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GLASS) 이야기 1

유리는 왜 투명합니까?

by 김영조


길을 걷다 보면 전면이 유리로 뒤덮인 건물들을 적잖이 보게 됩니다. 칙칙한 회색 빛 사각 빌딩들이 레고 블록처럼 늘어서 있던 거리는 언제부터인가 도시적이고 세련된 디자인에 표 면이 반짝반짝 빛나는 유리 건물들로 뒤바뀌고 있습니다.

이 유리건물들은 마치 새파란 사파이어나 에메랄드처럼 햇빛을 받아 반짝반짝 빛을 내며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하지만, 아름다운 장미에 날카로운 가시가 있듯 멋진 유리건물에도 한 가지 불편한 진실이 숨어 있습니다.

바로 일반 건물보다 에너지 효율이 훨씬 떨어진다는 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리를 사용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겠죠?

일생생활에서 가장 많이 접하게 되는 유리에 관한 일반적인 사항과 미처 몰랐던, 궁금했던 내용에 대하여 다루고자 합니다. 유리에 대해 좀 더 알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래서 딱딱하지 않게 답변 형식으로 평소에 궁금해하던 사항을 발췌하여 쉽게 풀어보고자 합니다.

유리에 대한 광학적 성질, 기계적 성질, 유리 종류, 유리 제조, 유리시공 등으로 각각에 대해서 여러 번에 나누어 평소에 궁금한 내용들을 설명하겠습니다.


[광학적 성질] 유리는 왜 투명합니까?


첫 번째 ‘유리는 왜 투명할까요’에 대해서 알아볼까 하는데요


언제 어디에서나 쉽게 자주 볼 수 있는 유리이지만, 유리가 왜 투명하게 보일지에 대해서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을 거라고 생각이 드는데요. 그럼 한번 알아볼까요?


유리가 투명한 이유를 이해하려면 먼저 다른 물질들이 왜 색을 가지는지 알아야 해요. 우리 주변의 모든 물체는 원자로 이루어져 있고, 원자 안에는 전자라는 작은 입자가 들어있습니다. 이 전자들은 빛(광자)과 상호작용할 수 있어요. 나무, 옷, 종이 같은 물질들은 가시광선 영역의 특정 색깔(파장)을 흡수하는 전자를 가지고 있어요. 예를 들어, 빨간색 사과는 빨간색 빛은 반사하고 나머지 색깔의 빛은 모두 흡수하기 때문에 우리 눈에 빨갛게 보이는 거죠. 흡수된 빛 에너지는 열로 바뀌거나 다른 형태로 방출됩니다.

우리에게 많은 혜택을 주는 태양광은 다양한 파장을 갖고 있는 광선들의 모임입니다. 이러한 수많은 광선 가운데 인간의 눈으로 볼 수 것은 가시광선(380 - 780 nm)뿐입니다. 만약 가시광선 모두를 물체가 흡수하거나 차단하면 우리 눈에는 모두 불투명하게 보이고, 반대로 가시광선을 모두 통과시키면 물체는 투명하게 보입니다.


맑은 유리에 가시광선을 수직으로 쪼이면 약 90% 이상은 통과되고, 약 8 - 10 %가 유리 표면에서 반사됩니다. 따라서 맑은 유리의 투과율은 약 90% 정도입니다. 이러한 가시광선 투과율은 색유리나 무늬유리의 경우 대개는 줄어들게 됩니다. 무늬유리의 경우는 유리 표면에 존재하는 무늬 때문에 가시광선을 산란시키기 때문입니다.

색유리의 경우는 특정 가시광선 파장을 흡수하는 금속이온을 유리 원료로 넣어 전체적인 가시광선 투과량이 줄어듭니다. 반대로 가시광선을 잘 반사하는 금속막(은, Ag)을 유리 표면에 코팅하면 거울유리가 만들어집니다.


그렇다면 유리는 왜 빛을 흡수하지 않을까요? 바로 유리를 구성하는 원자와 전자들의 특별한 성질 때문입니다. 유리는 주로 규소 산화물로 만들어집니다. 이 규소 산화물 원자의 전자들은 가시광선 영역의 빛을 흡수할 만큼 충분한 에너지를 가지고 있지 않아요.

