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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MG 저널 Nov 05. 2024

2024 오픈 이노베이션 라운지에서 발견한 혁신 기술

혁신 기술을 발굴하기 위한 현대자동차그룹의 개방형 상품개발 플랫폼



기계공학 중심의 제조업, 즉 2차 산업으로 그 시작을 알렸던 자동차 산업은 이제 근본적인 개발 방식부터 변화하는 패러다임 전환을 맞이했다. 특히 산업 간의 기술 경계가 허물어짐에 따라 모빌리티 생태계는 그 저변을 꾸준히 넓혀가고 있다. 기업들은 이에 대응하고자 다양한 분야의 외부 기업과의 협업을 거쳐 혁신을 일궈내는 ‘오픈 이노베이션(Open Innovation)’ 전략을 펼치고 있다. 미래 모빌리티 기술 개발에 앞장서고 있는 현대자동차그룹 역시 오픈 이노베이션에 진심이다. 현대차그룹은 해마다 오픈 이노베이션 라운지를 개최하며 유망한 글로벌 스타트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오픈 이노베이션, 개방형 혁신 생태계를 구축하다



현대차그룹의 오픈 이노베이션은 기술 양산 이전, 크게 3가지의 검증 과정을 거친다. 우선 고객 관점에서 필요로 하는 기술 경험을 발굴하고, 이에 따라 글로벌 스타트업이 제안하는 아이디어의 콘셉트를 검증(PoC, Proof of Concept)한다. 이후 상품화 시나리오에 따라 기술의 양산 가능성을 검토하는 선행 검증(Pretotyping) 단계를 거친다. 그리고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기술 양산을 최종 결정한다.


현대차그룹은 이를 위해 오픈 이노베이션 거점인 ‘현대 크래들(Hyundai CRADLE)’과 ‘제로원(ZERO1NE)’을 통해 글로벌 거점별 주요 시장 스타트업들의 기술 시나리오를 검토해 왔으며, 제로원 공모와 같은 스타트업과의 협업을 지속하고 있다. 또한 선행 검증 단계에 있는 기술은 HATCI(Hyundai America Technical Center, Inc, 현대차 미국기술센터), HMETC(Hyundai Motor Europe Technical Center, 현대차 유럽기술연구소)와 같은 해외 기술연구소 및 그룹사 / 협력사 등과의 협업으로 기술 개발을 진행했다.




지난 10월 28일부터 11월 1일까지 열린 ‘2024 오픈 이노베이션 라운지’에서 현대차그룹과 스타트업의 이상적인 협업을 확인할 수 있었다. 올해로 6회 차를 맞은 오픈 이노베이션 라운지는 “기술을 경험으로 그려내는 시간(Sketching the Path to Innovation)”이라는 주제로 현대차그룹 양재동 본사에서 열렸다. 현대차그룹은 스타트업과 협업을 통해 개발 중인 12개의 기술 실물을 사옥 내부 및 야외 공간에 전시했으며, 10가지의 미래 기술 경험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행사에 전시된 기술은 상품화 단계에 따라 크게 PoC 기술과 선행 검증 기술로 구분해 전시 구역을 구성했으며,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스타트업들이 구상한 아이디어를 실물로 구현할 수 있도록 제작비 일체와 부품 및 차량 등을 지원했다. 각 스타트업은 이를 기반으로 최대 10개월간 기술과 아이디어를 실제 차량에 적용하거나 목업으로 구현해 행사에 참여했다.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첫걸음, ‘PoC 존’


다목적 스튜디오에는 세 가지 부문의 평가를 거쳐 선정된 PoC 기술을 전시했다


동관 8층 다목적 스튜디오의 ‘PoC 존’에 전시된 부품들은 모두 PoC, 즉 개념 검증 단계에 있는 기술을 바탕으로 한다. 올해 오픈 이노베이션 라운지에 마련된 7건(한국 2건, 북미 3건, 유럽 1건, 이스라엘 1건)의 PoC 기술은 고객 만족도와 기술 구현 가능성, 기술 독창성 부문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은 스타트업의 신기술이다.



탑승자 인식을 통해 인포테인먼트를 비롯해 다양한 기능을 최적화하는 기술이 신규 PoC 기술의 주를 이뤘다


이번 오픈 이노베이션 라운지의 PoC 존에서는 탑승자의 행동이나 상태를 인식해 차량을 자동으로 최적화하는 맞춤형 기술들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가령 요비(Yobe)는 AI 기반으로 음성 생체 정보(Voice Biomatrix)를 추출해 화자를 식별하는 ‘화자 인식’ 기술을 선보였다. 해당 기술은 시연을 통해 카페이와 같은 보안 관련 기능 측면에서 우수한 면모를 보였다.


