퀸스 갬빗을 아직 안 보셨나요?

음악까지 훌륭한 2020년 최고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안녕하세요. 글쓰는 식팔이 모모파로입니다. 넷플릭스에서 11월에 개봉 당시 드라마 중 지난주 한국 스트리밍 순위 3위, 전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는 안야 테일러 조이 주연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퀸스 갬빗에 대해 써볼까 합니다. 2020년 한해동안 본 드라마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이기도 하고 보고 나서도 오래간만에 아주 만족스러웠던 드라마였습니다. 구독자님들도 많이 보셨나요? 아직 보시지 않았다면 신축년 새해의 시작에 이 드라마를 강력하게 추천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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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일부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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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라마 줄거리

끊임없는 중독과의 싸움


어린 시절 사고로 가족을 잃고 고아가 된 아홉 살 엘리자베스 하먼(애나베스 켈리)은 보육원으로 가게 됩니다. 무언가 어둡고 음침한 분위기 때문인지, 어릴 적 사고 때문인지 그녀는 또래 아이들과도 잘 어울리지 않고 내성적이고 소심한 아이로 자라게 됩니다. 거기에 보육원에서 나눠지는 초록색 알약(신경안정제)은 그녀가 이런 성격이 되는 것에 한몫을 하죠. 하지만, 명석한 머리를 타고난 베스는 동년배에 비해 월등한 수학 실력을 보여주며 영재로 인정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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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어느 날, 지하실에서 체스를 두고 있던 관리인 샤이벨을 만나게 되면서 그녀의 인생은 조금씩 바뀌게 됩니다. 타고난 승부욕과 초록색 알약의 영향으로 체스 실력은 하루가 다르게 일취월장하게 되고 그녀 자신도 모르는 사이 점점 초록색 알약에 중독되게 됩니다. 그러던 중 성분이 불분명하다는 이유로 약이 중단되고 금단 증상이 온 베스는 참지 못하고 의무실 문을 뜯고 들어가 약통에 있던 초록색 알약을 손에 쥐어지는 대로 먹고서 그대로 쓰러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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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살이 되던 해에 베스(안야 테일러 조이)는 어느 부부에게 입양되면서 체스를 다시 만나게 되고 새엄마 앨마 휘틀리 부인(마리엘 헬러)이 복용하던 약이 예전 보육원의 초록색 알약과 같은 것임을 알게 되면서 다시 한번 약에 빠져들게 됩니다. 그러나 베스의 안정적인 가정은 생각보다 오래가지 못하고 흔들리던 찰나, 그녀는 관리인 샤이벨에게 도움을 받아 주에서 주최하는 체스 경기에 도전, 우승하며 또 다른 인생이 시작되게 됩니다. 물론, 약에 빠져있지만 보육원 시절과는 다르게 그녀 옆에는 자신을 응원해 주는 새엄마 휘틀리 부인과 함께 자신의 꿈인 체스 그랜드 마스터를 향해 점점 나아갑니다. 과연, 그녀는 자신의 꿈인 체스 그랜드 마스터의 자리에 오를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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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잘 짜진 퍼즐 같은 드라마

① 베스 하먼역의 두 배우


언제나 그렇듯 좋은 시나리오와 좋은 배우들의 만남은 극적인 시너지 효과를 내며 영화나 드라마를 빛나게 해줍니다. 넷플릭스 드라마 퀸스 갬빗도 앞서 얘기한 요소들을 두루 갖추고 있어 보는 이들의 마음을 충실히 만족시켜주는 작품입니다. 특히나 베스 하먼 역의 애나베스 켈리, 안야 테일러 조이는 아역과 청소년, 성년까지 변화하는 주인공의 모습과 심리를 잘 녹여내며 체스에 집중하고, 몰입하는 이유를 완벽하게 보여주진 않지만 어렴풋이 추측하게끔 보여줍니다. 좀 더 보여줘도 좋았을 거 같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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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특유의 표정과 눈빛 그리고 조명


드라마 퀸스 갬빗은 베스 하먼이 체스 선수로서 성장해가는 과정을 그린 영화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매 에피소드마다 집중력이 흩어지지 않게 보는 이들을 끌어당기는 매력이 있습니다. 안야 테일러 조이가 연기한 베스가 체스를 이길 때 짓는 '한번 이겨볼 테면 이겨봐'라는 특유의 표정은 드라마의 시그니처라 해도 무방합니다. 그 표정과 그 시선은 한동안 이 드라마를 사랑하게 되는 또 하나의 이유가 될 것 같습니다. 또한, 그녀의 성장, 승리에 맞물려 변화하는 그녀에게 집중된 화면 속 연출된 장면들마다 맞춰진 조명들, 점점 아름다워지는 패션마저 그녀의 천재성을 더 돋보이게 해주죠. 그렇게 드라마는 잘 짜인 퍼즐같이 흥행을 위한 준비가 끝난 채 우리에게 다가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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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안야 테일러 조이의 6070 복고 패션


