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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빨간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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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onny J Jun 10. 2020

지금의 달콤한 사과 한 알, 미래의 울창한 사과나무 숲

잠깐 짜릿한 단기투자 VS. 오래 흐뭇한 장기투자: 당신의 선택은?



개인이 단기 투자에 실패하는 이유


주식 투자에서 개인 투자자들이 '단타 (단기투자)'로 큰돈을 벌 확률은 거의 로또의 확률과 비슷할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이 사실을 알지 못하거나 알아도 믿지 않는다. 단타로 대박 수익을 내겠다는 사람들은 0.1%도 안  극소수의 성공 스토리를 듣고서는 자신은 절대 그런 멍청한 99.9%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개인이 단기 투자로 엄청난 성공을 거둘 확률은 아주 낮다. 그 이유는 개인 투자자들은 투자의 필수 3요소들 중 '전략'과 '자금'이 기관에 비해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대부분의 개인들은 본격적인 주식 투자 전에 별다른 공부도 하지 않은 채 지인들로부터 이런저런 얘기만 듣고 뛰어드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상태로는 대형 기관과 치열하게 훈련된 전문 트레이더들을 절대로 이길 수 없다. 마치 차와 포를 장착하고 있는 탱크를 맨몸으로 싸워 이기겠다는 것과 같다.


우리가 지닌 '시간'이라는 무기


하지만, 다행히도 개인은 '시간'이라는 아주 강력한 무기가 있다.

오히려 그 무기는 기관과 트레이더들이 쉽게 가질 수 없다. 왜냐면 그들은 그들의 고객을 위해 단기간에 수익을 내야 하기 때문이다.


자 그렇다면, 우리는
어느 판에 뛰어들어야 하는가?


시간이라는 더 강력한 무기를 가지고 있는 장기투자 전쟁과 맨몸으로 빠른 바퀴와 강력한 총을 장착한 탱크를 이겨야만 하는 단기투자 전쟁 중 어느 곳이 우리에게 더 큰 수익을 가져다줄 것인가?


너무도 분명한 이 사실을 대부분의 개인들은 모르거나, 또는 알면서도 단기적인 짜릿한 수익에 눈이 멀어 근시안적인 선택을 하고야 만다. 하지만 깨어있는 개인 투자자들은 10년 이상, 적어도 3~5년 정도로 멀리 보고 투자하며 다수의 매매로 인한 수수료 낭비 없이 안정적으로 큰 수익을 낸다.


개인은 장기투자를 해야만 한다


왜 개인들은 무조건 장기투자를 해야만 하는가. 쉬운 설명을 위해 '씨앗' (일명 시드머니), 그리고 수익을 나무에 탐스럽게 맺힌 '사과'라고 치자.



보통 우리가 사과를 따서 먹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우선 사과나무로 자라날 가능성이 있는 씨앗을 땅에 심어야 한다. 하지만, 그전에 해야 할 더 중요한 것은 오랫동안 나무를 건강하게 키울 수 있는 비옥한 땅을 찾아야 한다. 그리고는 씨를 뿌리고 물을 주고 세심하게 관리해주며 오랜 시간 인내심을 갖고 기다리면 된다. 아주 심플하다. 이처럼 나무를 키우듯 투자하는 것이 개인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주식투자 방법이다.


주식 투자에서 기름지고 비옥한 땅을 찾는 것은 좋은 주식 투자대상 - 즉, 향후 성장성이 있는 좋은 기업- 을 찾는 것과 같다. 그런데, 많은 이들이 정작 부동산 투자를 위해선 여기저기 발품 팔아 좋은 매물을 찾아다니면서 주식투자를 할 때는 그렇게 좋은 종목을 공들여 찾아보지 않는다.


사실, 이 세상 어느 누구도 자신의 몇 안 되는 씨앗들을 비옥한 토양이 썩어가는 땅에 뿌리진 않을 것이다. 그런데 사실 주식 투자에 있어서 이런 어리석은 선택을 하는 사람들이 우리 주변에 많다. 


