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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영 Oct 04. 2022

소행성 방어

경향신문/ 여적 - 손재민 기자

많은 현대인들이 밤하늘의 별똥별을 볼 여유를 갖지 못하고 살지만 지금도 매일 평균 17개의 별똥별이 지구에 떨어지고 있다고 한다. 대기권에 진입하며 타버리는 작은 운석까지 포함하면 더 많은 천체들이 이 순간에도 지구를 향하고 있을 것이다. 그중엔 2013년 2월 러시아 첼랴빈스크 상공에서 타버린 운석처럼 낭만적이지 않은 것도 있다. 당시 굉음과 함께 유리창을 박살내며 떨어진 운석으로 110여명이 입원했다. 6600만년 전 공룡을 멸종시켰다는 그 운석 이후 인류가 눈으로 확인한 최대의 ‘운석 재난’이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27일 지구를 향할 수 있는 운석에 물체를 충돌시키는 실험을 했다. 대상은 지구로부터 약 1100만㎞에 떨어져 있는 지름 160m의 소행성 ‘디모르포스’였다. NASA가 공개한 영상을 보면, 카메라를 장착한 소형 우주선이 이 소행성에 접근하다 충돌 직전 소행성 표면 사진을 전송한 뒤 신호가 끊어졌다. NASA는 이 우주선이 발사 10개월 만에 목표물과 정확하게 충돌했다고 밝혔다. 소행성의 궤도 변화와 표면에 생긴 자국 등을 통해 실험 성공 여부를 최종 확인하려면 약 4년이 필요하다고 한다. 이 소행성은 지구로 향할 가능성이 없지만 ‘지구 방어(Planetary Defense)’ 기술 확보를 위해 타격 대상으로 선택됐다. 원리는 미사일방어(MD) 기술과 같다. NASA는 “지구 방어는 지구상 모든 생명체에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전 세계를 단결시키는 노력”이라고 밝혔다.


<딥 임팩트> 같은 할리우드 영화에 익숙한 사람들로서는 “이 정도의 기술도 없단 말이야?”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다만 이런 SF적 상상력이 과학기술 연구를 특정 방향으로 이끌고 있음은 분명해 보인다. 그런 연구를 할 필요도 있다. 문제는 운석에 의한 지구 멸망 가능성을 얼마나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할지이다. 망원경 기술 발전으로 지구에 떨어질 가능성이 있는 일정 크기 이상의 천체가 확인된 것만 1만개 이상이고 그 수는 계속 늘고 있다. 하지만 그런 천체들은 늘 그렇게 많았을 것이다. 대다수 사람들은 운석으로 인해 인류 실존의 위협을 느끼며 살진 않는다. 지구가 멸망한다면 핵무기나 기후위기처럼 인간이 만들어낸 요인에 의한 가능성이 더 높지 않을까.




< 나의 요약 >


매일 평균 17개의 별똥별이 지구에 떨어지고 있다. 그중 2013년 러시아 첼랴빈스크 상공에서 타버린 운석은 6600만년 전 공룡을 멸종 시켰던 운석 이후 최대의 재난을 가져온 운석이다. NASA는 소행성 ‘디모르포스’를 상대로, 지구로 향할 가능성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지구 방어를 위한 기술 확보를 위해 우주선을 발사하여 타격하는 실험을 했다.  


그런데 운석에 의한 지구 멸망 가능성이 과연 얼마나 될까? 실제로 그동안 1만 개 이상의 운석이 계속 떨어지고 있었다. 하지만 운석으로 인한 인류 실존의 위협은 느끼지 않았다. 오히려 핵무기나 기후위기처럼 인간의 기술과 더불어 인간이 벌려 놓은 상황들이 우리를 더 으르고 협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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