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은 누구나에게나 빠질 수 없는, 인간의 삶에 필수적으로 필요한 요소 중 하나다. 우리는 때로 음악에서 희망을 얻기도 하고, 위로를 받기도 한다. 그러한 존재인 음악을 다룬 영화를 본다는 것은 즐겁고 행복한 일이기도 하지만, 거기에 로맨스까지 더해 즐거움을 더한 영화가 찾아보면 꽤 많다. 오늘은 음악과 로맨스를 접목시킨 일본 영화들을 몇 편 소개해보려고 한다.
'언덕길의 아폴론'은 원작을 충실히 잘 재현해내기도 했고, 재즈와 청춘, 로맨스를 접목시켜 꽤 신선하고 찬란한 배경으로 완성된 영화이다. 로맨스 영화인줄 알고 봤더니 재즈를 주로 한 음악 영화였고, 음악 영화인 줄 알았더니 청춘을 다룬 영화였다. 세 명의 주인공 카오루(치넨 유리), 리츠코(고마츠 나나), 센타로(나카가와 타이시) 외에도 서브 캐릭터로 등장하는 학생운동가 쥰이치와 그를 좋아하는 부잣집 아가씨 유리카까지, 다섯 명의 인물들은 서로의 사랑과 우정에 상처와 감동을 받는다. 이런 인물들의 관계는 에피소드 형식으로 펼쳐지며 관객들에게 지루할 틈 없이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영화 속 재즈 음악은 관객들의 귀를 사로잡는데, 자신의 청춘과 꿈을 써나가는 주인공들의 모습을 잘 담아냈다.
카라 출신의 강지영과 이나바 유가 주연을 맡은 음악 영화. 개인적으로 필자가 본 강지영의 첫 영화였는데, 매우 괜찮았던 영화였다. 리듬체조 스타선수로 장래가 촉망받던 카네시로 미즈호는 연습 중에 척수경색증으로 인해 쓰러져 갑작스럽게 하반신마비가 된다. 선수 인생이 끝나버린 그녀는 절망과 고독에 시달리게 된다. 우울한 나날이 계속되던 중 그녀는 스트리트 뮤지션이자 예전에 알고 지내던 카시와바라 유노스케와 몇 년만에 다시 만나게 된다. 함께 노래하자는 유노스케. 그녀는 당황스러워 하지만, 미즈호는 기타를 연주하기 시작하면서 조금씩 위로를 얻고 음악에 빠져들기 시작한다. 유노스케가 미즈호에게 한 "우리는 과거를 잊을 수 없어. 우리는 과거로 갈 수도 없어. 하지만 우리는 함께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생각해(We cannot forget our pasts. We can't go back. But I hope we can move forward, together)'이라는 대사가 매우 인상적이다.
영화 '너와 100번째 사랑'은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인생 레코드’를 발견한 리쿠(사카구치 켄타로)가 어릴 적 소꿉친구이자 첫사랑인 아오이(미와)의 슬픈 운명을 바꾸기 위한 시간 여행을 그리고 있는 타임리프 감성 로맨스물이다. 여자 주인공인 아오이(미와)가 교통사고를 당한 후 리쿠(사카구치 켄타로)가 여자 친구를 지키기 위해 계속해서 과거로 돌아간다. 리쿠가 시간을 몇 번이고 되돌려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과거에 연연할 것이 아닌, 지금을 소중히 하라는 것. 이 영화에서 좋았던 점은 색채가 정말 예뻤다는 점, 그리고 노래가 좋았던 점이 어우러진 것이다. 영화 스토리로만 보면 몰입도가 높다고 할 수 있는 편은 아닌데, 이 단점을 ‘음악’, OST로 커버해 듣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녀는 거짓말을 너무 사랑해’는 이름도, 정체도 거짓말뿐인 천재 작곡가 아키(사토 타케루)와 그에게 첫눈에 반해버린 허니보이스 소녀 리코(오오하라 사쿠라코)의 첫사랑 로맨스를 그린 영화다. 순수하게 음악을 한 소년은 또래 친구들과 음악을 시작했는데, 이것이 히트치면서 천재작곡가를 이용하려는 사람들과 시기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방황한다. 이러한 주인공이 음악을 사랑하는 한 소녀를 만나 순수성을 회복하는 스토리다. '그녀는 거짓말을 너무 사랑해'는 창작과 사랑에 대한 절실함을 동력으로 삼아 이야기를 펼쳐나간다. 각자 나름의 약점을 지닌 두 주인공이지만 힘들지 않은 인간이 어디 있겠는가. 음악이란 공통분모 위에서 퍼즐 조각처럼 조금씩 맞춰지는 이들의 진심이 참 보기 좋았다. 좀 뻔한 스토리의 전개일 수도 있겠지만, 음악의 순수성에 관해 돌아보게 하는 부분도 분명 있다.
필자가 무척 재미있게 봤던 만화 중 하나가 '4월은 너의 거짓말'이다. 피아노 영재 아리마 코우세이는 어려서부터 각종 콩쿠르에 입상하면서 모든 또래의 음악가에게 그의 이름을 알리게 된다. 하지만 그의 지도자이었던 어머니의 사망 이후 정신적 문제가 생기면서 피아노 대회에서 공연하던 도중 청각 기능에 문제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연주하는 피아노 소리를 듣지 못하게 되어버린다. 평범하게 살아가던 그에게 어느 날 한 소녀가 나타나 그의 모든 것을 뒤바꾸어놓는다. 예쁘고 자유로운 영혼의 바이올리니스트이며 친구 와타리를 좋아하는 소녀 미야조노 카오리를 만나면서부터 아리마 코우세이는 모노톤으로 보이던 세상이 컬러풀하게 변하는 것을 체험하게 된다. 스토리가 일단은 너무나 감동적이라 권해주고 싶다.
2018.09.10 http://www.lunarglobalstar.com/news/articleView.html?idxno=220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