그들은 자신의 씨앗들을 위해 더 좋은 땅을 찾을 노력은 충분히 하지 않고, 주위에서 좋다더라 하는 말만 듣고 헐값에 사들인 그런 나쁜 땅에 자신이 그동안 힘들게 모은 실한 씨앗들을 심고 아낌없이 물을 주면서 나무가 쑥쑥 자라 풍성한 열매가 맺히길 열심히 기도한다. 그러나 얼마 못 가 결국 울며 겨자 먹기로 크게 자라지도 못한 채 썩어버린 그 처량한 나무를 뽑아 버리거나 베어버리고야 만다.

세상에, 그런 사람들이 어디 있냐고? 음... 최근에는 스마트폰의 발달로 보기 힘들지만 과거 대형 증권사 객장 전광판 앞은 그런 사람들도 북적였다




다행히 좋은 땅에  좋게 빈자리를 찾아 자신의 씨앗을 심은 사람들도 있다. 그들은 씨앗에 물도 주고 비료도 주면서 사과나무 하나를 애법 크게 키웠다. 하지만, 그들은 탐스럽게 맺힌 그 사과들을 보고 침이 고인다. 따 먹을까 말까 고민하다가 결국 고인 침을 꿀꺽 삼키며 손을 뻗어 사과 몇 개를 금세 따 먹어버린다.

당장에는 그 탐스러운 빨간 빛깔과 꿀 같은 과즙에 너무 맛있다고 행복해하지만, 그것은 먼 미래의 사과나무 숲을 보지 못한 어리석은 짓이다.


물론, 그 사과 안의 씨를 다시 땅에 심는다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다. 우선 사과는 따 먹었지만 씨앗을 그 좋은 땅에 다시 심고 잘 키운다면 나중에  더 많은 사과를 맺는 나무로 클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것을 모르고 다 먹고 남은 씨앗을 쓰레기 통에 버리고 먼다. 어리석어 보일지 모르겠지만 사실 이런 사람들도 주변에 정말 많다. 단타로 얻은 수익금을 친구들에게 한 턱 쏘느라 여행하고 이쁜 명품 가방을 사느라 홀라당 모두 써버리는 사람들이 그 예가 될 수 있겠다. 주식 투자를 투자가 아닌 단순히 용돈벌이 수단으로 생각한 참담한 결과다.




자 그럼, 개인 투자자들이 왜 기관과 트레이더들을 이길 수 없는지도 이런 식으로 쉽게 설명해보겠다.


만약 개인 투자자와 전문 트레이더가 각각 사과나무 숲을 만들어야 하는 똑같은 미션을 받았다고 치자.


이 상황에서 누가 먼저 사과나무 숲을 만들까?


우선 우리 같은 개인은 가지고 있는 씨앗 자체가 별로 없다. 그리고 좋은 도구도 없고 가진 땅도 너무 작다. 그럼 개인은 어쩔 수 없이 맨 손으로 땅을 파서 씨앗을 심고 물도 양동이로 퍼와서 씨앗에 뿌려야 한다.


그렇다면 기관은 어떠한가? 트레이더들이 기관이라는 트랙터를 몰고 와서 땅도 빠르게 갈고 씨앗도 대량으로 뿌려버린다. 그리고 엄청나게 큰 수로를 건설해서 자동으로 물을 일정한 시간에 공급하도록 시스템을 만들어둔다.


더 이상 설명 안 해해도 단기간의 결과는 불 보듯 뻔하다. 이래서 개인은 절대로 사과나무 숲을 만드는 이 경기에서 이길 수 없다는 것이다.

과연 우리가 이런 크고 튼튼한 트랙터를 조종하는 트레이더들을 맨 손으로 이길 수 있을까?

물론 개인 중에서 전문 트레이더보다 좋은 땅을 잘 고르고 좋은 비료를 써서 사과나무 몇 그루키우는 경우도 있겠지만, 그럴 확률도 그다지 높진 않을뿐더러, 사과나무 숲을 기관보다 빠르게 만들어내는 것은 불가능하다. 수년간 훈련받은 트레이더가 좋은 땅을 파악하는 능력도 더 가졌을 가능성이 고, 기관들은 좋은 땅을 미리 많이 사 쟁여 놓아서 개인이 차지할 수 있는 땅의 크기도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들이 나쁘게 마음먹으면 무자비하게도 여러분의 땅을 빼앗거나 다 갈아엎어버릴지도 모른다.


