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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MG 저널 Aug 21. 2020

수많은 생명을 구해온 에어백의 진화 과정

에어백의 역사와 미래에 대해서 살펴봤다.


자동차에는 탑승자를 보호하기 위한 여러 가지 기술들이 적용되고 다양한 장비들이 탑재된다. 예컨대 자동차는 차체부터 충격을 흡수하는 구조로 설계된다. 최근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첨단운전자보조장비(ADAS) 역시 편의 사양을 넘어 중요한 안전 사양으로 여겨지고 있다. 그러나 가장 기본이 되고 핵심적인 안전 사양은 안전벨트와 에어백이다.



에어백은 일반적으로 0.03초 만에 충격을 감지하고 부풀어 오르는 과정을 거친다


에어백은 주행 중 외부 충돌을 감지하면 몇 가지 과정을 거쳐 작동한다. 우선 에어백 시스템을 구성하는 센서가 충돌의 강도를 측정한다. 센서 감지 모듈(Sensor Diagnostic Module, SDM)은 센서가 측정한 충격량에 따라 에어백 팽창 여부를 결정하고, 만약 에어백을 전개해야 한다고 판단하면 인플레이터(Inflator)에 신호를 보낸다. 인플레이터는 내부의 화학 물질을 반응시켜 기체를 생성하고, 기체는 숨어있던 에어백을 순식간에 부풀린다. 참고로 이 모든 과정은 불과 0.03~0.05초 이내에 진행된다. 탑승자가 운전대나 대시보드에 부딪히지 않게 보호해야 하기 때문이다.




에어백, 안전성 개선을 위해 진화를 거듭하다


초창기 에어백은 안전벨트를 보조하기 위해 만들어진 장비였다


국산차 중 에어백을 최초로 장착한 모델은 1992년 현대자동차 뉴 그랜저다. 당시 그랜저가 탑재한 에어백은 1세대 기술로 분류된다. 1세대 에어백은 기술의 초기 개발 의도대로 외부 충돌 발생 시 안전벨트를 장착한 탑승자의 상반신이 운전대나 대시보드에 부딪히는 것을 방지하는 보조 장치였다. 그러나 팽창하는 압력이 강한 편이라 체격이 상대적으로 작은 여성이나 어린이들이 다칠 염려가 있었다.


이후 1세대 에어백의 단점을 개선한 2세대 ‘디파워드(Depowered)’ 에어백이 등장한다. 디파워드 에어백은 이름 그대로 기존 방식에서 팽창 압력을 낮춰(약 30%) 에어백 작동 시 발생하는 충격을 줄였다. 하지만 체구가 큰 탑승자들의 보호 성능이 상대적으로 떨어져 이를 보완할 새로운 방식의 에어백이 필요해졌다.



3세대 및 4세대 에어백은 탑승자의 착좌 정보를 기반으로 에어백 팽창 강도를 달리한다


‘듀얼 스테이지(Dual Stage)’ 에어백, 혹은 ‘스마트(Smart)’ 에어백이라고도 일컫는 3세대 에어백은 센서 정보를 활용해 작동 방식에 변화를 준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차량에 장착된 센서가 안전벨트 착용 여부 및 외부 충돌 속도와 같은 요인들을 복합적으로 계산해 에어백이 팽창하는 강도와 시점을 조절한다.

최근 가장 널리 쓰이고 있는 4세대 어드밴스드(Advanced) 에어백은 탑승자의 착좌 위치와 체격, 체중과 같이 보다 상세한 정보를 시트에 장착된 여러 개의 센서를 통해 수집한다. 이렇게 얻은 정보를 기반으로 에어백 전개 여부와 팽창 압력을 능동적으로 결정해 탑승자 보호 성능을 높였다.




전복 사고 시 탑승자 이탈 막는 루프에어백


선루프 장착 차량은 전복 사고 발생 시 탑승자 이탈률이 높다


선루프는 실내 개방감을 높이고 환기에도 유용해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편의 사양이다. 하지만 글래스로 구성된 선루프는 외부로 통하는 또 다른 통로가 될 수 있다. 게다가 최근에는 글래스 면적을 늘린 파노라마 선루프 장착 차량이 늘어나고 있다. 실제 북미 지역 교통사고 분석 조사 결과에 따르면 1만 3,700여 건의 차량 전복사고 중 탑승자가 이탈한 경우가 17%에 달한다. 현대차그룹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루프 에어백은 바로 이런 피해를 줄이기 위한 새로운 기술이다.



루프 에어백은 사고에 따른 파노라마 선루프 파손 시 탑승자가 외부로 이탈하는 것을 방지한다


루프 에어백은 실제 부피 대비 매우 작은 형태로 실내 천장에 수납된다. 충돌 사고가 발생하면 차체 기울기를 측정하는 자이로 센서가 전복을 감지해 에어백 제어기로 작동 여부를 송신하며, 에어백은 불과 0.08초만에 펼쳐진다. 이때 루프 에어백은 전복으로 탑승자의 이탈을 막는 것은 물론, 탑승자의 머리나 목에 가해지는 상해를 최소화하는 역할도 겸한다. 루프 에어백의 유효성은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ational Highway Traffic Safety Administration, NHTSA)의 안전성 테스트를 통해 입증이 끝난 상태다.