마치 낮은 계단만 있는 사람이 높은 담장을 넘지 못하는 것과 같아요. 가시광선은 이 전자들을 흥분시키기에는 에너지가 너무 약한 '낮은 계단' 같은 존재인 거죠. 따라서 가시광선이 유리를 통과할 때, 전자는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고 빛은 거의 손실 없이 유리를 그대로 통과하게 됩니다. 이 때문에 우리 눈에 유리가 투명하게 보이는 것입니다.

하지만 유리의 전자들도 흡수할 수 있는 빛이 있습니다. 바로 가시광선보다 에너지가 훨씬 높은 자외선입니다. 그래서 유리가 어느 정도 자외선을 차단하는 역할을 하는 거죠.


이제 여러분은 왜 유리가 투명한지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원리는 유리뿐만 아니라 다이아몬드나 물 같은 다른 투명한 물질에도 적용된답니다. 혹시 길을 걷다가 투명한 무언가를 발견한다면, "아, 저 물질의 전자들은 가시광선을 흡수하지 못하는구나!" 하고 생각하시면 건축이나 과학이 재미있게 느껴질 겁니다.


[광학적 성질] 건축물의 에너지 절감 효과가 큰 유리는 어떤 게 있을까요?


런던의 랜드마크 및 에너지 절감을 이뤄냈다는 노만 포스터의 거킨 빌딩(The Gherkin Building)


가정이나 사무실에서 냉, 난방비를 절약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엔 뭐가 있을까요?

가장 쉬운 방법이 겨울철에는 옷을 껴입고 생활하고, 여름에는 최대한 시원하게 입고 생활하는 거겠죠. 하지만 이 방법은 집에서는 가능하지만 겨울 같은 경우에는 불편함이 많고, 여름에 경우에는 사무실이나 공장처럼 사람들이 많이 생활하는 곳에서는 제약이 많이 따릅니다.

그럼 가장 쉬우면서도 불편하지 않은 방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일반 맑은 유리는 태양에너지를 그냥 통과시켜 실내로 열을 전달하기도 하지만, 실내에서 난방기구 등에 의해 발생된 방사열을 실외로 그대로 방출시켜, 에너지 절감 차원에서 최적 제품으로 볼 수 없습니다.

그렇게 때문에 유리의 쾌적한 환경은 그대로 제공하면서 단열효과까지 주는 똑똑한 유리를 사용해야 합니다.


로이(Low-e) 복층유리는 겨울철 태양에너지로부터 들어오는 열량의 흡수는 맑은 유리에 비해 약간 떨어지지만, 실내의 난방기구 등에서 나오는 방사열은 실외로 거의 방출하지 않기 때문에 에너지 보존 차원에서 매우 유리합니다.

또한 여름철에는 태양열에 인한 복사열이 실내로 거의 전달되지 않아 냉방효력을 높여 줍니다.

로이(Low-e)란 태양에너지에 대한 방사도(emissivity, 2,500 ~ 40,000nm 파장 범위에 대한 반사율을 1에서 뺀 값)가 낮다는 것을 의미이고, 로이 특성이 크면 방사열에 대한 투과율이 낮게 됩니다. 즉 로이유리는 열선(solar energy, 300 ~ 2,100nm, 태양으로부터 열을 얻을 수 있는 파장 범위) 흡수를 통한 단열 특성보다는 난방기구 등에서 나오는 열에너지(4,000 ~ 30,000nm, 난방기구 혹은 보일러 가열에 의한 열에 대한 파장 범위)에 대한 반사율이 높은 특성을 갖는 유리입니다.


유리가 다 똑같은 것 같지만 기능은 각각 다르다는 거는 이번 기회에 알게 되셨으리라 믿습니다. 냉, 난방비에 고민되시는 분은 교체하실 때 한번 더 생각해 주시는 센스를 발휘하시길 바랍니다. 요즘에 건설되는 대부분의 아파트 외창에는 로이 유리가 적용되어 냉난방에 더욱 효과적입니다.


아파트등 주거용 건축물의 로이 복층유리의 구조 : 주거용 로이유리의 경우 #3 면에 코팅면이 위치해야 최대한의 실내 단열성능을 구현할 수 있습니다. 주거용 건축물은 난방에너지가 가장 크므로 공기를 밖으로 낭비하지 않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오피스빌딩등 상업용 건축물의 로이 복층유리의 구조 : 상업용 로이유리의 경우, #2면에 코팅면이 위치해야 최대한의 단열 및 차폐성능을 구현할 수 있습니다. 상업용 건축물은 난방보다 냉방에너지가 더 크므로 차폐성능이 더 필요하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