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형도 시인을 만나다
그러나 나는 그처럼 쓸쓸한 밤눈들이 언젠가는 지상에 내려앉을 것임을 안다.
바람이 그치고 쩡쩡 얼었던 사나운 밤이 물러가면
눈은 또 다른 세상 위에 눈물이 되어 스밀 것임을 나는 믿는다.
그때까지 어떤 죽음도 눈에게 접근하지 못할 것이다.
<詩作 메모> 中
기형도 시인(1960-1989)
1985년부터 1989년까지가 '시인'으로서의 생애다.
단 한 권의 시집, <입 속의 검은 잎>을 냈다.
그에게는 어린 시절, 누구에게도 자랑하지 못한 상장을 종이배로 접어 도랑에 흘려보낸 기억이 있다.
여전히 많은 시인들, 그리고 습작생들이 좋아해서 여전히 어딘가 살아 있는 듯한 기분이 든다.
*이 글은 학교에 출품했던 <이야기가 있는 서가-기형도 30주기 추모>의 서평을 개작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