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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MG 저널 Jul 16. 2020

국제수소포럼에서 만난 글로벌 수소 경제의 현주소와 비전

2020 수소모빌리티+쇼의 개최와 함께 국제수소포럼이 열렸다.


지난 7월 1일 ~ 3일, 고양시 킨텍스에서 ‘2020 수소모빌리티+쇼’가 진행됐다. 2020 수소모빌리티+쇼는 수소 생산, 저장, 운송에서 모빌리티까지 수소 산업 생태계 전반의 현황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전시회다. 행사 기간의 둘째 날에는 국내외 수소전문가와 관련 기업, 각국의 수소 관련 기관 담당자가 참여해 대체에너지로서의 수소에 대한 의견을 나누기 위한 국제수소포럼도 함께 열렸다. 세계는 왜 수소에너지에 주목하고 있을까? 국제수소포럼을 통해 세계가 수소에너지에 주목하는 이유와 글로벌 수소 경제의 현주소, 비전을 살펴봤다.




수소, 탄소의 대안으로 떠오르다


수소는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와 함께 미래 사회의 주된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국제 사회가 탄소에너지를 대체할 에너지원으로 수소를 주목하고 있다. 수소가 신재생에너지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는데 가장 적합한 매개체이기 때문이다. 태양광과 바람은 세계 어느 곳에나 있지만, 지리적 여건에 따라 그 편차가 심해 이를 활용해 얻을 수 있는 에너지 생산량이 불규칙하다. 이에 따라 태양광이나 풍력과 같은 신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기에너지를 시간, 장소에 구애 받지 않고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서는 고도의 에너지 저장 기술이 함께 수반되어야 한다. 수소가 바로 이런 전기에너지의 저장 역할을 하는 것이다.



수소는 수소 연료전지 내에서 산소와 결합해 전기에너지를 생산한다


수소는 산소와 만나면 전기에너지와 물을 생산한다. 반대로 전기에너지와 물이 있다면 수소를 생산할 수 있다. 즉, 신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기에너지로 물을 전기분해하면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생산한 수소는 언제든지 산소와 결합해 다시 전기에너지로 변환해 사용이 가능하다. 물론 배터리에도 전기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지만, 무겁고 제작 비용이 많이 들어 비효율적이며 시간이 지날수록 손실되는 에너지량도 크다. 이를 옮길 운송 수단도 마련해야 한다. 하지만 신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기에너지를 수소로 바꿔 압력 탱크에 저장해서 이동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쉽다. 인프라만 갖춰진다면 송유관으로 석유를 운반하는 것처럼 수소도 국가간 연결된 수송관으로 운송이 가능하다. 또, 수소는 탱크에 물리적으로 저장하는 것이기 때문에 손실될 염려도 없다.




수소위원회 창립과 본격 수소 경제의 시작


수소위원회는 수소 경제 활성화를 위해 활동하는 운영회원사와 운영회원사의 활동을 돕는 지원회원사, 투자그룹으로 구성되어 있다


수소가 미래의 주된 에너지원으로 사용될 것이라는 의견은 대부분의 국가들이 공감을 하고 있다. 하지만 수소 경제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인프라 구축에 많은 비용과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다행히도 우리나라를 비롯한 일본, 중국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 일부와 유럽, 북미 등의 선진국을 중심으로 각국 정부와 기업들이 점차 수소 경제로의 전환을 위한 계획을 세우고 실행에 나서고 있다.


현대차, 에어리퀴드 등 13개 기업이 주축이 되어 2017년에 창립한 수소위원회는 3년 만에 81개 회사가 참여하는 거대 기구로 성장했다. 창립 초기에는 수소 관련 기술을 개발하는 기업 위주로 구성되었지만, 현재는 투자, 금융, 에너지 등 수소가 실물경제 영역에 들어올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기업들의 참여가 이어지고 있다.




