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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핫쩡 Mar 05. 2017

19_ 소고기 김밥

혼자서도 잘먹고 잘살아요

 누군가의 사랑을 느낄 수 있는 음식이 몇가지가 있다. 생일 날 끓여주는 미역국이 그렇고, 발렌타인 데이에 연인을 위해 굳이 초코렛을 사서 굳이 녹여서 굳이 다시 얼리는 초코렛 따위의 것들이 그렇다. 또 초등학교 소풍날 아침 고소한 냄새에 눈을 뜨면 엄마가 한줄 한줄 정성들여 싸놓는 김밥같은 음식들이 그러하다.

 미역국도, 초코렛도 그리고 내가 오늘 만든 김밥도 요즘에는 편의점, 마트에서 천원짜리 몇장이면 살 수 있는 음식들이다. 그래서 시간을 들여서 만든다는 것은 상대방을 생각하는 마음에서 굳이 하는 수고로움일 것이다.  


 요즘 즐거보는 예능 프로그램인 tvn의 '신혼일기'를 보다가 새벽 4시부터 일어나 구혜선을 위해 소고기 김밥을 만드는 안재현을 보면서 엄청 부러웠지만, 나는 안재현같은 남편은 각설하고 남친조차 없으므로 혼자서 만들어 먹기로 했다. 나를 위한 수고로움!


 tv를 보니 안재현이 뚝딱뚝딱 간단하게 만들길래 금방 만들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생각보다 오래 걸렸다. 김밥 속 재료가 몇가지 되지 않아도 역시 김밥을 동그랗게 잘 마는것은 어렵다.


<만드는 법>

1. 계란 지단을 만들어 잘게 썰고, 소금 후추간을 해서 소고기는 볶고, 김치도 설탕을 적당히 넣어 참기름에 볶아 놓는다.

2. 밥은 참기름과 소금으로 적당히 간한다.

3. 김밥 김에 밥을 깔고 깻잎을 깔고 적당히 속의 재료를 넣어 기술적으로 잘~ 말아본다.


김밥 마는 것은 정말로 어렵다. 숙련 된 주부의 스킬이 많이 필요로한다. 혹은 안재현 같은 남편이라던가...?


 김밥은 아주 흔한 음식임이 분명하지만 그 안에 어떤 재료를 조합하느냐에 따라서 맛이 천차만별이다.

깁밥 속의 재료가 많을 수록 푸짐한 맛일 테지만 그만큼 싸는 과정은 힘들어진다. 혹시 옆구리라도 터진다면 어쩌나 싶고.. 인생도 그렇겠지 욕심이 많아서 이것저것 벌여놓다보면 나중에 수습하기 힘들어질테다. 그래도 나는 풍성한 맛의 인생이 좋으니 아직까지는 조금 더 욕심을 부려도 된다고 생각한다. 김밥 말며 터진 감성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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