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inny K Mar 26. 2020

'진짜 중요한 것'들이 중요해지기 시작했다.

'삶의 우선순위'를 다시 세운 후, 내 삶은 어떻게 달라졌나.

우리 삶에서 '진짜로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어릴 적부터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을 특히 힘들어했다. 뭐가 '더' 중요한 지, 뭐가 '' 중요한 지를 구분하기가 너무 어려웠다. 내 눈에는 모든 것들이 다 중요해 보였으니까. 이 세상에는 '중요하다는 것'들 투성이라, 그 안에서 '진짜 중요한 것'을 찾아내는 것은 '사막에서 바늘 찾기'처럼 막막하게 느껴지곤 했다.




고등학생 시절, 아빠는 내 교과서의 수많은 밑줄들을 보고 말씀하셨다.

"핵심이 되는 내용에만 밑줄 그어야지. 이렇게 다 밑줄 그어놓으면 막상 시험공부할 때 어떤 게 더 중요한지 모르잖아. 아이고, 효율적으로 공부하는 법을 모르네. 그러니까 네가 공부를 잘 못 하는 거야."

"아, 왜요~! 제 눈에는 다 중요해 보이거든요?!...ㅠㅠ"


속상한 마음에 짜증 섞인 대꾸를 했다. 성적에 대한 슬럼프를 겪었던 당시여서 그런지 '공부를 못한다'는 아빠의 말에 꽤나 '마상'을 입었나 보다. 10년이 훌쩍 넘이 지금까지도 그때 상황이 어렴풋이 기억나는 걸 보면. 여하튼 기분은 좀 상했었지만, 아마도 그때부터인 것 같다. 내가 '진짜 중요한 것'을 잘 짚어내지 못한다는 것을 '자각'하게 된 순간이.




이렇듯 작은 교과서 안에서조차 '우선순위'를 정하지 못하고 있었던 내가 어찌 이토록 광활한 삶에서 '우선순위'를 잘 정할 수 있었겠는가.


우리 사회에서는 성공하려면 '우선순위'를 잘 설정해야 한다고 끊임없이 우리를 속박하고 있다. 하지만, 그건 내겐 너무도 어려운 숙제였다. 아무리 노력해도 완전히 체득되지 않았다. 그렇게 난 오랫동안 삶에서 진정 '무엇이 중요한지' 제대로 확립하지 못한 채 계속 방황하다, 그대로 '직장인'이 되어버렸다.


물론 지금까지 좋은 커리어를 쌓아 '성공'하기 위해 세운 '오늘 해야 할 일'들, 그리고 그것들의 '우선순위'는 셀 수도 없이 많이 정해봤다. 하지만, 정작 내 인생을 멀리 보지 못한 채, 눈앞에 놓인 TO-DO-LIST 종이 쪼가리만 보며 살아왔다.


삶에서 '진짜 중요한 것'들은 지금 돌아보면 '상대적으로 덜 중요했던 것'들의 리스트에 가려져서 보이지 않았다. 그렇게 내 삶에서 '내' 사라져 갔다.





그런데 최근 1년 사이에 운 좋게도 나는 '진짜 중요한 것들'을 찾았다. 진정으로 행복해지고 성공할 수 있는 '보물 지도'와 '나침반'을 얻은 느낌이다. (이것을 찾은 과정을 담은 글 <평범한 직장인을 '타이탄'으로 키워준 7권책_ https://brunch.co.kr/@hjin8286/8)



그간 내 삶의 바깥쪽만을 향한 채 꿈쩍도 않던 이정표의 화살이 서서히 ''에게로 방향을 바꿨다. 그러자 그동안 놓치고 있던 '진짜 중요한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고, 신기하게도 하나씩 내 마음속에 내 삶 속에 자연스레 스며들었다.


그 순간부터 우선순위의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그동안 '중요하다고 착각했던 것'들은 꼭대기에서 하나둘씩 내려오기 시작했고, '정작 중요하게 여기지 않았던 것'들이 어느 순간 소중하고 중요한 가치가 되었다.


그러자,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지고, 죽었던 감각이 깨어난 것 같았다. 자연스레 마음가짐이 달라지고, 행동이 달라지고, 나쁜 습관들이 좋은 습관으로 바뀌어갔다. 심지어 여기저기 아팠던 몸이 좋아지기 시작했다. 