각 국가의 수소 경제 활성화 비전


그럼 각 국가는 수소 경제 활성화를 위해 어떻게 대응하고 있을까? 우리나라의 경우 2020 수소모빌리티+쇼 개최를 기점으로 정부 주도의 수소 경제위원회를 발족하고 수소 경제 활성화를 위한 수소 산업 생태계 경쟁력 강화 방안, 수소 경제 전담 기관 지정안, 수소 경제위원회 운영세칙 제정안, 수소 기술 개발 로드맵 이행 현황 및 향후 계획안, 수소차·수소충전소 추진 성과 및 향후 계획안, 수소 도시 추진 현황 및 확산 전략안 등 6개의 안건을 발표했다.



수소에너지 사용은 대기오염을 줄일 뿐만 아니라 관련 산업에서의 고용 창출, 부가가치 창출로 인해 막대한 경제 효과까지 가져다 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우리나라는 세계 최초의 양산형 수소전기차를 출시한데 이어 2세대 수소전기차 넥쏘까지 출시한 현대자동차를 중심으로 수소 연료전지 운송과 수소 연료전지를 활용한 발전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와 함께 수소의 생산과 공급 시설 부분도 개발을 해나가고 있다. 정부는 수소 경제 로드맵을 통해 수소충전소 구축 방안과 특정 지역을 수소 특구로 지정해 수소를 미래 에너지 자원으로 육성할 것임을 공언했다. 그뿐만 아니라 수소 관련 기업 육성을 위해 비용과 제도적 측면에서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하고, 부족한 수소 생산량을 채우기 위해 수소 생산 설비 구축 방안과 수소 생산 국가와의 수소 무역 비전 등을 제시했다.


중국의 경우 수소를 국가 미래 에너지의 중심축으로 지정하며 ‘수소굴기’를 선언했다. 특히, 버스, 트럭과 같은 상용 수소전기차 분야를 집중적으로 육성해 보급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일본은 오래 전부터 수소 경제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수소 공급 시설인 수소충전소를 세계 최대 규모인 140여 개로 구축했고, 수소전기차를 양산하고 있다.


국제수소포럼에 참여한 네덜란드, 캐나다, 미국도 자국의 수소 경제 현황과 비전을 밝혔다. 네덜란드는 현재 동북부의 항구도시인 델프제일(Delfzijl)에서 수소를 활용한 발전 시스템을 구축해 연간 약 3,000톤에 이르는 수소로 20 MW(메가와트)에 달하는 전력을 생산해 활용하고 있다. 북부에서는 단지를 조성해 수소의 생산부터 저장, 유통, 활용 등 전 분야에 이르는 산업을 육성하고 있다.


캐나다는 연방 정부와 주 정부가 수소에너지 활용을 독려하기 위한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대표적인 정책으로는 브리티시 컬럼비아주(British Columbia), 퀘벡(Quebec) 등의 지역에서 배출가스가 없는 모빌리티(ZEV)에 대해 세금 감면 등의 혜택을 주고 있고, 서쪽에 위치한 앨버타(Alberta)에서는 수소 생산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미국은 수소전기차 보급 대수가 가장 많다. 2020년 6월 1일 기준으로 8,000대가 넘는다. 아울러 수소전기버스도 48대나 운행 중이다. 수소 관련 정책은 캘리포니아주(California)를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는데, 현재 41기인 수소충전소를 오는 2030년까지 1,000개소로 늘리고 100만 대의 수소전기차를 보급할 예정이다. 미국은 수소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수소 관련 18개의 민간 기업을 지원하고, 2030년까지 연간 140억 규모의 시장을 조성하는 동시에 70만 개의 수소 관련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수소 경제 활성화를 이끄는 수소모빌리티


수소전기차는 수소모빌리티 분야 중에서도 빠르게 양산돼 수소 사회를 앞당기는 데 앞장서고 있다. 사진은 현대차의 수소전기차 ‘넥쏘’


