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다이행 신칸센 안에서 나는 줄곧 창밖만 바라보았다.
도쿄를 벗어나자마자 풍경이 달라졌다. 빽빽한 빌딩이 논밭으로 바뀌고, 터널을 몇 개 지나니 하늘이 한 톤 더 맑아졌다. 두 시간도 채 안 되어 도착한 센다이역은 도쿄역의 소란함과는 확연히 다른 공기를 갖고 있었다. 사람은 적당히 많고, 걸음은 적당히 느렸다. 이 '적당함'이 센다이의 첫인상이었다.
솔직히 말하면 센다이는 계획에 없던 도시였다. 도쿄와 오사카는 너무 많이 갔고, 어딘가 새로운 곳을 찾다가 '규탄'이라는 단어 하나에 이끌려 온 것이 전부다. 소의 혀를 숯불에 구워 먹는 그 요리. 센다이역 3층에는 아예 '규탄 거리'가 있다는 말에 비행기 표를 끊었으니, 어찌 보면 위장이 이끈 여행이었다.
첫 번째 숙소는 '온야도 노노 센다이'였다. 도미인 계열의 프리미엄 브랜드라는 설명보다, 로비에서 신발을 벗는 순간의 감각이 더 정확한 소개일 것이다. 슬리퍼도 없이 맨발로 다다미를 밟으며 복도를 걸었다. 발바닥에 닿는 서늘하고 부드러운 촉감이 묘하게 마음을 풀어주었다.
최상층의 천연 온천에 몸을 담갔을 때, 하루 종일 걸어 퉁퉁 부었던 다리가 서서히 가벼워지는 게 느껴졌다. 흉내만 낸 온천이 아니라 진짜 천연 온천수라는 게 몸으로 알겠더라. 밤 아홉 시 반이 넘자 로비에서 무료 야식 소바를 내주었다. 간장 베이스의 따뜻한 국물을 한 모금 마시며 '아, 이래서 사람들이 이 호텔에 빠지는구나' 싶었다.
다만 센다이역에서 걸어서 십 분 정도 거리라, 큰 캐리어를 끌고 올 때는 아케이드 상점가를 관통해야 하는 수고로움이 있다. 그래도 그 십 분의 산책이 센다이 시내의 분위기를 처음으로 읽게 해준 시간이기도 했다.
둘째 날 아침, 비가 내렸다. 마쓰시마를 보러 가야 했기에 일찍 짐을 챙겼는데, 체크아웃 후 캐리어를 끌고 빗속을 걷는 건 상상만으로도 피곤했다. 그래서 둘째 숙소는 처음부터 '호텔 메트로폴리탄 센다이'로 잡아두었다.
이 호텔의 진가는 비 오는 날 드러난다. 센다이역과 건물이 통로로 바로 연결되어 있어서, 기차에서 내려 로비까지 우산을 한 번도 펴지 않았다. 부모님을 모시거나 아이와 함께 온 여행이라면 이 접근성 하나로 숙소 고민이 끝날 것이다.
4성급답게 방은 일본 비즈니스호텔 특유의 답답함이 없었다. 침구가 좋아서 마쓰시마에서 돌아온 밤, 침대에 누운 지 삼 분도 안 되어 잠들었던 기억이 난다. 다만 대욕장이 없다는 점은 온천을 기대한 여행자에게 아쉬울 수 있다. 그래도 객실 욕조가 꽤 깊어서, 반신욕 정도는 충분히 가능했다.
마지막 밤은 '알몬트 호텔 센다이'에서 보냈다. 선택의 이유는 단 하나, 조식이었다.
이 호텔은 무조건 조식 포함으로 예약해야 한다. 뷔페 접시 위에 규탄 카레가 올라오고, 센다이 명물 어묵이 따끈하게 놓여 있고, 즌다떡 디저트까지 깔린다. 평일 기준 10만 원 안팎의 숙박비를 생각하면, 조식 한 끼만으로 가격표의 절반은 뽑는 셈이다.
방은 솔직히 좁다. 28인치 캐리어 두 개를 바닥에 펴면 복도가 사라진다. 창밖으로는 옆 건물 벽이 전부다. 하지만 지하의 대욕장에서 하루의 피로를 풀고 나면, 좁은 방이 오히려 아늑한 안식처처럼 느껴졌다. 화려함 대신 실속을 챙기는 여행자에게, 이 호텔은 꽤 정직한 선택이다.
세 곳의 숙소는 각각 다른 결을 가지고 있었다. 다다미의 서늘함, 역과 연결된 편안함, 그리고 아침 식탁의 따뜻함. 어느 것이 가장 좋았느냐 묻는다면, 그건 여행의 목적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다만 한 가지 확실한 건, 센다이는 도쿄가 지겨워진 사람에게 꼭 맞는 도시라는 것이다. 규탄 한 점의 두께만큼, 온천 물의 온도만큼, 이 도시는 과하지 않게 좋았다.
숙소를 정하지 못해 여전히 검색창 앞에서 머뭇거리고 있다면, 내가 직접 묵어보고 정리한 센다이 숙소 가이드를 참고해보시길. 세 곳의 장단점과 실제 가격까지 솔직하게 담아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