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을 낮추는 장치, 이누야라이(犬矢来)

by 도간


교토의 골목에서는 시선이 자꾸 아래로 향한다. 마치야(町家, 전통 상가주택)나 료칸의 담장 아래, 대나무를 사선으로 엮은 낮은 가림대 이누야라이(犬矢来)가 벽 아래를 덮듯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글자 그대로는 ‘개를 막는 울타리’. 이름부터 생활의 냄새가 난다.


본래 용도는 지극히 현실적이다. 비 오는 날 바닥에서 튀는 흙과 빗물이 흙벽을 더럽히는 걸 막고, 벽 하단을 보호하기 위한 완충 장치였다. 옛 교토 거리에는 떠돌이 개와 고양이, 닭 같은 가축들이 뒤섞여 돌아다녔다고 하니, 담벼락을 향한 그들의 관심, 흙을 파거나 똥오줌을 남기는 본능을 미리 차단하는 역할도 했을 것이다. ‘이누야라이’라는 이름은 이런 필요에서 붙었다. 말하자면, 동물들의 노상 방뇨와 본능에 따른 행동에 대비한 일상의 소소한 대비책이었다.



벽 하단에는 돌이나 기와를 덧댄 낮은 턱, 미즈키리(水切り)가 먼저 물길을 끊고 있다. 벽을 타고 흐르던 빗물은 여기서 한 번 멈춘다. 그 아래에서 이누야라이는 튀어 오르는 물을 받아낸다. 하나는 선으로, 다른 하나는 면으로 벽을 보호하는 셈이다.


이누야라이는 벽과 사람, 수레가 직접 맞닿지 않게 거리를 만들고, 대나무 사이로 공기가 드나들며 습기가 머무르지 않게 한다. 기능은 단순하지만 의외로 다층적이다. 이 역할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대나무를 사선으로 엮은 구조다. 아래에서 튀어 오르는 빗물은 받아내고, 충격은 한 번 흘려보내듯 흡수하면서, 벽이 한꺼번에 젖는 일을 막는다. 통풍을 크게 늘리는 장치는 아니지만, 벽이 깊이 젖지 않도록 지켜줌으로써 스스로 마를 수 있는 상태를 유지하게 한다. 말하자면, 벽이 스스로 마를 시간을 벌어주는 구조다.



덧붙여, 집 안의 기척이 거리로 그대로 새어 나가지 않게 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이는 대나무가 시선이나 소리를 직접 차단했다기보다는, 담장 없이 벽이 곧장 거리와 맞닿아 있던 마치야 구조에서 이누야라이가 벽과 사람 사이에 물리적 거리를 만들어 주었기 때문일 것이다. 누군가 벽에 바로 귀를 대는 일도, 생활 소리가 곧장 전달되는 일도 자연스레 줄었을 테니 말이다. 어디까지나 주기능이라기보다는, 그렇게 느껴졌을 법한 생활의 지혜쯤으로 받아들이는 편이 맞다.

오늘날의 이누야라이는 실용을 넘어 풍경의 일부가 되었다. 세월이 스민 대나무는 황갈빛이나 잿빛으로 가라앉고, 짙은 목조 구조와 나란히 서서 시선을 낮춘다. 과하게 드러나지 않으면서도 할 일은 한다. 막되, 거슬리지 않게 막는 방식이다. 교토의 거리에서 이누야라이는 제자리를 지키며, 생활과 미감이 어떻게 타협해 왔는지를 말없이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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