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 년 전에 말이죠.
무언갈 해내겠다는 거창한 포부가 아니라 우연히 마주한 시작이었다. 10년 전 나는 인터뷰어가 되었고 지금도 인터뷰어로 일하고 있다.
인터뷰어(interviewer) : 특정한 목적을 가지고 개인이나 집단을 만나 정보를 수집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 (국어사전)
십 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이야기, 무엇이든 십 년만 해라 전문가가 될 것이다, 이런 이야기들은 수없이 내 귀를 스쳤지만 나는 십 년 동안 강산이 변할 만큼의 필력이 생기지도, 이 분야에 탁월한 전문가가 되지도 못했다. 십 년이 지나도, 변하지도 않고 발전하지도 않는 게 있을 수 있구나. 그게 나구나.
더 안타까운 건, 늘지 않고 변하지 않는 일을 내가 좋아한다는 것이다. 개탄스럽다.
나는 여전히 사람을 만나며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다. 그리고 그 이야기를 지면에 담아낸다. 나는 이 과정과 결과물에 희열을 느낀다. 주인공이 아닌, 주인공을 담아내기 위해 존재하는 사람. 나.
오늘도 나는 핸드폰을 들어 올려 정성스럽게 번호를 터치한다. 인터뷰이를 섭외하기 위해서다. 십 년째 섭외 전화를 돌리고 있지만, 나는 모든 과정 중에 이 과정이 제일 어렵다. “안녕하세요. 저는 월간지 기자 이혜미라고 합니다.”
처음엔 거절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었다. 한 번 두 번 전화를 돌리다 보면 괜찮아지겠지, 무뎌지겠지, 했던 건 엄청난 착각이었다. 우리 매체를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이 태반이었기에 나는 이 매체에 대해 설명하며 설득해야 했다. 누가 섭외만 해주면 한 달에 30건의 인터뷰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라고 말이라도 해본다)
그렇게 나는 매달 적게는 한 명, 많게는 세네 명을 만나 인터뷰를 했다. 그렇게 십 년이 지났고, 놀랍게도 내가 만난 사람은 200여 명이 되었다. 나의 요청을 받아주셨던, 그리고 나에게 본인의 이야기를 서슴없이 전달해 주셨던 많은 인터뷰이분들에게 감사하고 싶다. 그리고 십 년이 지났으니, 이젠 좀 더 전문가스러운 인터뷰어가 되어 보자는 다짐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