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던 강물이 멈추고, 단단한 얼음 대지가 됩니다.
그리고 그 차가운 얼음판 위로 수만 명의 사람들이 올라서는 비현실적인 광경.
영하 10도를 오르내리는 혹한 속에서도,
사람들의 입김과 환호성으로 후끈거리는 곳이 있습니다.
세계 4대 겨울 축제이자, 한국의 겨울을 대표하는 '화천 산천어 축제'.
이불 밖은 위험하다는 말을 비웃기라도 하듯,
가장 차가운 곳에서 만난 가장 뜨거운 3가지 즐거움입니다.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얼음 낚시입니다.
두꺼운 얼음 위에 뚫린 지름 15cm 남짓한 작은 구멍.
그 작은 세상 안으로 낚싯줄을 드리우고, 숨죽여 기다리는 시간.
세상의 모든 소음은 차단되고, 오직 손끝에 전해지는 미세한 진동에만 집중하게 됩니다.
그러다 '툭' 하는 입질과 함께 은빛 산천어가 펄떡이며 올라오는 순간.
"잡았다!"
얼음판 곳곳에서 터져 나오는 환호성.
추위조차 잊게 만드는 그 짜릿한 손맛은,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르는 중독입니다.
낚시가 '정적'이라면, 맨손 잡기는 '동적'인 에너지의 폭발입니다.
반팔, 반바지 차림으로 차가운 물속에 뛰어드는 사람들.
추위와 맞서며 물속을 헤집고 다니는 그들의 표정에는 비장함마저 감돕니다.
미끄러운 산천어를 기어코 가슴에 품고 물 밖으로 나왔을 때의 그 성취감.
보는 사람마저 덩달아 몸에 열이 오르게 만드는, 겨울 축제의 가장 뜨거운 현장입니다.
문명 속에서 잊고 살았던 인간의 원초적인 사냥 본능이 깨어나는 순간이죠.
잡은 고기는 그 자리에서 먹어야 제맛입니다.
축제장 한편에 마련된 구이터로 가면, 내가 잡은 산천어를 소금만 툭툭 뿌려 통째로 구워줍니다.
장작불 냄새가 배어있는 노릇한 껍질을 가르면, 김이 모락모락 나는 하얀 속살이 드러납니다.
담백하고 고소한 그 맛.
꽁꽁 얼었던 몸이 따뜻한 생선 살 한 점에 사르르 녹아내립니다.
직접 잡았다는 뿌듯함이 더해져, 세상 그 어떤 고급 요리보다 더 깊은 풍미를 선사합니다.
화천 산천어 축제는,
겨울을 '피하는' 것이 아니라 '정면으로 마주하는' 곳이었습니다.
매서운 추위를 즐거움으로 바꾸는 사람들.
그 뜨거운 열기 속에 섞여 있다 보면,
어느새 이 긴 겨울도 꽤나 사랑스럽게 느껴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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