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살, 정착 대신 도전

by 소네주

나는 14살 때 미국에서 2달정도 산 경험이 있었다. 이때의 기억이 너무 좋았던지, 23살에는 교환학생을 미국으로 1년 갔다왔고 이 1년도 역시나 좋았다. 1) 미세먼지 없는 날씨 2) 개인의 자유로움 3) 수평적인 문화 이 세가지가 나를 잡아끌었다. 그렇지만 나는 영미권의 모든게 아름답다는 환상이 있는 건 아니다. 나이를 먹은지라 깨달은 게 있다면, 한국에서 행복한 사람이 전 세계 어디서든 행복하게 산다고 생각한다. 한국에서 불행한 사람은 유토피아로 간다고 해도 불행함을 느낄 것이다. 그저 나는 한국과 영미권의 장,단점을 어떤 건 경험해서 알고있고 경험하지 못한 것들은 전해들었다. 나는 그냥 내가 잘 맞을지 궁금한 것일 뿐.


한국에 돌아와서 취업을하고 바쁘게 살다보니 벌써 8년이 지났다. 그동안 나는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로 5년, 비즈니스 애널리스트로 3년을 지내고 있다. 남편도 만났다. 남편이랑 나는 한국에서 안정적인 직장을 다니고 있다. 둘다 월급이 고정적이며, 특히 남편은 나름 철밥통(?) 인 은행권에서 일하고 있다. 우리가 여기서 각자 열심히 벌며 생활하면, 한국에서의 안정은 어느정도 보장된 일이다. 하지만 항상, 마음 한 켠에 영미권에서 생활하고자 하는 열망이 남아있었다.


서울에 집 한채 마련하여 아이 하나 낳고 열심히 살아가는 내 모습이 숨막히면서도 예상 가능한 전개라는 점에서 이상하게도 안정적으로 느껴지기도 했다. 안정적인 직장을 버리고 해외로 가서 맨땅에 헤딩하며 다시 내 커리어를 쌓는 인생은 불안하면서도 흥분되기도 한다. 너무 다른 인생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두 인생 모두 나에겐 괜찮은 인생이다. 이렇게 고민이 길어진다는 것은 둘 다 좋은(혹은 살아갈만한) 선택지라는 의미니까. 그래서 선택하지 않은 다른 옵션에 대한 후회로 가늠을 해보았다. 정말 죽기전에 해외에서 일해보지 않은 것을 후회하지 않을 수 있을까? 답은 바로 나왔다. "그렇다". 두고두고 후회할 것이다.


나는 더 늦기전에 움직이기로 했다. 365일 재택근무를 하는 회사를 다니고 있기에 물리적 주소를 해외로 만든 다음에 취업을 시도할 것이다. (해외에서 근무를 하여도 회사에선 "아직"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26년 하반기 쯤엔 신사옥으로 이전하며 슬슬 출근을 강요할지도 몰라 빨리 움직여야 한다.)


내가 안정적으로 이직을 한 다음엔 남편이 넘어오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잠시 떨어져 있어야 하지만, 한 명이 온전한 직장을 구한 뒤 다른 한명이 따라오는 전략이 지금 상황에선 더 매력적으로 보인다.


대략적인 타임라인

* 1월 : 운전면허, aws자격증

* 2월 : (캐나다) 워홀비자, (호주) 여행비자

* 3월 : 출국 (회사 승진 발표)

* 4월 : 해외에서 재택 + 구직활동

취업에 성공하면 3~6개월 뒤 남편이 합류


해보자.. 해보는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