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EV6 GT가 고성능 전기차 비교평가에서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전기차 시대가 성숙해지면서 ‘전기차=효율적이고 지속 가능한 모빌리티’라는 공식만으로는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어렵게 됐다. 수백 마력에 달하는 출력, 고성능 내연기관차 못지않은 주행 감각, 트랙 주행에 최적화된 모터와 배터리 제어 기술 등 전기차가 고성능의 영역까지 뛰어든 지금, 진정한 경쟁력은 전동화 기술과 주행 성능의 하모니를 찾는 데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독일 자동차 전문지 〈아우토 모토 운트 슈포트(Auto Motor und Sport, 이하 AMS)〉가 고성능 전기차 3종의 비교 평가를 진행해 전기차 시장의 새로운 기준을 분명히 보여줬다.
〈AMS〉는 〈아우토 빌트(Auto Bild)〉, 〈아우토 자이퉁(Auto Zeitung)〉과 함께 신뢰성 높은 독일 3대 자동차 매거진 중 하나로, 독일은 물론 유럽 전역의 소비자들에게 큰 영향력을 미치는 매체다. 2년 전, 기아 EV6 GT가 유럽에 처음 등장했을 때 고성능 전기차 비교 평가를 진행한 바 있으며, 당시 〈AMS〉가 내린 결론은 다음과 같았다. “EV6 GT만큼 재미있고 빠른 데다 신뢰할 수 있는 고성능 전기 SUV는 없다시피 하다. 오늘날의 고성능 내연기관차처럼 숭배의 대상이 될 만한 가능성을 가진 유일한 전기차는 EV6 GT다.”
그로부터 2년 뒤 다양한 전기차가 등장한 지금, EV6 GT의 위상은 달라지지 않았을까? 이를 확인하기 위해 〈AMS〉가 다시금 고성능 전기차 비교 평가를 진행했다. 이번에 EV6 GT가 맞붙은 모델은 테슬라 모델 Y와 폴스타 4였다.
모델 Y는 테슬라의 베스트셀링 SUV로, 올해 초 페이스리프트를 거쳐 디자인 및 상품성 측면에서 큰 업그레이드를 이뤘다. 폴스타 4는 중국 지리자동차 산하의 전기차 브랜드 폴스타가 지난해 선보인 쿠페형 SUV다. EV6 GT 또한 지난해 말 페이스리프트를 거치며 디자인을 다듬고 편의 사양을 개선하는 등 상품성을 끌어올렸다. 특히 발진 가속을 극대화하는 런치 컨트롤, 고성능 내연기관차의 변속감을 모사해 운전의 즐거움을 강화하는 가상 변속 시스템(VGS) 등 고성능에 걸맞은 특화 사양을 새롭게 적용했다.
〈AMS〉는 바디, 안전성, 컴포트, 파워트레인, 주행 성능, 환경, 비용 등 7개 부문에 걸쳐 꼼꼼한 평가를 진행했다. 이 가운데 EV6 GT는 바디, 안전성, 파워트레인, 주행 성능 부문에서 크게 격차를 벌리며 1위를 기록해 총점 597점으로 모델 Y(574점)와 폴스타 4(550점)를 큰 차이로 이겼다. 특히 출력, 가속 성능 등을 평가하는 파워트레인 부문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으며, 경쟁 모델과 가장 두드러진 차이가 나타난 부문은 주행 역동성 및 핸들링 성능 등을 평가하는 주행 성능이었다.
이번 평가에 동원된 세 모델은 모두 앞뒤에 모터를 하나씩 갖춰 378~478kW(약 514~650마력)에 달하는 강력한 출력을 품고 있었다. 정지 상태에서의 발진 가속 성능을 평가한 결과, EV6 GT는 3.5초를 기록해 모델 Y(5초)와 폴스타 4(3.8초)보다 빨랐으며, 추월 가속 성능 역시 EV6 GT가 훨씬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AMS〉가 이번 비교 평가를 진행한 이유 중 하나인 고성능 전기차의 기준에 있어서 중점적으로 평가한 부분은 운전의 즐거움과 핸들링 성능이었다. 대부분의 전기차가 강한 출력만 앞세운 가운데, 고성능 전기차라고 인정할 만한 자격을 갖췄는지 면밀히 따져본 것이다. 주행 성능 평가 부문에서 운전의 즐거움 항목(30점)과 핸들링 항목(30점)에 점수를 가장 많이 부여한 이유다.
