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에게는 그들만의 공간이 필요하다.

by 김홍진

남자는 외로운 존재이다.

한남자가 있다.

그는 열심히 공부했고 그 어렵다던 대학진학과 취업에 성공했다. 그것도 남들이 부러워하는 그런 스펙을 쌓게 되었다.


열심히 성실하게 삶은 살아온 그에게 하나의 가정이 생겼다.

이제부터 그는 그 자신이 아닌 가족을 위해 열심히 일을 했다.

항상 자신 못다는 가족과 회사를 우선시 한 그런 삶을 살아갔다.

그러한 노력으로 풍족하진 않지만 자족의 행복한 가정이 되어가고 있었다. 아이들도 곧바르게 커가는걸 보면서 더욱더 노력하는 삶을 살아갔다.

자신이 좀 힘들더라도 가족이 원하다면 그가 겪는 어려움과 수고는 기꺼이 감내해 나갔다.


이제는 그의 나이 50이 넘어섰다.

자식들은 이제 스스로가 모든것을 해 나갈 순 없지만 어느새 훌쩍 커 버려 자신의 통제에서 벗어나려 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한 남자의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기이다.

벌써 손을 놓아버릴순 없는 아직도 경제적, 정신적 지원이 필요하다.

그런데 이 남자에게 문제가 닥쳐왔다.

이제 그 남자는 예전만큼 능력이 없어져 간다는 것이다.

그가 그렇게 충성을 다했던 회사는 언제라도 그를 내쫓을 기회만을 보고 있다. 이제는 퇴물이 되어 쓸모가 없다는 것이다.

이런 경향은 집에서도 감지된다.

자신의 은신처이자 편안한 안식처라 믿어왔던 집은 훌쩍 아이들과 아이들이 점령한지 오래다.

젊었을때 퇴근하면 사냥을 하고 돌아온 장수마냥 집에 있는 자신의 권좌에 앉아서 권력을 행사했지만 지금을 그렇지 않다.

이젠 집은 내가 기거할 공간이 아닌 것으로 퇴색된지 오래이다.


특히나 주말은 어떤가?

내가 그리도 좋아하는 쇼파 자리는 이제 아내에게 점령당한지 오래다.

잠시나마 엉덩이를 붙힐라 치면 식탁에서 기존의 점령자가 눈치를 보내곤 한다.

이젠 편안히 하루종일 쇼파에서 뒹글거리며 TV를 볼라치면 여간 불편한게 아니다. 아이들도 아빠가 하루종일 집안에 있는 것이 불편한 모양이다.

그도 그럴것이 자신들이 향유하던 공간에 이방인이 들어와 있으니 불편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심리학적으로 분석해 보면 이러한 현상은 당연하다.

원래 집안의 거실은 아내의 공간이었다. 남편이 직장을 가면 오롯이 그곳은 그녀의 삶의 공간이 된지 오래였다.

그곳에서 TV를 보고, 차를 마시며, 친구들과 전화로 수다를 떨던 자신만의 공간이 된 것이다.

그런데 가끔 누군가 이방인이 찾아와 그곳을 점유하려 한다.

좀 불편하긴 하지만 그래도 원래 주인이었다는 생각에 잠시의 불편은 참아낸다.

그런데 그 시간이 장기간이 될 경우에는 좀 심각한 상황이다.

요즘, 재택근무라 좀 오래 무단점유를 했더니 말은 못하지만 썩 기분좋은 일은 아닌듯 하다.

이게 더 심해지는 은퇴시점, 가정내의 화약고가 될 요소이다.


그래서, 남자가 서서히 나이가 들어가면 자신만의 공간이 필요하다.

나만의 아지트가 필요한 것이다.

그곳은 그리 거창할 필요가 없다. 단지, 한 남자가 조용히 자신만이 좋아하는 것을 즐길 그런 공간이면 족하다.

이 공간을 만든 다음 그곳에 가는 것이 그 남자에게도 가족에게도 좋은 처방이다.


우리 인간은 너무나 가까워 지려하면 어느정도 거리감을 두는 것이 좋다.

약간은 식어갈때 다시 불을 쪼여야 좋은 기분이 드는 것이다.

지속적으로 불을 가까이 하면 따뜻한 온기는 곧 화상으로 변하게 된다.


자신만의 아지트는 어느곳이라도 좋다.

집근처의 까페도 족하다.

그런데 나이들어 까페에 너무 오랜시간 죽치고 있는것도 이제는 보기에 좋지 않다.

따라서, 좀 비용이 들어가겠지만 나만의 조그마한 공간을 마련해 보아라.

집근처에 내가 언제라도 가서 쉴 수 있는 조그마한 사무실 같은곳이 있다면 좋을 것이다.


필자는 이런 공간을 만들어 미리 연습을 하고 있다.

조그마한 사무실에서 주말 아침 음악과 함께 커피를 마시면서 신문과 책을 읽는 소소한 재미는 소확행이지 않을까 싶다.

특히나 운동 후 샤워를 한 뒤 조용히 안락의자에 앉아서 창밖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커피 한잔을 하는 순간은 그 어느것에도 비길 수 없는 행복한 순간이다.


이제 스스로 혼자 노는 법을 연습하자.

나중에 그러지 못하고 아내의 치마폭을 붙잡고 늘엊지는 그런 불상사를 면할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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