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녕 2018년에 이런 영화가 통할 줄 알았더냐.
연휴 특수를 노리겠다는 포부로 등장한 그 영화 <챔피언>을 관람하였다. 지난해 <범죄도시>와 <부라더> 등을 통해 주연으로서 입지를 굳힌 마동석 배우의 출연작이라는 사실만으로도 진작부터 화제가 되었던 이 영화는 유감스럽게도, 2018년에 개봉한 영화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만큼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이었다. <골든 슬럼버>에 이어 올해의 두 번째 1점짜리 영화가 되어버린 사실이 참 안타깝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그 이상은 줄 수 없을 것만 같으니.
영화는 오래전 미국으로 입양된 남자 마크가 스포츠 에이전트 진기의 설득으로 한국에서 열리는 챔피언 대회에 참가하게 되는 과정을 그려나간다. 한때 세계 최고의 팔씨름 챔피언을 꿈꿨지만 그 꿈을 접고 평범한 삶을 살아가던 마크는 못 다 이룬 꿈을 이룰 수 있는 기회와 함께 그의 여동생 수진의 자녀들과 생활하며 가족의 품을 느끼게 되지만, 마냥 행복할 것만 같았던 그의 삶은 머지않아 위기를 맞게 된다.
영화의 가장 큰 문제점은 오프닝 5분 만에 이후 스토리를 예측할 수 있을 정도로 무척이나 전형적이고 진부하다는 점이다. 어쩌면 그 진부함을 의식한 탓인지 몰라도 영화는 단순히 마크가 진기의 도움을 받아 팔씨름 대회에 참가하게 되는 과정 이전에 진기가 마크의 장기를 활용해 큰돈을 챙겨보려는, 일종의 도박이 펼쳐지는 과정을 초반부에 배치하는데 스포츠 도박이라는 설정이 팔씨름이라는 소재와 결합한 이 초반부는 신선하기보단 황당무계하게만 다가온다.
그저 전형적인 스포츠 영화에 그치지 않고 마크가 어린 시절 입양되었다는 가정사를 집어넣고 그가 이전에 본 적 없던 여동생 수진과 생활하는 모습을 삽입한 점은 영화의 상투적인 신파를 더하는 데에만 그칠 뿐이다. 특히 수진의 비밀이 드러나는 중반부나 후반부 챔피언 대회에서 마크와 수진이 눈이 마주치고 어마어마한 괴력을 발휘하게 되는 모습은 그저 실소를 유발할 뿐이다. 고국으로 돌아와 어린 시절 자신을 입양 보낸 가족을 찾는 스포츠 선수가 주인공이란 점에서 영화의 극후반부까지 보고 나면 감독이 <국가대표>를 무척 인상 깊게 본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들기도.
한편 영화는 중간중간 웃음을 유발하고자 위트 있는 요소들을 삽입하였는데, 결국 영화의 모든 유머 코드는 오직 마동석이라는 배우가 갖는 캐릭터에 국한된다. 이미 <베테랑>이나 <부산행>을 비롯해 앞서 언급한 <범죄도시>, <부라더>에 이르기까지 그의 육중한 체격과 다소 험상궂은 표정을 통해 웃음을 자아내고자 한 영화가 많아도 너무 많은 상황에서 결국 이 영화의 위트는 한 발짝도 더 나아가지 못한 채 그치고 만다. 물론 마동석 배우가 직접 기획 단계부터 참여한 작품이라고는 하나, 어떤 면에서는 결국 영화가 그 어떤 특색 없이 오직 '마동석'이라는 배우에게 너무나 많이 의존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여기에 쉽게 납득하기 힘든 진기의 성격부터 평면 그 자체인 악역들의 인물 설정, 너무나도 결말이 훤히 보여 조금의 긴장감도 선사하지 못하는 팔씨름 대회 시퀀스 등. 108분이라는 길지만은 않은 러닝타임마저 참고 보기 힘들 정도로 진부하고 황당하며 괴로운 작품이었다고 할 수 있겠다. 어쨌거나 저쨌거나 영화에서 가장 당황스럽던 순간은 오승환 선수가 카메오로 등장했을 때였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