리고 그러한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해내는 데에는 <매드 맥스 : 분노의 도로>나 <아토믹 블론드> 등 최근작과는 전혀 다른 평범한 중년으로 분한 샤를리즈 테론의 인상적인 연기가 큰 역할을 해낸다. 더불어 지난 해 부천 영화제에서 <올웨이즈 샤인>이라는 작품을 관람했을 때만 해도 그저 낯선 배우였으나 <블레이드 러너 2049>와 이 영화를 통해 앞으로 더욱 다양한 영화에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하게 만드는 맥켄지 데이비스의 활약도 두드러진다.


툴4.jpg


너무나 당연하게도 영화의 주인공은 샤를리즈 테론이 연기한 마를로이다. 그런 만큼 왜 영화의 제목이 '마를로'가 아닌 그녀가 만나는 야간 보모 '툴리'인지가 이 영화의 핵심이기도 한데, 비로소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후반부의 어떤 설정은 영화의 여운을 더욱 자아내는 동시에 적잖은 임팩트를 선사한다. 그렇기에 부디 스포일러에 주의하시기를 두 번, 세 번 당부하고 싶은..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박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