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을 세수하다

by 지영

낡아 허름해졌을까

느슨해진 패킹에서 뚝뚝 떨어져

바닥에 고인 물을 퍼서

슬픔아, 세수시켜 줄까나


따순 겨우내 숨어있던 햇살이

수건 한 장 가지고 내려와

닦아주려나 기다리니

네 슬픔아, 세수시켜 줄까나


산만한 산도 외로워

그림자 짊어지고 타오르는 붉은 가슴

사랑하려는데 어서와

네 슬픔아, 세수시켜 줄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