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당신에게

by 지영

깊은 침묵 중입니다.

당신을 미워해서가 아닌데

서둘러 말을 걸고 싶지 않은 이유입니다.


정리되지 않은 내 마음처럼

널브러지고 겹겹이 쌓인 책들도

무심한 척

기다려줍니다.


아래창으로 노란장화 아이가 총총거립니다.

고인 빗물, 고작 그만큼에도 철벅철벅

앙증맞고 즐거워보이는 것이


비 엄청 쏟아지던 날

엄마가 새로 사 준 옷이 젖을까

비 맞으며 옷일랑 가슴팍에 묻고

그 먼 길을 뛰어왔다 혼났던 일도 있었지요.


후회한다,

그것도 내 몫인데 왜 당신은 미리

그 후회마저 나에게 안기고


그저,

그냥 그대로 내 마음을 받아주면 안되는 것인지요.

항상 이유를 붙이는 당신입니다.


만두집 아주머니가 문을 활짝 열고 나와

유리창문을 닦으려 합니다.

부대끼는 마음도 닦아질까요?


느즈막한 아침,

뜨자마자 당신 생각부터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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