드라마를 보는 또 하나의 재미이자, 베스 하먼의 스트레스 해소 취미인 패션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1960년대에서 70년, 미국과 러시아의 냉전시절에 유행한 복고 패션을 입고 나오는 베스를 보면서 옷을 좋아하는 시청자라면 푹 빠져들고 말 겁니다. 모델이기도 한 안야 테일러 조이의 훌륭한 핏도 시선을 끌기에는 충분했지만 2020년인 지금의 트렌드와 맞춰보아도 어색하거나 튀지 않아서 얼마 전에 본 '에밀리 파리에 가다'보다 훨씬 세련된 느낌을 받았습니다. 혹자는 화려하다고도 할 수 있지만 드라마 속 남자들뿐인 체스판에서 유리벽을 허물며 나아가는 베스 하먼이라는 여성이 가진 당당함과 자신감을 표현해 주기에는 매우 적절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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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 그녀의 버팀목, 경쟁자이자 파트너인 그들


체스가 드라마의 주 소재이긴 하지만, 유년 시절 고아가 된 베스 하먼은 관리인 샤이벨, 그 이후 새엄마 휘틀리 부인이 있어 그녀의 불안한 심리에 버팀목이 되어줍니다. 엄마가 다시 죽게 되고 불안정한 상태가 되지만 그녀를 다시 정신 차리게 만든 것은 엄연히 따지자면 체스가 아닌 그녀의 체스 경쟁자들이었습니다. 그녀와의 경기에서 졌던 선수들이 무너져가는 그녀의 정신을 다시 일깨워주는 역할을 합니다. 만약 그들이 없었다면 드라마는 '내가 제일 잘나가'식의 원 맨 쇼로 전락하고 말았을 겁니다. 그렇게 그들의 격려와 도움을 통해 주인공은 한층 더 성장하며 위기를 극복하고 체스 그랜드 마스터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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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화가 아닌 허구의 장편 소설

안타깝지만 더 이상의 시즌은 없을 듯..


퀸스 갬빗이 실화인 줄 아시는 분들이 있으신데 월터 테비스라는 작가가 1983년에 출간한 동명의 장편 소설이 원작인 드라마입니다. 어쩌면 실제 이런 인물이 존재했을 법한 이야기처럼 보일 정도로 잘 짜인 내용 때문에 더욱더 실화 유무에 관심이 쏠리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원작자인 월터 테니스는 이미 고인이 된 터라 아마도 시즌 2의 진행은 희박하다고 봐도 무방할 듯합니다. 장편소설 1권의 내용을 7편에 나누어찍었고 만약 후속 시즌을 촬영하게 된다면 누군가 바통을 이어받아 원작의 성향을 그대로 가진 채 풀어가기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포스터 자체에 넷플릭스 리미티드 시리즈라고 확실히 명시해 둔 이유도 더 이상의 시즌이 없다는 것을 알게 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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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 하먼은 더 이상 못 만나겠지만


드라마가 남긴 가장 큰 기억은 아마도 배우 안야 테일러 조이라고 생각됩니다. 드라마에서 보여준 그녀의 매력적인 모습들은 이전 영화 23아이덴티티와 글래스에서 만났던 배우와는 사뭇 달라진 느낌을 받았습니다. 눈빛, 표정, 말투 등 패배와 상실을 겪으며 성숙해가는 베스의 모습을 온전히 시청자들에게 전달해 주었습니다. 그래서 올해로 25살인 이 배우가 앞으로 출연할 영화들이 더욱더 기대됩니다. 물론, 그녀에게 있어 엘리자베스 하먼이라는 역할이 득이 될지, 독이 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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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라마의 재미를 한층 올려주는 OST


드라마 속 깔리는 카를로스 라파엘 리베라(Carlos Rafael Rivera)의 사운드트랙 또한 매우 매력적으로 7개의 에피소드에 쓰인 테마곡만 38곡이나 되고 중간에 깔리는 올드 팝까지 한다면 50곡은 족히 됩니다. 메인타이틀을 시작으로 클래식 음악으로 OST가 구성되어있고 특유의 음침한과 신비로움을 가진 캐릭터 특성을 잘 살리면서 극적인 효과까지 더불어 표현해줍니다. 물론 각 에피소드의 장면마다 BGM들은 조금씩 차이가 있고 베스 하먼이 성장함에 따라서 음악이 구성되어 있으며 체스 게임이나 극중의 긴장감을 잘 살리기 위해 구성되어있습니다. 각 에피소드와 캐릭터, 베스의 시합에 따른 심경 변화를 카메라 연출뿐만 아니라 음악으로도 충실히 보여주었습니다. 시간이 되신다면 음악만 한번 쭉 들어보시는 것도 영화나 드라마를 즐기는 한가지 방법이 될 겁니다.