노베토(Noveto)와 블링크(Blink)는 탑승자 위치에 따라 서로 다른 소리를 재생하는 엔터테인먼트 기술을 선보였다. 해당 기술은 RGB 카메라를 활용해 사용자의 얼굴을 분석하고 실시간으로 추적하는 ‘안면 트래킹’과, 빔 포밍 기술로 소리를 정해진 위치에 전달하는 ‘독립 음장’ 기술의 조합으로 완성했다.



차량 조작 상태에 따라 음악을 변주하는 ‘주행 감응형 음악’(상단) 기술과 음성 데이터를 활용해 헬스케어 기능을 제공하는 ‘헬스케어 모니터링’(하단)


차량 조작에 맞춰 음악을 실시간으로 변화시키는 IAL(Impulse Audio Lab)의 ‘주행 감응형 음악’ 기술은 HMETC와의 협업을 거쳐 탄생했다. 해당 기능은 운전자가 스티어링 휠과 페달을 조작하는 것은 물론, 변속하는 순간까지 음악과 연동해 운전의 즐거움과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고자 고안되었다. 


또한 보이노시스(Voinosis)가 개발한 ‘헬스케어 모니터링’은 음성 AI 기반의 뇌인지 모니터링 서비스로, 탑승자의 음성 데이터를 수집해 스트레스 지수를 측정하거나 고령자가 취약한 경도 인지 장애에 대한 위험도를 분석한다. 이와 같은 생체 인식과 헬스 케어 기술은 이동 수단을 넘어, 새로운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는 자동차의 특성에 맞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형상 기억 합금을 활용한 에어리스 타이어(상단)와 타이어의 다양한 상태를 관측하는 타이어 모니터링 기술(하단)


자동차 부품에 혁신을 더한 기술도 PoC 존을 채웠다. 스마트 타이어 컴퍼니(Smart Tire Company)는 형상 기억 합금을 사용해 공기를 주입하지 않는 ‘에어리스 타이어’를 선보였다. 타이어 내부가 뼈대 구조로 이뤄진 해당 타이어는 기존 공압 타이어 이상의 견인력을 발휘하면서도 변형이 일어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타이어 펑쳐에도 자유로워 높은 활용도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반프(Banf)가 상용버추얼개발팀과 함께 완성한 ‘타이어 모니터링’도 전자 제어를 활용한 차량 관리 기술의 발전을 보여준다. 공기압 정보만 제공하던 타이어 공기압 모니터링 시스템(TPMS)의 한계를 넘어, 각종 센서와 AI 기반의 기술로 휠 얼라인먼트 이상을 감지하거나 타이어 마모 상태 정보를 제공해 탑승자의 안전사고를 예방한다. 



OLED 라이팅은 등화 장치에 모바일 디스플레이에 사용되는 OLED를 적용해 램프의 발광 그래픽 자유도를 높인 것이 특징이다


OLED 웍스(OLED Works)는 자사의 멀티 스택 기술을 활용해 램프 부품의 신선한 혁신을 가져왔다. ‘OLED 램프’는 자유로운 그래픽 표현이 가능한 OLED 소재를 사용해 테일램프의 역할을 수행할 뿐 아니라, 다양한 형태의 심벌 표현으로 보행자나 주변 차량과 유연하게 소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발열 페인트는 적은 양의 전류로 발열할 수 있어 다양한 방향으로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은 다목적 스튜디오에 HATCI와의 협업으로 현재 양산 검증 중인 기술 부스도 마련했다. 나노썸(Nanotherm)이 개발한 ‘발열 페인트’는 지난 2021 오픈 이노베이션 라운지에서 처음으로 기술 콘셉트가 공개되었으며, 이후 선행 검증을 거쳐 배터리 표면에 적용하고 겨울철 전기차 에너지 효율을 향상시키는 방향으로 진화했다. 나노썸 측은 발열 페인트 기술을 배터리 예열에 활용해 전기차의 겨울철 주행거리를 24%가량 늘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기술은 적은 전류로도 발열 효과를 낼 수 있으며, 유연한 물성으로 차량의 여러 부품에 적용이 가능하다.



링 타입 센서 클리닝은 단순한 부품으로 카메라의 오염을 빠르고 정확하게 제거한다


HATCI는 콩스버그(Kongsberg)와의 협력으로 양산 검증 중인 ‘링 타입 센서 클리닝’ 기술도 공개했다. 2020 오픈 이노베이션 라운지의 PoC에서 처음 선보여진 이 기술은 링 타입 워셔를 활용해 후방 카메라의 오염 물질을 빠르게 제거한다. 고리 형태의 워셔는 겉보기에 단순한 구조의 부품임에도 불구하고 최적화된 워셔액 분사 구조를 통해 차체 오염을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장점을 보였다.




