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타스만이 우리에게 가져다 줄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의 모습
더 기아 타스만은 그동안 기아에서 선보인 적 없었던 정통 픽업이다. 기아 브리사 픽업, 현대차 포니 픽업, 코티나 픽업 등 과거 국내에 소개됐던 승용 기반 모델과 달리, 오프로드 주행과 중량 화물 적재, 견인에 대응할 수 있는 전천후 라이프스타일을 지원한다. 특히 SUV 기반의 파생 차종이 아닌 처음부터 픽업으로 설계됐다는 점에서 우수한 성능이 기대된다. 그렇다면 이런 픽업은 어떻게 탄생된 차종일까? 픽업의 탄생 과정과 픽업을 유용하게 활용하는 해외의 자동차 문화를 통해 타스만이 기대를 모으는 이유를 알아보았다.
픽업은 짜장면과 짬뽕을 한 그릇에 담은 ‘짬짜면’과 같다. 승용차와 트럭을 결합해 하나의 차를 다양한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 나라마다 정의가 조금씩 다를 수 있지만 ‘짐칸의 덮개가 없는 소형 트럭’이 픽업이다. 이 기준을 따르자면 기아 봉고, 현대차 포터도 픽업에 해당한다. 하지만 ‘차체 측면과 짐칸을 일체화해 적재함을 뒤쪽만 열 수 있다’, ‘화물 칸보다 승객석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등 조금 더 구체적인 조건들을 덧붙이면 비로소 정통 픽업의 이미지에 가까워진다.
이러한 특징을 담은 픽업 양산 모델을 가장 먼저 선보인 것은 미국의 포드였다. 세계 최초의 대량 생산 자동차로 자리 잡은 ‘모델 T’를 개조해 뒷부분에 짧은 적재함을 달고 1925년 ‘픽업 바디(Pickup Body)’라는 이름을 붙여 출시한 것이 시초다. 이 차가 호응을 얻고 경쟁 모델이 뒤따라 나오면서 미국에서는 픽업이 주요 차종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고, 다른 나라에도 퍼져나갔다.
1934년 매끈한 2인승 쿠페 차체에 한층 넓은 적재 공간을 제공했던 포드 오스트레일리아의 ‘쿠페 유틸리티’는 혁명에 가까웠다. 현대적인 픽업의 효시로 볼 수 있는 이 차는 호주 빅토리아에 살던 어느 농부의 아내가 회사 측에 보낸 편지에서 비롯됐다. “남편과 저는 승용차와 트럭을 한 대씩 살 여유가 없지만, 일요일에는 교회에 타고 갈 승용차가 필요하고 월요일에는 돼지를 시장에 실어갈 트럭이 필요합니다. 도와줄 수 있나요?” 이와 같이 승용차처럼 편안하면서 짐도 실을 수 있는 차를 원했던 고객의 요청이 픽업의 발전으로 이어졌다. 호주에서 탄생한 이 콘셉트는 해외의 다른 제조업체들로부터 재해석되어 전 세계에 수많은 픽업을 탄생시켰다.
농촌의 필수품으로 자리매김한 호주의 픽업은 점차 ‘유트(Ute)’라는 독특한 차종으로 진화했다. 유틸리티 또는 쿠페 유틸리티를 뜻하는 유트는 승용차의 뒷부분에 차체와 일체화된 적재함을 통합한 것이 특징이다. 유럽 등의 시장에서 소형 상용차 역할로 쓰였던 승용 픽업들과 비교하면 차체가 크고 늘씬하며, 승용차 성격이 유독 강한 픽업 모델로 볼 수 있다. 포장도로용 고성능 모델이 출시되는가 하면 별도의 경주대회와 연례 축제가 열리는 등 유트는 호주 특유의 자동차 문화가 됐다. 정통 유트들이 단종된 지금은 일반적인 픽업 트럭도 유트로 불리는데, 아름다운 대자연만큼이나 험난한 지형과 기후 조건을 가진 호주는 견고함과 신뢰성을 제공하는 픽업 차종에 대한 관심이 높은 시장 중 하나이다.
