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47개 도도부현 중 인구수 꼴찌.
'돗토리'라는 도시는 늘 무언가가 '없음'으로 설명되곤 합니다.
하지만 빽빽한 일상에 지친 우리에게, 그 '없음'은 결핍이 아니라 거대한 '여백'으로 다가옵니다.
빌딩 대신 모래 언덕이, 소음 대신 파도 소리가 채우는 곳.
일본이지만 일본 같지 않은, 가장 낯선 시간을 걷게 하는 돗토리의 3가지 풍경입니다.
돗토리를 찾는 단 하나의 이유이자, 존재 자체로 비현실적인 풍경입니다.
차에서 내려 눈앞에 펼쳐진 광경을 마주하는 순간, 뇌가 잠시 오류를 일으킵니다.
"여기가 일본이라고?"
끝없이 펼쳐진 황금빛 모래 언덕 너머로, 시퍼런 동해 바다가 넘실거립니다.
사막의 황량함과 바다의 청량함이 충돌하는 이질적인 아름다움.
신발을 벗고 맨발로 그 고운 모래를 밟으며 '우마노세(말 등)'라 불리는 가파른 언덕을 오릅니다.
거친 바람에 머리카락이 엉키고, 발은 푹푹 빠지지만,
정상에 서서 바다를 내려다보는 순간의 해방감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습니다.
지구라는 행성의 낯선 구석에 불시착한 듯한, 압도적인 고독을 즐기는 시간입니다.
사구 바로 옆에는 세계 유일의 실내 모래 조각 전문 미술관이 있습니다.
이곳의 작품들은 영원하지 않습니다.
물과 모래만으로 빚어낸 거대한 조각들은, 전시 기간이 끝나면 다시 원래의 모래알로 돌아가 사구로 흩어집니다.
세계 각국의 작가들이 피땀 흘려 만든 그 정교한 성과 인물상들이,
결국은 무너질 운명이라는 사실.
그 '덧없음'을 알기에, 눈앞에 서 있는 작품들이 더욱 숭고하고 아름답게 느껴집니다.
사라지는 것들의 미학을 가장 극적으로 보여주는 공간입니다.
사막 같은 사구에서 갈증을 느꼈다면, 이제는 가장 투명한 물을 만날 차례입니다.
거친 파도가 깎아 만든 기암괴석과,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에메랄드빛 바다.
유람선을 타고 바위 사이를 누비거나, 투명 카약을 타고 물 위에 둥둥 떠 있어 봅니다.
깊은 수심 아래 흔들리는 해초와 물고기 떼가 보일 만큼 깨끗한 바다.
화려한 리조트나 비치 파라솔은 없지만,
가장 원초적인 자연의 색깔이 주는 시원한 위로가 있습니다.
돗토리는,
무언가 대단한 것을 '채우러' 가는 곳이 아니었습니다.
모래바람에 생각을 날려 보내고,
파도 소리에 마음을 씻어내고.
그렇게 나를 텅 '비우러' 가는 여행지였습니다.
가장 완벽한 여백이 필요할 때,
돗토리행 티켓은 훌륭한 처방전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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