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지수 그게 뭐라고..

by 까칠한 현자까

침대에 누웠더니 아이가 말한다.

"엄마~XX네 엄마 책이 우리 책보다 더 많이 팔렸더라?
하지만 우리가 리뷰는 더 많았어~"

"WHAT????"


뭐라고? 네가 어찌 내 책의 판매권수를 알아?? 나도 모르는걸??

그 아줌마 책이 몇 권 팔렸는지 네가 어찌 알아????




그랬다. 몇 달간 아니 얼마의 기간이었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 몇 개월 동안 나는 서점에 있던 내 자식을 잊고 살았다. 다들 잘 살고 있겠거니. 그래 각자 잘 지내고 있겠거니. 매일 아침 눈을 뜨자마자 온라인 3개 서점을 돌며 모스부호와 같은 녀석들의 안부를 물었고 혹시나 한 권이나 더 나갔으려나 기대감에 매일을 들여다보며 안부를 살폈다. 변하지 않는 모스부호에 어미라는 나는 그냥 점점 무뎌져갔고 그 녀석들은 매일 똑같은 모스부호로 SOS를 날리며 날 사가세요 외치다 지쳐 포기한 시간들.



딱 2년 그리고 2개월이 지났다. 3년이 뭔가 5년의 세월을 보내며 작업했던 내 책이 무려 세상에 나온 지 벌써 2년이 지났다. 2번째 생일파티를 해주지는 못할망정 잊고 살았다. 출판사에서도 관심이 없는 듯했고 나 역시 먹고사니즘에 바빠 등한시했던 녀석들이 어제 아들을 통해 다시 소환되었다. 미안했다. 관심두지 않았던 애미가. 세상이 변하고 또 변하는 세월 동안 리뉴얼을 해도 했어야 할 녀석의 속살을 미처 들여다보지 못했다. 사실 그와 비슷한 결의 두 번째 책도 계약한 지 벌써 2년이 넘었다. 그사이 자료수집은 가득했지만 진도가 나가지 않는다. 물론 출판사에서도 나를 찾지 않는다. 내가 먼저 연락해볼까 싶다가도 출판사에서도 찾지 않는 저자를 뭣하러 먼저 연락하나 생각에 그냥 살았다. 출판사에서 신간소식, 베스트셀러 소식이 SNS을 통해 업데이트될 때마다 씁쓸하게 바라보던 내가 정신이 번쩍 드는 순간이다.



자다가 중간에 깨서도 글쓰기 주제가 떠오를 때면 눈을 감고 문장을 생각하다 다시 잠들던 내 열정은 어디 갔나. 지금 출간한 책과는 다른 결의 진짜 내 책을 갖고 싶었던 나는 부끄러웠다. 더 잘 써야지 라는 마음에 점점 글 쓰는 건 지쳐갔고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거 쓰면 뭣하나 싶은 생각에 도달했다. 그렇게 모든 것을 손 놓고 있던 찰나 아들의 강력한 한방.



아들과 함께 정말 오랜만에 다시 3사 온라인 서점에 접속했다. 오랜만에 내 새끼를 찾았다. 아주 처참하게 떨어져 버린 판매지수. 그것이 바로 아들이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었던 판매부수였던 것이다.

아이들 눈에는 그 숫자가 판매권수로 보였던 것이다. 아들의 친구 엄마는 따끈따끈한 신간을 출간하며 판매지수가 제법 높았고 우리 책은 그야말로 처참하게 내려왔다. 그 와중에 자존심 상했던 아들은 우리가 리뷰는 더 많다며 이야기했다 싶다. 그래 다행이다 초반에 리뷰라도 많이 달려있어서. 아들의 자존심에 아주 작은 위로가 되어 다행이네.



그리고 아들이 잠든 이후 오만가지 생각이 든다. 오직 필력으로 글쓰기에 성공하신듯한 그분이 부럽기도 했고. 나와는 물론 결이 다른 책이라지만 사실 내 책은 글빨이 중요한 게 아닌 책이니까. 출판사에서 시리즈로 연장한다고 했던 내 책의 동생들은 아직도 소식이 없다. 2년의 시간 동안 너무 많이 바뀌어 새로 내용개편이 필요한 듯싶지만 아마도 내 새끼는 재출간의 기회를 받을 수 있을까 싶다. 처음 출간을 앞두고 정말 설레었다. 그 순간을 잊지 못한다.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해외진출을 꿈꾸던 2년 전 내가 생각나서 피식 웃음도 난다. 순진했구나. 책을 출간하고 세상이 변한 건 하나도 없다. 누구는 강의도 하고 북토크도 하고 해외출간도 하던데 내 새끼는 그럴 깜냥은 아닌가 보다. 늦게까지 잠들지 못하는 밤이다.



오랜만에 다시 마주한 판매지수. 마음이 씁쓸하다. 판매지수 그게 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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