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다. 살 끝까지 후벼파던 태양의 상처에 여름을 붙잡고 있다 감기에 걸렸다. 목이 컬컬하고 여섯 살 아이처럼 콧물이 줄줄한다.
지글지글한 여름을 보내고, 발의 바닥으로 가을의 바닥을 밟는다.
터벅터벅 걸어오다 코스모스 꽃밭을 만난다.
"이곳에서 사진찍고 가세요."
서넛은 충분히 앉을 의자까지 놓아져 있다. 친절한 의자다. 그냥 앉아만 있어도 좋을 것이다. 감기와 내가 나란히 앉아 코스모스를 위로한다.
햇살은
눈이 부시도록 나를 타고 들어와 나를 안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