그렇게 하루하루가 달라지자, 내 인생도 바뀔 수 있겠다는 희망이 생겼다.




그럼 과연 그동안 무엇이 내가 '중요하다고 착각했던 것'이고, 무엇이 '진짜 중요했던 것'일까?


'중요하다고 착각했던 것들' & '과거'의 TO-DO-LIST


성공 - 한 분야에서 높은 연봉을 받는 '전문가'가 되기
경력 - 이직 시 필요한 경력 기술서 및 포트폴리오 구축하기
인정 - 프로젝트 끝날 때마다 업무 성과에 대한 셀프 리뷰 작성하기
업무 - 중간중간 틈틈이 진행상황 보고하기, 상사가 YES OR NO라고 답할 수 있게끔 제안하기
지식 - 1년에 업무 관련 책 10권 읽기
성실 - 아침 가장 먼저 출근하기, 일주일에 3회 이상 야근하기, 빈틈없이 시간 관리하기
납기 - 빡빡하게 데드라인 정하기,  데드라인 전날에는 철야 또는 밤새기
효율 - 딴짓하지 않고 최대한 집중해서 빨리 일 처리하기, 출근하자마자 가장 중요한 업무 3개 리스트업 하기
처세 - 상사에게 '넵! 잘 알겠습니다!'라고 환하게 웃으며 대답하기, 말대답하지 않기
자신감 - 발표 직전에 미리미리 자료 준비하고 자연스러울 때까지 연습하기


다음과 같이 그간 매일 작성해왔던 TO-DO-LIST들은 모두 내가 아닌 회사를 향하고 있었다. 숨 막히고 부담스러운 리스트들은 나를 항상 불안과 긴장 속에 살게 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의 그렇듯 나 또한 이러한 목표와 가치와 붙잡으려 오랜 시간 애쓰며 살아왔다. 그러나 이들은 결국 진정한 '성공'과 '행복'을 가져다주진 못했으며, 오히려 엄청난 '스트레스'와 '병원비 폭탄'만 남겨주었다.

 

물론 이러한 가치들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분명 사회에서는 중요하다. 하지만, 진정으로 '회사'가 아닌 '나 자신'이 행복한 삶을 누리고자 할 때에는 이것들이 크게 중요한 가치가 아닐 수 있다.


안타깝게도, 과거의 나는 이것들을 모두 갖추고 이룬 자들만이 '성공'을 할 수 있다고 '착각'하고 살아왔기 때문에, 곧이어 소개할 '진짜 중요한 것들'은 항상 뒤로 밀려날 수밖에 없었다.



'진짜 중요한 것들' & '현재'의 TO-DO-LIST


성장 -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매일 1% '성장'하기
자존감 - 더 이상 '나 자신'을 비난하거나 실망하는 말 하기 않기
통찰 - 주변을 찬찬히 관찰하고 느끼기, 조용히 나만의 시간을 갖고 생각을 글로 정리하기
지혜 - 머리가 아닌 마음을 채울 수 있는 글 하루 30분 이상 읽고 사색하기
감사 - 매일 아침, 잠들기 전 10분 감사일기 쓰기
건강  - 저녁 식사를 먹고 '운동 어플'로 30분 동안 운동하기, 좀 더 일찍 잠들기
음식 - 매일 아침 녹차 한 잔, 사과 반쪽, 그리고 블루베리, 딸기, 시리얼을 넣은 그릭 요구르트 먹기
호흡 - 의지력이 필요한 순간, 몸의 통증이나 긴장 불안이 느껴지는 순간마다 심호흡하기
여유 - 평온함과 여유를 놓치지 않도록 힘쓰기, 더 이상 시간 없다는 말 하지 않기
사랑 - 나 자신에게, 사랑하는 사람에게 매일매일 '사랑한다' '예쁘다' 말해주기
칭찬 -  나에게 그리고 주변 사람들에게 '잘하고 있다' 말해주기
미소 - 거울을 볼 때마다 '오늘 예쁘다.'라고 스스로에게 말해주면서 활짝 웃기
약속 - 약속시간 10분 전에 도착해서 오디오북 듣기
가족 - 퇴근할 때마다 가족들에게 먼저 연락하기
친구 - 친구들의 안부를 자주 묻고 생일이나 결혼 때 진심으로 축하하며 선물하기
믿음 - 시간 내어 기도하기, '나'를, '신'을, 그리고 '내 사람'들을 의심하지 않기
청결 - 30초 이상 손 깨끗이 씻기, 화장실에 물때나 곰팡이 끼지 않게 자주 청소하기
휴식 - 업무나 공부하는 중간중간 가볍게 몸을 풀어주기
자세 - 의식적으로 배에 자주 힘을 넣고 허리를 꼿꼿이 세우기 위해 노력하기