호주의 유트와 달리 미국의 픽업은 승용차보다 트럭에 가까운 형태로 발전했다. 사륜구동이 일반화되면서 보디 온 프레임 구조를 기반으로 한 강인한 오프로드 성능이 장기로 더해졌다. 당초 기능을 중시하고 소박했던 픽업의 주요 수요층은 농업, 건축, 소상공인 등 직업상 자신의 차를 운반 수단으로 쓰는 이들이었다.
하지만 주중에는 튼튼한 이동 수단, 금요일에는 쇼핑 카트, 주말에는 오프로드 차량, 휴가 때에는 트레일러를 끌거나 적재함에 캐노피를 얹어 캠핑카로 활용할 수 있는 다재다능한 차라는 점이 부각되면서, 점차 일보다는 즐기기 위해 타는 차로 변모했다. 특히 1970년대 이후에는 승용차와 같은 용도로 픽업을 타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고, 적재함이나 견인 성능을 제대로 쓸 일이 없더라도 승용차 대신 픽업을 선택하는 것이 이상하지 않게 됐다. 픽업은 단순한 탈것이 아니라 미국의 자유와 개척정신을 상징하는 차다. 이미 오래전부터 승용차보다 픽업이 더 많이 팔리는 시장이 된 것도 무리가 아니다.
산악 지형과 험한 도로가 많은 동남아시아에서도 픽업은 필수품처럼 자리 잡고 있다. 도시와 농촌 모두에서 물건을 운반하거나 사람을 태우는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된다. 특히 적재함에 벤치 시트를 달아 여러 사람이 탈 수 있도록 만든 쏭태우가 이색적이다. 세계 유수의 자동차 회사들이 태국 현지 공장에서 내수 및 수출용 픽업 트럭을 생산하고 있기도 하다. 이 밖에도 라틴 아메리카와 남아프리카 공화국 등에서는 승용차 기반의 픽업이 중요한 시장을 형성하고 있으며, 사막과 같은 다양한 오프로드 환경이 있는 아프리카와 중동에서도 픽업에 대한 관심이 높다.
이처럼 픽업의 뛰어난 활용성 덕분에 최근 국내 픽업 시장의 분위기도 사뭇 달라졌다. 기존 픽업이 산업 용도로 활용되거나 소수의 매니아만 애용하는 차량이었다면, 현재는 아웃도어 활동이나 레저와 같이 역동적인 라이프스타일을 즐기는 소비자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이다.
국내에서는 픽업이 주로 거친 산업 현장에서 활용되다 보니 레저 용도로 사용하기에는 편의 사양이 부족하다는 선입견이 있었다. 그러나 타스만은 개발 단계부터 고객의 소리를 적극 반영해 안락한 실내 공간을 마련하고, 첨단 편의 사양과 안전 사양을 대거 적용했다. 따라서 타스만은 픽업에 대한 선입견을 깨고, 고객의 수요를 완벽히 충족시키는 픽업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에서 픽업이 가장 많이 판매되는 시장은 단연 종주국인 미국이다. 지난 2023년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자동차 1~3위가 모두 픽업이었는데, 실은 이는 아주 오래전부터 매년 반복되고 있는 일이다. 워낙 폭넓은 수요층의 각기 다른 용도와 목적을 두루 만족시키는 차종이다 보니 종류도 세분화되어 몹시 다양하다.
픽업의 간단한 분류는 크기로 구분하는 것이다. 미국에서 가장 대중적인 정통 픽업은 ‘풀 사이즈(Full-Size)’ 모델이다. 차체 폭이 2m를 넘기며, 전체 길이는 트림이나 옵션에 따라 달라지지만 6m 이상이 될 수도 있다. 견고함과 신뢰성은 물론 오프로드를 누비며 무거운 화물을 나르고 견인해야 하는 만큼 ‘보디 온 프레임’ 차체 구조가 일반적이다. F-150으로 대표되는 포드의 F-시리즈, 쉐보레 실버라도, 램(RAM) 픽업이 여기에 속하며, 이들이 앞서 언급한 미국 시장 연간 판매 1~3위 모델들이다.