이를 위해 일상 주행뿐 아니라 러버콘으로 구성한 코스를 누가 더 빠르게 탈출하는지 겨루는 18m 슬라럼 테스트, 차로를 빠르게 변경해 전방 장애물을 피하는 회피 기동 테스트도 진행했다. 각 항목에서 EV6 GT는 경쟁 모델보다 월등히 높은 기록을 보여줘 역동적인 성능에 집중한 고성능 전기차의 자격을 아낌없이 입증했다. 또한 운전의 즐거움과 관련해서 〈AMS〉는 EV6 GT를 이렇게 평가했다. “기아는 재미있는 핫해치 감성을 주입하는 데 성공했다. 전자 제어 디퍼렌셜을 통해 주행 특성에 인위적인 킥을 섞어 넣고, 드리프트 모드와 가상 변속 기능을 탑재한 덕분이다.”
주행 성능 계측 테스트에서 큰 차이는 제동 평가에서 나타났다. 100km/h 주행 중 완전히 정지할 때까지 EV6 GT는 냉간 33.6m, 열간 33.2m를 기록해 우수한 제동력을 입증했다. 모델 Y와 폴스타 4보다 차 1대의 절반 길이만큼 일찍 멈춘 것이다. 이는 긴급 상황 시 사고 발생 유무를 결정지을 만큼 커다란 차이로, 안전성 부문에서 격차가 벌어지는 결과로 이어졌다. 이밖에 다양한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을 경쟁 모델보다 풍부하게 갖춘 것도 EV6 GT가 안전성 부문에서 앞서 나가는 데 영향을 미쳤다.
실내 공간의 크기 및 활용도, 조작 계통의 사용 편의성 등을 평가하는 바디 부문에서는 EV6 GT의 우수한 사용자 설계가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경쟁 모델이 대형 터치 스크린 안에 대부분의 자동차 조작 기능을 배치해 운전 중에 쓰기 불편하다는 평가를 받은 반면, EV6 GT는 각종 조작 장치, 스위치, 버튼 등을 쓰기 편하게 배치했다는 점이 긍정적인 요소로 인정받았다.
충전 성능 테스트에서도 EV6 GT의 우수함이 돋보였다. 〈AMS〉는 급속 및 완속 충전을 번갈아 진행하면서 세 전기차의 충전 성능을 자세히 살펴보고 이렇게 평가했다. “800V 고전압 시스템을 갖춘 EV6 GT는 초급속 충전 시 최대 200kW 이상의 충전 출력을 15분 이상 유지한다. 덕분에 배터리 10~80% 구간에서의 충전 속도가 가장 빠르다.”
이는 현대자동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의 혁신적인 전동화 기술력에서 비롯된 결과다. EV6 GT를 비롯해 E-GMP를 기반으로 완성된 현대차그룹의 전기차는 세계 올해의 차 및 올해의 전기차, 북미 올해의 차 등 세계 무대에서 높은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EV6 GT는 2023년 세계 올해의 고성능 자동차로 선정돼 우수한 퍼포먼스와 효율성을 인정받은 바 있다.
이번 비교 평가를 진행한 〈AMS〉 역시 EV6 GT의 우수한 상품성과 고성능 전기차로서의 가치를 높이 평가했다. 〈AMS〉는 다음과 같은 최종 평가를 내리며 EV6 GT의 승리를 다시 한번 선언했다. “모델 Y의 품질은 이전보다 분명히 좋아졌다. 하지만 강력한 성능, 우수한 조작성, 빠른 충전 능력을 갖춘 EV6 GT 앞에서는, 세련되지만 비싼 폴스타 4와 마찬가지로 모델 Y도 승산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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