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나의단상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홍진 Aug 18. 2023

자식 속을 썩이는 부모님

나는 인생 황혼기에 가족에게 피해를 주지 말아야 할텐데...

요즘 주위에서 가끔 부모님때문에 속상하다는 이야기를 듣곤 한다.

원래 자식이 부모를 속 썩이는 일이 일반적인데 이제는 부모님이 자식을 속썩인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게 된다.


자식이 웬수다라는 말이 있다.

자식들의 돌출 행동에 부모는 그것을 뒤치닥 거리면서 살아왔다.

가끔은 부모를 속썩이기도 하고 타인에게 피해를 주게 되는 등 부모님은 자식들을 지난 몇십년동안

마음 편할 일이 없이 돌봐왔다. 

마음 속 썩으면서 말이다.


그런데 이제 자식은 훌쩍 커서 예전 부모가 자식에게 속을 썩던 그 만큼의 어른으로 성장했다.

그가 그랬듯이 자식들의 행동이 못 마땅하여 많은 고통을 받는다.

여기에 더해서 부모님도 한 몫 거둔다. 

자신들이 예전에 했던 행동들에 대한 복수를 하듯이 부모님들은 자식을 속 썩이기 시작한다.

특히나 부모님이 나이들어 가면서 그들의 정신과 육체가 많이 망가지면서 이러한 행동은 시작된다.


항상 건강하고 어느 누구보다도 냉철하게 판단하던 그에게는 큰 기둥이었던 부모님.

어느 순간 부터인가 돌출 행동으로 자식들을 속 썩이고 있다.

특히, 육체적으로 어떠한 병을 얻거나 문제가 있으면 이러한 행동은 더욱 강도를 더해간다.


어느 누구보다 자신감 넘치게 젊은 세월을 지내온 A군의 아버님.

은퇴 후 점점 자신감을 잃고 기력되 쇄해 갔다.

그러면서 서서히 찾아온 무서운 질병. 치매.

병이 심해져 감에 따라 더욱더 난폭해지는 성격.

그리고 그러한 것들을 가족에게 퍼 붓는 아버님.


초기 가족들을 힘들게 하던 것들이 이제는 점점 타인의 안전을 위협하게 하는 행동으로 변해 갔다.

옛말에 '긴병에 효자없다'고 했다.

처음에는 부모님 이라는 존재로 인해 많은 이해를 하려고 했으나 

그러한 인내심은 한계를 맞게 된다.


자식들은 이러한 아버님을 요양하느라 정신이 없다.

점점 괘팍해 가는 성격 탓에 간호가 그리 쉽지 않다.

목욕도 타인에게는 맡기지 않고, 그나마 아들 자식들에게는 허용하는 탓에 자식들이 바쁜 일정중에도

돌아가면서 부모님을 간호해야 했다.


이러한 최근의 상황을 보면서 일찍 작고하신 나의 아버님이 생각났다.

아버님은 50대 중반에 암으로 돌아가셨다.

마지막 고통이 심했지만 그래도 가족들에게 많은 수고를 주지는 않았다.

그렇게 평생을 열심히 가족만을 위해 고생하다 어느정도 자신의 역할이 마무리 되는 시점에

당신은 그냥 조용히 먼저 가셨다.

한편으로 생각하면 이런 나의 아버님은 부모로 부터 고생을 하는 사람들에 비하면 정말

다행일 수 있다. 

그저 애뜻함이 밀려올 뿐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또하나가 나에게 머리를 때린다.

내가 저러한 부모님들 처럼 나의 인생 황혼기에 가족들을 힘들게 하면 어떻게 하지?

영화 '장수상회'라는 것을 보면 이러한 한 가장의 고민이 고스란히 그려져 있다.

자신의 치매로 인해 고생할 가족을 위해 미리 준비하는 그러한 모습들....


나도 그래야 할테데 말이다...

내가 가족들에게 나중에 짐이 되면 안될텐데 말이다.

나의 어머님은 어느 순간부터 인가 보험을 여러개 들곤 했다. 

자식의 입장으로 수입에 비해 좀 과도하게 가입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보험의 종류를 보면 상해보험, 손실보험 등이 아닌,

치매보험, 간병보험, 암보험 등이다.

나중에 가족을 힘들지 않게 하려는 것을 엿볼 수 있다.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

여러가지를 고민해 보게 된다.

그저 할 수 있는 조그마한 실천은,

운동하기, 마음 공부하기, 건강검진 열심히 받기, 돈 더 많이 벌기 등이 것이다.


이제는 나이가 들어가는 싯점에서,

나의 황혼기를 누구나가 인정하는 편안한 삶을 살다 갔으면 한다.

"고생하더니 이렇게 허망하게 가는 구만.."

" 다른 사람 고생시키더니, 이렇게 일찍 가는 그래도 다행이구만..."

이러한 소리를 내 장래식에서 듣지 않았으면 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화가날때는 들숨과 날숨을 천천히 쉬어 보아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