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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빛나는달과별 Nov 21. 2018

나를 좋아한다면 있는 그대로를  좋아해주면 안 될까?

[부산국제영화제 상영작] 영화 'BNK48 : 소녀는 울지 않는다'

영화 'BNK48:소녀는 울지 않는다' 스틸컷.


‘BNK48 : 소녀는 울지 않는다’. 마치 명언 집합소 같은 작품이었다.


아카이브와 푸티지가 많이 사용됐고, 인터뷰가 주를 차지하는 형식의 다큐멘터리 작품 ‘BNK48 : 소녀는 울지 않는다’는 필자 개인적으로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본 작품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이다.BNK48은 ‘프로듀스48’로도 국내에서 잘 알려진 일본의 아이돌 그룹 AKB 48의 자매 그룹 중 하나이며, 일본의 프로듀서 아키모토 야스시가 프로듀싱을 맡았다. 태국의 방콕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그룹인 BNK48에 대해 이 작품은 2016년 09월 1기 멤버를 뽑는 오디션을 시작으로, 1기 활동의 끝까지의 모습을 다룬다.


이 작품에는 학업, 연애 등 많은 걸 포기하고 오디션을 통해 ‘BNK 48’에 들어온 멤버들의 아이돌이 된 후 성장해나가는 모습이 담겨있다. 누구나 처음에는 완벽하지 않다고 말하는 멤버들은 한 명 한 명,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속마음을 솔직하게 말하고 자신의 느꼈던 점을 숨김없이 진심으로 털어낸다. 그래서 이 작품이 빛났던 이유라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았더라면 그냥 아이돌의 모습을 담은 다큐멘터리에 불과했을 것이고, 팬들이 아닌 이상 작품에서 큰 의미를 찾는 것이 불가능했을 것이다.


AKB48이나 BNK48이나 이러한 일본 아이돌 시스템을 잘 이해할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한데, 이러한 그룹들은 멤버를 48명을 뽑아놓고 기수마다 활동하고, 매 싱글마다 참여할 멤버를 거기 안에서 또 뽑는다. 이러한 참여 멤버를 뽑는 기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인기’인데, 이러한 인기를 측정하는 가장 중요한 지표는 SNS다. 사진을 올리면 얼마나 좋아요를 많이 받는지, 그리고 얼마나 팔로워가 많은지.


멤버들은 이렇게 말한다. 자신이 누구 흉내를 내는 것이며, 살 길을 만들고 인기를 얻기 위해 캐릭터를 만드는 데, 이러한 캐릭터가 자신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냐고. 결과는 그렇지 않았다. 멤버들은 비참했다고 솔직하게 말한다. 자신을 좋아한다면 꾸민 자신의 모습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를 좋아해주었으면 좋겠다고. 아이돌 문제를 떠나 이 말은 나에게도 화살처럼 꽃혔는데, 필자는 지금까지 세상에서 있는 나 자체를 사랑해주는 사람을 만난 적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필자를 포함한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살아가기 위해서, 사랑받기 위해서 나 자신을 그대로 내보이는 걸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행복하게 살기 위해 태어난 것 아닌가요?”라고 말하는 멤버의 모습은 아이돌이라는 직업도 우리 모습과 다른 점이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모든 사람들의 고민을 그대로 갖고 있으면서 똑같이 고민하고 힘들어하는 모습, 그리고 솔직하게 고민을 털어놓는 모습은 관객들로 하여금 공감을 자아내고, 비록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아이돌의 고민을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다. 각자 자신이 빛날 수 있는 자리가 있다고 말하는 멤버들은 유명도와 관계없이 이렇게 말한다. 자신은 누군가에게 힘이 될 수 있는 존재일지도 모른다고, 자신들에게서 희망을 찾는 사람들이 있다고. 모든 사람이 거울을 보고 자신을 존중하지는 않지만, 자신이 생각하는 최고의 자리로 올라가려면 나의 피라미드를 먼저 올라가야 한다는 말은 삶이라는 것이 결코 그 누구에게도 쉽지 않음과 동시에 어려운 것임을 느끼게 한다.  


작품을 본 후 BNK48의 노래를 들어보았는데, 케이팝의 주인공인 우리 한국인의 시각에서는 그리 다른 점이나 특별한 점이 느껴지지 않을 것이라 생각된다. 하지만 태국에서는 이러한 아이돌 그룹이 찾기 힘들었던 시기이기도 했고, 아이돌 시스템이 거의 처음으로 도입되었다고 봐도 무방할 만큼 파격적이었기에 현지에서 많은 인기를 끌었을 것이다. 영화에서도 언급되지만 BNK 48이 최고의 인기를 끌게 된 곡은 ‘포춘쿠키’라는 곡인데, 지금 다시 봐도 이 뮤직비디오와 음악은 꽤 신선하고 파격적이라고 생각된다.


이 영화가 끝나도 우리의 삶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하는 ‘BNK48’의 모습을 통해 과연 우리는 무엇을 얻을 수 있을지 생각해보기를 희망해본다. 그래서 필자가 이 작품이 좋은 작품이라고 말하는 이유다. 


BNK48 : GIRLS DON'T CRY 포스터.





2018.10.12 http://www.lunarglobalstar.com/news/articleView.html?idxno=229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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