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많이 내리는 곳은 많지만, 아키타의 눈은 다릅니다.
그저 쌓이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깊숙이 '매립'해버리는 듯한 압도적인 눈의 두께.
그 깊은 눈 속으로 들어가는 일은,
복잡한 세상과 나 사이의 연결 고리를 잠시 끊어내는 '자발적인 고립'과도 같습니다.
가장 깊은 겨울 속에 숨겨진, 나만 알고 싶은 비밀 기지 같은 곳.
일본 아키타의 은밀한 풍경 3곳입니다.
아키타 여행의 로망이자, 일본 온천의 '성지'라 불리는 곳입니다.
깊은 산속, 7개의 온천 숙소만이 덩그러니 놓인 외딴곳.
그중에서도 가장 오래된 '츠루노유'의 노천탕은 비현실적입니다.
우유를 풀어놓은 듯 뽀얀 유백색 온천수.
탕 안에 몸을 담그면, 바로 눈앞까지 눈 쌓인 나뭇가지가 내려오고, 머리 위로는 차가운 눈송이가 떨어집니다.
남녀 혼욕이라는 낯선 문화조차, 이곳에선 그저 자연의 일부처럼 느껴집니다.
전기도 희미한 산속, 램프 불빛 아래서 즐기는 온천욕.
문명과 완벽하게 차단된 채, 오직 '쉼'에만 집중할 수 있는 가장 원초적인 공간입니다.
'미치노쿠(동북 지방)의 작은 교토'라 불리는 무사 마을.
검은 판자 담장(무가 저택)들이 길게 이어진 거리는, 눈이 내리면 거대한 수묵화가 됩니다.
봄에는 벚꽃이 흐드러지지만, 겨울의 가쿠노다테는 침묵만이 흐릅니다.
검은 담벼락 위에 소복이 쌓인 하얀 눈의 대비.
그 흑백의 골목을 걷다 보면, 발자국 소리마저 조심스러워집니다.
인력거꾼의 입김, 처마 끝에 매달린 고드름.
화려한 색채를 모두 걷어낸 자리에 남은, 일본 특유의 정갈한 미학을 만날 수 있는 거리입니다.
일본에서 가장 깊은 호수(수심 423.4m), 다자와 호수.
그 깊이만큼이나 물의 색깔은 신비롭습니다.
단순한 파란색이 아닌, 보석 '루리(유리)'색이라 불리는 짙고 투명한 쪽빛.
눈 덮인 하얀 설산과 대비되는 그 시리도록 푸른 물빛.
호수 한가운데 서 있는 황금빛 '다츠코 동상'은 영원한 아름다움을 갈망했던 전설을 품고 서 있습니다.
아무리 추운 겨울에도 얼지 않는다는 이 호수 앞에 서서,
바닥을 알 수 없는 그 깊은 푸름을 멍하니 응시하는 시간.
내 마음의 깊이까지 들여다보게 만드는, 거울 같은 호수입니다.
아키타는,
나를 찾기 위해 떠나는 여행지가 아니라,
나를 숨기기 위해 떠나는 여행지였습니다.
그 깊은 눈 속에 파묻혀,
세상의 소음을 잠시 잊고 싶을 때.
아키타행 기차는 당신을 가장 고요한 쉘터로 안내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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