이번 국제수소포럼의 핵심 발표 내용 중 하나는 수소모빌리티 분야의 발전이다. 수소에서 전기를 생산해 활용하는 수소모빌리티는 수소 활용 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부문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동 중에도 안전하게 수소에서 전력을 생산하려면 높은 안전성을 갖춰야 하고, 모빌리티의 크기에 맞게 연료전지와 수소탱크를 소형화, 경량화 하는 등 고도의 기술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수소모빌리티의 발전이 곧 수소 활용 분야의 발전과 맞닿아 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현재 글로벌 수소전기차 시장은 현대차를 비롯해 양산화에 성공한 기업들이 이끌어 나가고 있으며, 타 제조사들은 이들 기업과 제휴를 통해 수소전기차를 개발하고 있다. 현대차는 2013년 2월 세계 최초로 수소전기차를 양산했고, 2018년 주행거리 609km의 수소전기차인 넥쏘를 선보였다. 현대차는 2018년 아우디와 수소전기차 관련 연료전지 기술 협력 업무협약을 맺기도 했다.



수소 연료전지 시스템은 상용 수소전기차의 차세대 동력시스템으로도 각광받고 있다. 사진은 현대차의 수소전기 대형 트럭 콘셉트카 ‘넵튠’


상용 수소전기차 개발도 활발하다. 현대차는 정부, 지자체와 협력을 통해 수소전기버스를 개발해 공급을 시작했고 대형 트럭, 중형 트럭 등도 개발을 완료했다. 최근에는 스위스에 엑시언트 수소전기 트럭 10대를 수출하기도 했다. 일본의 경우 도요타가 수소전기 시내버스 양산에 성공해 보급을 시작했고, 트럭 실증사업을 진행 중이다. 유럽에선 아스코 사와 다임러 사가, 북미에선 니콜라 사와 발라드 사가 상용 수소전기차를 개발해 시범사업, 소량 양산 등을 진행하고 있다.

아울러 모빌리티 분야의 수소 연료전지 활용 사례도 늘었다. 드론, 굴착기, 보트, 잠수함 등의 모빌리티에는 이미 수소 연료전지를 적용한 모델이 양산되고 있고, 향후 대형 선박, 철도, 트램, 도심 항공기(UAM) 등 다양한 모빌리티 분야에서도 활용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수소 사회로 가는 길


수소 도시는 완벽한 수소 사회로 가는 디딤돌로 수소의 생산, 유통, 활용이 이뤄지는 수소 사회의 비전과 이점을 보여준다


수소전기차가 등장하고 수소 경제 활성화를 위한 전 세계적인 노력이 이어지며 수소에너지는 더이상 먼 미래 사회의 청사진을 그릴 때 등장하는 에너지가 아니라 지금 언제라도 사용 가능한 현실 속 에너지가 되고있다. 하지만 사회를 움직이는 주된 에너지가 수소인 수소 사회로 가기 위해선 앞으로도 3가지 요소를 집중적으로 달성할 필요가 있다.


첫 번째는 수소에너지의 활용 폭을 대규모로 키워 규모의 경제를 달성해야 한다. 두 번째는 생산부터 저장, 운송, 활용까지 수소가 산업 전반에 활용될 수 있도록 관련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다. 마지막은 사용자 인식의 변화다. 오랫동안 탄소에너지를 활용해온 탄소 경제에서 수소 경제로의 변화는 많은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 익숙한 에너지를 버리고 새로운 에너지를 사용해야 하는 사용자 입장에서는 막연한 두려움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런 문제점은 주요 국가들이 추진 중인 수소 도시가 대안이 될 수 있다.


수소 도시는 수소 사회가 왔을 때 누릴 이점과 비전을 구현한 시범 도시로, 수소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을 바꾸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평가받고 있다. 수소 사회로 진입은 에너지 패러다임이 변하는 것이고, 이는 개인의 생활부터 기업의 활동, 국가의 미래 비전 등 많은 부분이 달라져야 가능한 일이다. 특정 집단의 주도가 아니라 각 국가와 글로벌 기업, 사용자 간의 초월적 협력이 있어야 비로소 수소 사회로 진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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