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어린 이

by 지영

문득 내뱉은 네 말 한마디에

슬퍼, 뚝 한방울은 번지고 번져

온통 하늘을 온통 땅을 덮어버렸다


구석으로 몰려 웅크리고 앉으면

속눈썹 짙은 아름다운 달님

내 슬픔 받아 마셔 꽉 차올라


동백꽃 한창일 때

나는 부끄러운 환생을 한다

슬픔을 모르는 뽀얀 소녀처럼


비명처럼 차가운 바람도 견디어

겨우내 긴긴 대나무, 곧거늘

빈곤한 나약함이라니


부끄러이 숨죽여

깊은 동굴에서 늘어진 젖꼭지를

두 손 받들어 빨아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