사과나무 기르듯 투자하자


이렇게 개인들은 국내외 대형기관들을 단기간에 이기려고 해서는 절대 많은 사과를 수확할 수 없다. 그럼 개인 투자자들이 사과나무 숲을 가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것은 어쩔 수 없이 당연한 일. 그렇다면 가장 확실하게 숲을 가질 수 있는 방법만 고민하면 된다. 그 최선의 방법은 장기적 관점을 가지고 좋은 땅을 잘 찾아서 오랫동안 신중하게 이 땅을 살펴보다가 여기가 내가 사과나무 숲을 일굴 땅이 확실하다 싶으면 거기에 당신의 씨앗을 하나둘씩 심어나가는 것이다. 그렇게 심은 씨앗들을 잘 지켜보면서 적당히 물도 주고 비료도 주고 잡초도 뽑아주면 되는 것이다.


그래도 그나마 사과를 빨리 맛보고 싶다면 아무 데나 무작정 땅 파서 가진 씨앗 다 심지 말고, 어느 정도의 씨앗은 주머니에 잘 간직하며 기다리다가 좋은 땅에 이미 움푹 파져 있는 곳을 포착하면 잽싸게 주머니 속 씨앗을 심고 거기에 내 이름의 푯말을 꽃아 야 한다. 내가 트랙터가 없어 손 아프게 직접 땅을 파지 않아도 딱 심기 좋게 땅이 파져 있는 그 기회를 놓치지 말라는 것이다. 그러면 나는 힘들이지 않고 더 빨리 더 많이 사과를 수확할 수 있다. 그 수확한 사과에서 나온 여러 개의 씨앗들을 다시 그 사과나무 옆에 싶고 기르고, 다시 따고 심고 기르고를 반복하면 조금 오래 걸리더라도 언젠가는 당신도 울창하고 멋진 사과나무 숲을 가지게 될 것이다.


아직 주식 투자를 해 보지 않은 사람들은, 특히 우리 젊은 세대들 중 이제 첫 투자를 시작하려는 소위 '주린이 (주식+어린이)'들에게는 이러한 비유도 와 닿지 않을 수도 있어서, 다시 한번 핵심만 전달해보겠다.


시간이라는 강력한 무기를 가진 우리 2030 세대의 주식 투자는 먼 미래에 사과나무 숲을 일구고 가꿀 힘이 없는 몇십 년의 노후 동안에 걱정 없이 따 먹을 사과를 위해 지금부터 씨앗을 하나하나 심는 과정이다. 그렇게 내가 그렇기  숲을 어떻게 만드냐고 스스로를 의심하거나 나무 심기가 힘들고 열매 맺는 것까지 너무 오래 걸린다고 씨앗을 심지도 않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래서는 결국 나중에 배를 곯을 것이다.


그러니 지금부터라도 좋은 씨앗을 차근차근 모으고 (건전한 방법으로 스스로 시드머니를 모으고), 시간과 발품 팔아 최대한 좋은 땅을 찾아 그곳에 씨앗이 생길 때마다 꾸준히 심고 (좋은 기업을 발굴하고 선별하여 그곳에 시드머니가 모일 때마다 투자하고), 오랜 시간 동안 인내심을 가지고 물과 비료도 적당히 주면서 기다리면 (성질이 급한 사람이라면 아예 증권사의 아이디와 비번을 잊어버리는 것이 나을 수도 있겠다) 당신은 10~20년 후 분명히 울창한 사과나무 숲의 주인이 되어 있을 것이다.


그러니 사과나무 옆에 서서 너 왜 이렇게 안 크니 하고 재촉하지도 말고, 맛있는 사과가 달렸더라도 눈 앞의 고작 몇 프로의 수익을 위해 당신이 가진 주식을 특별한 이유 없이 함부로 매도하지 말라.

먼 미래에 빛나는 은발을 흩날리는 당신에게 뜨거운 땡볕 아래에서도 서늘한 그늘과 탐스런 사과를 선사해 줄 울창한 사과나무 숲을 위해.


개미들이여, 눈 앞의 탐스런 사과 하나를 보지 말고 10년 후의 사과나무 숲을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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