자동차 협력사와의 구체적인 실증화, ‘프리토타이핑 존’



옥외 전시 공간에서는 양산 노하우를 보유한 그룹사 및 협력사가 사양을 구체화하고 양산을 검토 중인 기술들을 전시했다. 해당 기술들은 차량에 시제품을 적용한 상태로, 양산에 가까운 단계에 놓였다고 볼 수 있다. 이를 위해 양산 노하우를 갖춘 그룹사나 협력사가 협조해 PoC와 양산 단계 사이의 중간 다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서 자유자재로 그래픽을 선택해 노면에 조사할 수 있다


지난해, PoC 단계에 놓여 오픈 이노베이션 라운지에 처음으로 이름을 올린 ‘레이저 노면 프로젝션’ 기술은 양산을 위해 보다 발전한 사양을 갖춰 전시됐다. 컨티넨탈(Continental)과 마라딘(Maradin), 그리고 HMETC가 합작하여 개발한 해당 기술은 레이저 빛 반사를 이용한 MEMS(Micro Electro Mechanical System, 초소형 정밀기계 기술) 미러로 노면에 다양한 이미지를 만들어낼 수 있다. 올해에는 레이저 모듈 적용 범위를 차량의 전면, 후면, 측면으로 늘리고, 그래픽도 다양화해 차량에 필요한 정보나 콘텐츠를 노면에 표시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내부 카메라가 사용자의 시점을 추적해 더욱 실감 나는 상호작용을 가능케 했다


모베이스 전자(Mobase Electronics)와 모픽(Mopic)이 합작한 ‘리어 어시스턴스 3D 스크린’은 고화질 3D 디스플레이를 활용해 인포테인먼트의 몰입감을 더했으며, 탑승자와 교감이 가능한 캐릭터 AI 비서를 구현해 상호작용하는 경험도 한 단계 강화했다. 특히 차량 내 카메라 연동으로 비서 캐릭터가 사용자와 자연스럽게 눈을 맞추거나 자연스럽게 대화할 수 있는 것도 특징이다.



공간 음향 기술은 실시간으로 음원을 분석해 음향 요소와 재생 위치를 개별 제어할 수 있다


현대모비스와 가우디오 랩(Gaudio Lab)이 손잡고 개발한 ‘공간 음향’ 기술도 현대차그룹 임직원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AI가 실시간으로 음원을 분석하는 해당 기술은 보컬이나 기타, 베이스 등의 특정 음향 요소를 개별적으로 제어할 수 있다. 또한 재생 위치를 분리해 차량 내 특정 구역에만 소리를 전달하는 등 탑승자가 직접 음악을 제어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음원 속 가수의 목소리를 실시간으로 없애는 ‘가라오케’ 모드는 많은 임직원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오픈 이노베이션 라운지에서 공개된 기술은 내부 평가를 통해 양산 적합성을 검토하는 과정을 거친다


오픈 이노베이션 라운지에서 출품된 기술들은 행사가 진행되는 기간 동안 현대차그룹의 오픈 이노베이션 프로세스에 따라 내부 평가를 거친다. 고객 관점에서의 선호도와 필요도 등을 주요 평가 항목으로 삼아 기술의 고도화와 양산 적합성을 면밀히 검토한다. 오픈 이노베이션 라운지가 단순히 기술 전시회에 그치지 않고, 기술 혁신을 위한 상품 개발 플랫폼으로써 기능하기 위한 핵심 과정이다.



오픈 이노베이션 라운지는 미래 모빌리티의 실현을 앞당기기 위해 지속될 전망이다


이번 ‘2024 오픈 이노베이션 라운지’는 현대차그룹이 스타트업이 꾸준히 발전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기술 개발 프로세스를 마련함과 동시에 기발한 상상이 아이디어 상태에 머무르지 않도록 전적으로 지원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자리였다. 현대차그룹은 향후에도 상품화 추진이 가능한 혁신 기술에 대해 실제 차량에 빠르게 적용할 수 있도록 오픈 이노베이션 플랫폼을 지속하고 글로벌 스타트업과의 협업을 확대해 나갈 전망이다. 오픈 이노베이션 라운지에서 마주했던 기술들이 미래 모빌리티 세상을 어떻게 바꿀 수 있을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사진. 조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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