자동차 제조사들이 제시하는 미래 자율주행차의 디자인은 개방감을 극대화하기 위해 차체에서 글래스가 차지하는 비율이 높다. 이런 추세로 볼 때, 미래 에어백은 루프 에어백과 같이 외부로 이탈하는 상황을 방지하는 방향으로도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탑승자 간의 충돌 방지하는 센터 사이드 에어백


측면 충돌 사고는 두 번째로 많은 사망자와 부상자를 야기한다


유럽 시장 내 자동차 안전도 테스트를 관장하는 유로앤캡(Euro NCAP)에 따르면, 측면 충돌은 두 번째로 사망 및 부상이 많은 사고 유형이다. 따라서 최신 자동차들은 대부분 사이드 에어백과 더불어 커튼 에어백을 장착해 차체 측면으로부터 발생하는 충격에 대비하고 있다. 하지만 사이드 에어백과 커튼 에어백은 측면 충돌로 탑승자끼리 부딪히는 사고까지 막지는 못한다. 실제로 유럽자동차제조사협회(ACEA)가 발표한 통계를 보면, 측면 충돌 사고 시 탑승자 간의 충돌이나 내장재 및 파편으로 인한 2차 피해 비율이 45%에 이른다.



탑승자 간 충돌은 강한 충격으로 사망까지 이를 수 있어 매우 위험한 2차 사고이다


더군다나 실제 사고 상황에서는 다양한 각도에서 충돌이 발생하기 때문에 기존 테스트에 대응하는 에어백만으로는 2차 피해를 완전히 예방하기 어렵다. 이에 주요 자동차 시장의 차량 안전도 평가 기관들은 측면 충돌 테스트 기준을 더욱 심화한 ‘Far-side’ 테스트를 신설했다. 현대차그룹의 센터 사이드 에어백이 바로 이와 같은 사고 상황에 대비한 안전 사양이다.



시트에 장착된 센터 사이드 에어백은 탑승자 간의 충돌을 막는다


센터 사이드 에어백은 운전석 시트 우측에 장착되어 측면 충돌 시 팽창한다. 이때 운전자의 상반신 움직임을 억제해 내장재에 충돌하거나, 동승자와 머리를 부딪히는 2차 사고를 막는다. 아울러 강한 측면 충돌로 인해 목이 심하게 꺾이는 현상까지 방지해 탑승자 상해를 크게 줄여주기도 한다.




자율주행 시대를 향한 신개념 안전 사양, 허그 에어백


자동차의 개념이 변화하는 미래에는 에어백도 변곡점을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에어백은 자율주행 자동차가 현실이 될 미래에도 승객 안전을 위한 핵심 장비로 활약할 것이다. 자율주행 차에서는 내부 좌석 배치가 정형화된 현재와는 달리, 차량 내부에서 좌석 위치를 바꿀 수 있으며 앉는 자세도 더 다양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미래의 에어백은 구성과 형태를 달리하여 탑승자를 구속하고 보호하는 역할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허그 에어백은 그 이름처럼 한 쌍의 에어백이 탑승자를 껴안듯이 감싸는 형태다


현대차그룹이 최근 공개한 ‘허그 에어백(Hug Airbag)’에 바로 미래 에어백 기술에 대한 힌트가 담겨 있다. 허그 에어백은 기존 사이드 에어백의 특성을 다듬어 구속 성능을 높인 신개념 안전사양으로, 각각의 역할을 수행하는 세 개의 챔버(Chamber)로 구성돼 있다. 우선 상단 챔버는 탑승자의 머리와 상반신을 감싸며, 하단 챔버는 골반을 비롯한 하반신을 보호한다. 아울러 중앙 챔버의 돌출된 부분은 전방으로 꺾이며 탑승자가 움직이지 않도록 고정하는 역할을 한다.



여섯 개의 챔버와 테더로 구성된 한 쌍의 에어백 모듈이 승객을 보호하고 충격 흡수를 돕는다


이 챔버들은 테더(Tether)라는 끈 모양의 부품으로 연결된다. 덕분에 좌우 여섯 개의 챔버가 마치 한 몸이 되어 탑승자를 끌어안듯 보호할 수 있다. 다만 자율주행 시대를 향한 선행 기술인 만큼, 실제 상용화를 앞두고 보완할 점도 남아 있다. 다양한 체격의 탑승자들을 모두 포용하기 위한 작동 조절 기술 등이 바로 그것이다.



에어백은 시대를 불문한 대표적인 탑승자 보호 장치다


에어백은 탄생 이후부터 현재까지 필수적인 안전 사양으로 여겨졌다. 더욱이 제조사들은 꾸준히 새로운 에어백 기술을 개발하고 적용 폭을 넓히고 있다. 에어백은 다가올 자율주행 시대에서도 역할을 극대화하며 시대를 관통하는 탑승자 보호 장치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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