앞서 언급한 과거의 TO-DO-LIST와는 달리,  리스트의 항목들을 하나하나씩 체득하기 위해 노력하는 삶은 건강하고, 평온하며, 활기차고, 행복하다. 하지만, 이것들 중 대부분은 사실 과거의 삶에서는 거의 없던 것들이었다. 이들이 중요한 건 알지만 내 삶에 오래 머무르진 않았었다.


하지만, 그동안 여러 계기들로 이러한 가치들의 중요성을 절실하게 깨들은 후부터는, 내면에 자꾸 올라오는 귀찮음과 피곤함을 이겨내고, 내 삶에 하나씩 천천히 내 우선순위 리스트의 상단에 올려보기 시작했다.


그렇게 오직 '나'를 위한 작은 습관들이 어느 정도 내 안에 충분히 자리 잡게 되자, 지난 10년간 '중요하다고 착각했던 것'들을 이루기 위해 받은 스트레스와 '몸과 마음의 통증'을 (건강검진 이후 격하게 반성한 날부터)  열흘 만에 해소할 수 있었다.


내가 원하는 건강한 몸과 마음은 이미 '내 안'에 있었다는 것을 왜 이제야 깨달았을까?


뭐, 지금에라도 알게 돼서 다행이다.




이렇게 내 머릿속에만 있던 리스트를 글로 적어놓고 보니, 내 삶의 우선순위와 방향 설정이 과거와는 아주 많이 달라졌다는 것이 더욱더 선명하게 느껴진다.


물론, '과거의 착각'속에 빠져 살았을 때, 전혀 행복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내가 지금의 삶에서 '훨씬 충만하고 지속적인 행복'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이 행복과 평온을 한번 느껴버린 이상, 절대로 이전의 삶으로 다시 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다.


물론, 코로나 장기전이 끝나면 다시 또 바쁜 삶의 소용돌이로 빠져 들겠지만, 난 이미 '진짜 중요한 것'들이 무엇인지, '그것을 아는 자와 모르는 자의 차이'가 얼마나 큰 지 알고 있다. 그러니, 앞으로도 이' 중요한 가치들'을 바쁜 삶 속에서도 잘 지키면서 살아간다면 '과거에 중요했던 것'까지도 저절로 잘 될 것이라 믿는다.


다시 바빠지더라도, 적어도 지금 실천하고 있는 '이침/저녁 루틴'만이라도 계속 유지한다면, 앞으로 다가올 나날들도 충실히 살아낼 수 있을 것 같다. 가끔은 실패해도 괜찮다. 어차피, 금방 돌아올 수 있다. 왜냐면 내 삶의 우선순위와 방향 제대로 세웠으니 말이다. 




그런데, 당신은 어떤가? 당신은 우선순위를 잘 세워두고 있는가?


만약 지금 자신의 삶에서 방향성이나 우선순위가 확실히 정립되지 못하다고 느끼는 분들은 여유로운 주말에 꼭 시간을 내서 이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다. 내가 과연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내가 정녕 ' 자신의 삶'을 위한 체크리스트를 가지고 있는지 말이다.



과거의 나처럼 '중요하다고 착각한 것들' 리스트에  끊임없이 빨간 펜으로 체크해나가는 삶이 아니라, 지금부터라도 '진짜 중요한 것들'의 리스트를 만들어 당신의 삶을 정말 값진 것들로 채워가고 싶다면, 지금이 기회다.


간절히 바라고 바뀌겠다고 확실히 마음먹으면 당신은 10년, 아니 나처럼 단 10일 만에라도 '진짜 성공'과 '진짜 행복'으로 가는 열쇠를 가지게 될 것이다.


그러니, 더 늦기 전에 삶의 방향을 다시 잡고, 우선순위를 재정립하는 시간을 충분히 가져보길 바란다.


당신의 성공과 행복을 기원하며, 이 질문을 다시 한번 던진다.


당신의 인생에서 '진짜로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작가의 이전글 나의 '약점'이 '콘텐츠'가 되는 순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