풀 사이즈 픽업 트럭은 북미에서나 무난할 뿐, 덩치와 배기량이 워낙 크다 보니 다른 시장에서는 그리 대중적이지 않다. 그런데 그보다 더 큰 헤비듀티(Heavy-Duty, HD) 픽업도 있다. 표준 풀 사이즈보다 월등히 높은 적재중량과 견인 성능을 갖춘 픽업 트럭으로, 주로 승용보다는 상용으로 사용된다.
북미를 제외한 여러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수용 가능한 것은 풀 사이즈보다 한 단계 아래인 미드 사이즈(Mid-size), 즉 중형 픽업부터다. 크기는 상대적으로 작지만 여전히 5m를 훌쩍 넘기는 차체 길이를 가지며, 보디 온 프레임과 같은 정통 픽업 트럭의 특징들을 그대로 제공한다. 기아 타스만이 여기에 속한다.
이보다 더 작은 사이즈는 콤팩트 픽업으로 분류되며, 모노코크 구조의 소형 및 준중형 SUV나 승용차 플랫폼을 바탕으로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따라서 정통 픽업과는 성격을 달리하여 소형 경량 화물 운송과 도심 주행에서의 편의성에 초점을 맞춘 경우가 많다. 현대차가 4세대 투싼을 기반으로 만든 도심형 픽업 싼타크루즈가 여기에 속하며 감각적인 스타일과 기동성, 편안한 승차감 등을 내세워 젊은 고객층에게 어필하고 있다.
기아 연구원들의 표현을 빌리자면, 타스만은 ‘기아가 처음 시도하는, 최초의 픽업 트럭’이다. 1970년대 기아의 첫 승용 모델이었던 브리사에도 픽업 모델이 있긴 했지만, 타스만은 기아가 처음부터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정통 픽업으로 개발했다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가 있다.
사실 지난 수십 년간 기아는 이 매력적인 차종에 대한 진지한 관심을 몇 차례 드러낸 바 있다. 1995년 서울모터쇼에서 공개한 콘셉트카 ‘프론티어’가 대표적인 예다. 프론티어 콘셉트카는 1세대 스포티지의 1열 시트 뒤로 레저 장비들을 실을 수 있도록 적재함을 이어 붙인 픽업이었다. 타스만의 계보에 좀 더 가까운 차로는 2004년 시카고 모터쇼에서 공개한 ‘KCV-4 모하비(Mojave)’를 들 수 있다. 당시 기아가 미국의 중형 픽업 시장 진출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개발한 콘셉트카로, 차별화된 디자인과 실용성을 겸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리고 온라인을 통해 기아가 공개한 타스만의 개발 과정 영상들은 타스만이 이러한 기대에 십분 부응할 것임을 약속한다. 호주와 미국, 아랍에미리트 등 세계 각지를 누비며 혹독한 환경을 견디고 험한 지형을 돌파하고 무거운 화물을 나르며, 차체 강성과 견인 능력의 한계에 도전하는 모습은 타스만이 국산 픽업에 대한 선입견을 훌쩍 뛰어넘어 정통 픽업으로 완성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픽업 트렌드를 반영한 최신 모델답게 포장도로에서도 뛰어난 승차감과 세련미, 고급 승용차에 뒤지지 않는 첨단 편의 및 안전 사양들을 뽐낼 것임은 자명하다. 오랜 세월에 걸쳐 픽업 트럭의 매력을 경험한 소비자들의 눈높이를 충족시키고, 픽업 시장에서 잔뼈가 굵은 쟁쟁한 경쟁자들과 맞서려면 마땅히 그래야 한다. 기아 타스만은 오는 29일 16시 사우디 제다모터쇼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될 예정이다. 우리의 기억속에 희미했던 기아 픽업 모델의 부활, 마침내 우리는 새로운 라이프스타일 픽업 더 기아 타스만의 실체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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