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쓰시마 당일치기로는 절대 못 보는 풍경이 있다.

by 호텔몽키

마쓰시마에 도착한 건 오후 두 시쯤이었다.


유람선 선착장 앞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단체 관광버스에서 쏟아진 사람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굴 구이를 사 먹고, 고다이도 앞에서 셀카를 남긴 뒤 다시 버스에 올라타는 데까지 대략 두 시간. 마쓰시마의 낮은 그런 곳이었다. 일본 3대 절경이라는 수식어가 무색할 만큼, 사람의 속도가 풍경을 이기고 있었다.


나도 그렇게 돌아갈 수 있었다. 센다이역 앞 비즈니스호텔에 짐을 풀어놓았으니 저녁엔 규탄이나 먹으러 가면 되었다. 그런데 뭔가 아쉬웠다. 260개의 섬이 바다 위에 떠 있다는데, 이 소란 속에서는 그 숫자가 실감나지 않았다.


그래서 남기로 했다.


다섯 시, 셔터가 내려간 뒤

오후 다섯 시가 되자 마쓰시마가 완전히 달라졌다. 상점가의 셔터가 하나둘 내려가고, 유람선이 멈추고, 단체 관광객들이 사라졌다. 그제야 파도 소리가 들렸다. 해질 무렵 고다이도 너머로 번지는 주황빛을 혼자 서서 바라보았을 때, 비로소 왜 이곳이 일본 3대 절경인지 알겠더라.

이것이 마쓰시마에서 하룻밤 자야 하는 이유다. 낮의 마쓰시마는 관광지이지만, 밤의 마쓰시마는 풍경이다.


료칸이라는 사치에 관하여

image.png 온라인 커뮤니티

첫 번째로 묵은 곳은 이치노보였다. 료칸 매니아들 사이에서 성지로 통하는 곳이라 했다. 올 인클루시브라는 말이 체크인 순간부터 실감이 났다. 라운지에 놓인 생맥주를 따르고, 하겐다즈를 집어 들고, 노천탕에 몸을 담갔다. 탕에 들어가 수평선을 바라보면 바다와 온천이 하나로 이어지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인피니티 풀이라는 말이 이런 거구나 싶었다.

저녁 뷔페에서 셰프가 눈앞에서 구워준 스테이크를 먹으며 생각했다. 이 정도면 사치가 아니라 보상이라고. 다만 숙박비가 묵직한 건 사실이다. 부모님 환갑 여행이나 기념일처럼, 큰맘을 먹을 이유가 있는 날에 어울리는 곳이었다.


창문 너머의 일출

image.png 온라인 커뮤니티

둘째 날은 센추리 호텔로 옮겼다. 이치노보의 화려함과는 결이 달랐다. 이 호텔의 무기는 단 하나, 위치다. 문을 열고 나가면 바로 유람선 선착장이고, 고다이도까지 걸어서 일 분. 뚜벅이에게 이보다 완벽한 동선은 없었다.

인테리어에서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긴 했다. 하지만 그런 건 새벽 다섯 시에 잠이 깨어 커튼을 걷는 순간 다 잊었다. 창문 가득 마쓰시마의 일출이 들어왔다. 섬들 사이로 빛이 퍼지는 광경을 이불 속에서 보고 있자니, 굳이 패딩을 껴입고 밖에 나갈 이유가 없었다. 이 장면 하나로 이 호텔은 충분했다.


언덕 위의 식탁

image.png 온라인 커뮤니티

마지막은 타이칸소에서 보냈다. 언덕 위에 자리 잡은 대형 리조트라 뷰 하나만큼은 마쓰시마 전체를 통틀어 원탑이었다. 로비에 들어서는 순간 통창 너머로 펼쳐지는 파노라마에 걸음이 멈춘다.

이 호텔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석식 뷔페였다. 큼직한 스테이크, 산더미처럼 쌓인 스시, 갓 튀겨낸 튀김. 가이세키의 소량 코스에 아쉬움을 느꼈던 사람이라면 여기서 속이 시원해질 것이다. 다만 규모가 큰 만큼 단체 손님이 많아, 료칸 특유의 고즈넉한 정적을 기대하면 분위기가 다를 수 있다.

언덕 위라 역에서 걸어 올라가면 등산이 되므로, 셔틀버스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남겨진 것들

센다이로 돌아가는 기차 안에서 창밖을 보았다. 마쓰시마의 섬들이 점점 작아지고 있었다. 당일치기로 왔다면 저 섬들은 그저 사진 속 배경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하룻밤을 보냈기에 나는 안다. 관광객이 사라진 뒤의 고요함을, 새벽 창문으로 들어오는 첫 번째 빛을, 온천에서 올려다본 별을.

마쓰시마는 보는 곳이 아니라 머무는 곳이었다.

숙소를 아직 못 정하셨다면, 세 곳의 장단점과 실제 예약 팁을 솔직하게 정리해둔 가이드가 있다. 당일치기로 스치지 말고, 하룻밤만 남겨보시길.


마쓰시마 숙소 추천 TOP 3 전체 가이드 보러 가기



#마쓰시마여행 #마쓰시마숙소 #마쓰시마료칸 #일본3대절경 #센다이근교 #도호쿠여행 #이치노보 #마쓰시마센추리호텔 #타이칸소 #일본온천료칸

작가의 이전글도쿄가 지겨워진 사람에게 권하는 도시, 센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