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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진혁 Sep 11. 2022

강성부동층(?) 황작가

무엇을 나누어야 하나요


한번씩 정치가 업인 분들을 만날 때가 있다. 그동안 내가 만난 명사 분들이 직군별로 얼마나 많은데 꼭 정치가만 만났다고 하면 너 보수냐, 너 진보냐 또는 무슨 일로 만났냐는 식의 말을 듣곤 한다.


무슨 일 있어서 만나는 게 아니고 그냥 인간 대 인간으로 어쩌다 보는 사회인들처럼 볼 뿐이다. 친구네 아파트에서 기다리다가 경비 아저씨와 담소 나눈다고 무슨 일로 봤냐고 묻지 않듯 그와 별로 차이 없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무슨 일 있는 거 아니면 왜 만나냐고 할 수도 있는데, 정치인을 무슨 일 있거나 의도를 가져서 만나는 게 더 위험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한다. 이를 테면 가짜 수산업자 정도.


내 인간관계에서는 본인이 성향을 직접 말하지 않는 이상 누군가를 정치적 성향으로 나누는 일은 없다. 누군가 무슨 문제에 어떤 견해를 가졌는데, 그게 어느 정당과 비슷한 생각이라고 한들 그 사안 가지고만 생각할 뿐이다.


각기 놓인 환경이나 상황이 다른데다가 생각하는 주체라면 모든 사안마다 보수일 수 없고 진보일 수 없기 때문이다. 심지어 요즘 같은 시절을 보면 한 당에서 지지하는 후보들도 제각각인데. 나만 해도 정당마다 아주 좋아하는 정치가와 아주 싫어하는 정치꾼이 있다. 요즘 말로 표현하면 '케바케' 정도.


사람의 정치적 성향을 판단하는 것도 사실은 내가 서 있는 위치에서 상대방의 오른쪽 왼쪽을 말할 뿐이다. 사실 보수냐 진보냐 가리는 것도 구태라고 할 것까진 없지만 적어도 젊은 세대가 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차라리 불교인지 기독교인지 물어보는 게 훨씬 바람직할 듯도 하다.


하지만 어떤 정치가를 만날 때 마다 그분 옆에 서 있는 나는 보수가 되어 있고 진보가 되어 있다. 그냥 '나'라는 사람이고 싶지 보수이고 싶지 않고 진보이고 싶지 않다. 인스타 사진 속 비키니를 입은 여성이 불특정 다수의 남자들 품평하라고 게시물을 올리는 건 아니지 않나. 다들 어떤 만남이나 특별한 경험 또는 의미를 부여한 시간을 사진으로 남기는 것처럼 나도 그 정도로 생각해주면 마음이 좀 편할 것 같다.


...라고 쓰니 친구 왈, "응 너 강성 부동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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