The Queen's Gambit (Music from the Netflix Limited Series) - 사운드 트랙


1. Main Title

2. Beth's Story

3. Methuen Home For Children 1957

4. The Scholar's Mate

5. You're Gloating

6. Training With Mr. Schaibel

7. Am I Good Enough Now?

8. Playing Mr. Ganz

9. Ceiling Games

10. First Day At School



11. The Green Pills

12. Kentucky State Championship 1963

13. Top Boards

14. Playing Townes

15. Playing Beltik

16.The Lake - Cincinnati

17.Playing Benny - Las Vegas 1966

18. Two Sides Of The Same Coin

19. Mexico City Invitational 1966

20. Playing Girev I


21. Playing Girev II

22. Borgov I

23. Beth Alone

24. Ohio US Championship 1967

25. New York

26. Training With Benny

27. Paris Tournament 1967

28. Borgov II

29. Jolene!

30. Returning To Methuen


31. Turning Point

32. USSR

33. Moscow Invitational 1968

34. Close Your Eyes

35. Borgov III

36. The Final Game

37. Take It, It's Yours

38. Sygrayem (Let's Play)



넷플릭스 드라마 퀸스 갬빗 OST는 총 38곡 모두 클래식 연주곡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드라마의 장면, 캐릭터, 사건에 따라 테마곡들이 분리 되어있습니다. 드라마 내내 깔리는 1번 메인 타이틀(Main Title)9번 셀링 게임(Ceiling Games)은 체스 경기에서의 상대와의 긴장감, 베스 하먼의 승부욕 등 보이는 장면을 더욱 극적으로 집중시켜줍니다.




앞서 전체 사운드 트랙에 대해서 알아보았다면 이제 각 에피소드의 장면에 삽입된 BGM을 정리해보겠습니다. 에피소드 1편과 2편에서는 베스 하먼의 성장과 체스 신동으로 새롭게 시작되는 모습을 비춰서 그런지 특별한 삽입곡이 없었습니다. 이 후 에피소드 3편부터는 성년에 가까워지면서 미국 내에서 최고의 경쟁자이자, 동료인 베니가 나올 때부터 본격적으로 음악이 깔리기 시작합니다. 각 대회로의 이동, 성년으로서 베스 하먼의 모습, 패배, 상실, 성장의 장면에서 적절한 BGM이 삽입되면서 그녀의 심리 상태나 감정을 표현해주는 것 같습니다. 그럼 각 에피소드마다 OST, BGM은 어떤 것들이 있었는지 살펴볼까요?


에피소드 3편 학교 동창들 홈파티

The Vogues의 You're The One

에피소드 3편 비행기타고 크리스마스

Bill Compton의 25th of the 12th

에피소드 3편 1966년 라스베가스

Quincy Jounes의 comin' home baby

에피소드 3편 마지막

Herman's Hermits의 the end of the world




에피소드 4편 마리화나 피는 장면

Gabor Szabo의 Somewhere I Belong

에피소드 4편 그 집에서 샤워하고 청소Association의 along comes mary

에피소드 4편 1966년 멕시코 시티

Pedro Gonzales and His Mexican Brass의 Mexican highway

에피소드 4편 엔딩장면

Storefront Church의 The Gift




에피소드 5편 해리 벨틱과 집에서 춤추며

Peggy Lee의 fever

에피소드5편 해리와 헤어지기전날밤

Thelonious Monk의 bye-ya

에피소드5편 1967년 오하이오 US 챔피언쉽 Mason Williams의 CLASSical gas

에피소드5편 컵대회중에 남자선수들이 모여있는 바로 이동할때 The Monkees의 Steppin' Stone

에피소드5편 바에서 베니와 맥주마시며 엔딩까지 Nancy Wilson의 Teach Me Tonight





6편 시작 곡 The kings의 stop your sobbing

6편 베기 포함 3명과 스피드체스 장면

Geogie fame의 yeh. yeh

6편 파리에서 보르고프에서 패배후 집으로 돌아와 집 리뉴얼, Gillian Hills의 tut tut tut tut

6편 엄마와 가던 레스토랑에서

Anna Hauss의 can't remember love

6편 술과 담배에 중독되가는 장면에서

Shocking Blue Venus

7편에 옛친구와 드라이브가며

Laura Nyro의 Jimmy mack

다시 돌아온 보육원 Ava maris stella




드라마 퀸스 갯빔에서는 약 20곡 정도의 BGM이 들어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놓친 부분이 있을 수 있지만, 전체적 분위기는 60년 70년의 미국 문화가 맞물려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냉전시대와 히피문화가 시작되던 그 시절을 반영하던 음악 또한 각양각색, 여러가지 장르로 분배되어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준비한 곡은 베스 하먼의 새엄마 휘틀리 부인이 죽고 나서 다시 찾은 레스토랑에서 깔리던 음악입니다. 그녀의 버팀목이자 친구였던 휘틀리 부인을 잃은 상실감을 잘 표현한 BGM이라고 생각됩니다.




오늘은 안야 테일러 조이의 멋진 열연덕분에 실화같이 느껴지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퀸스 갬빗에 대한 줄거리와 후기, 사용된 사운드 트랙에 대해 적어보았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2020년의 여러 드라마 중에서도 많은 분들이 손꼽지 않을까 생각될 정도로 인상깊었던 작품이었습니다. 만약 아직까지 보지 않으셨다면 새해 연휴동안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퀸스 갬빗을 정주행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7부작이라 금방 끝납니다!


※ 이미지 출처 : Netflix, IM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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