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틀빅 이모션은 어떻게 아이들의 감정을 파악할까?
감정 인식 기술을 통해 어린이 환자들의 치료 과정을 돕는 리틀빅 이모션
현대자동차그룹이 병원에서 투병하는 어린이들을 위한 ‘리틀빅 이모션(Little Big e-Motion)’을 선보였다. 영상에 등장한 모빌리티는 사람의 감정을 파악하는 ‘감정 인식 차량 컨트롤(Emotion Adaptive Vehicle Control, 이하 EAVC)’ 기술을 기반으로 병원 안에서 불안함과 지루함으로 고통받는 어린이들의 일상에 변화를 선물한다. 과연 리틀빅 이모션은 어떻게 어린이의 감정을 파악하고 스트레스를 줄여줄까? EAVC 기술을 개발한 차량성능개발센터의 이진모 책임연구원과 리틀빅 이모션의 디자인을 담당한 현대디자인센터의 조범수 팀장을 만나 특징을 알아보았다.
차량성능개발센터 이진모 책임연구원이 감정 인식 차량 컨트롤 기술이 적용된 리틀빅 이모션의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Q. 병상에서 고통받는 어린이를 위한 모빌리티라고 알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어떻게 시작했나?
이진모 책임연구원 | 2019년 봄부터 프로젝트 기반 공동연구의 일환으로 운전자에게 보다 나은 감성 제공을 위해 소리와 촉각 피드백에 감정 인식 기술을 접목하고 있었는데, 그해 여름 우연히 스페인 바르셀로나 어린이 병원에 있는 연구진이 우리의 프로젝트를 볼 기회가 있었다. 당시 병원에서는 스트레스를 받는 환아들을 위해 작은 어린이 전동차를 운용하고 있었는데, 개발 중인 새로운 차량 기술을 아이들을 위해 적용해 줄 수 있겠느냐는 의견을 주었다. 이에, 기존과 다른 영역에서 신규 모빌리티 기술을 선용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울러 프로젝트의 좋은 취지를 알아본 연구개발전략실에서 기획 지원을 해주겠다는 의사를 보내왔고, 공동연구를 진행하던 매사추세츠 공과대학교(Massachusetts Institute of Technology, 이하 MIT) 미디어랩(Media Labs)과 스페인 어린이 병원(Sant joan de deu)이 함께 합심하여 리틀빅 이모션 개발을 시작하게 되었다.
리틀빅 이모션은 EAVC 및 다양한 신기술로 어린이 환자를 치유하는 역할을 도맡는다Q. 일반적인 어린이용 전동차와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인가?
이진모 책임연구원 | 가장 큰 차이점은 치유 기능의 유무다. 일반적인 어린이용 전동차가 단순히 어린이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장난감이라면, 리틀빅 이모션은 감정 인식 기술이 적용된 테라피카(Therapy Car)라고 할 수 있다. 아이들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과정에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거나 공포를 경험한다. 따라서 리틀빅 이모션에 감정 및 신체 상태를 파악할 수 있는 생체 신호 측정 기술을 적용하고,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기능을 도입해 아이들의 기분전환에 도움을 주려 했다. 가령 아이가 수술실로 이동할 때에도 병원 침대가 아닌 리틀빅 이모션을 이용하면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다. 리틀빅 이모션은 고통스러운 치료 과정이 즐거운 놀이 과정으로 바뀔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진모 책임연구원은 어린이의 감정을 파악하기 위해 다양한 센싱 기술을 적용했다고 말했다Q. EAVC 기술은 어떻게 어린이의 감정을 파악하나?
이진모 책임연구원 | 사람의 신체는 감정에 따라 다양하게 반응하는데, 가장 쉽게 감정의 상태를 파악할 수 있는 부분은 바로 표정이다. 리틀빅 이모션은 전방에 설치된 카메라로 아이의 얼굴을 인식하고 표정에 따른 감정 상태를 파악한다. 또한 사람은 긴장하면 호흡이 빨라지거나 심박수에 변화가 나타난다. 리틀빅 이모션은 시트벨트에 장착된 심박측정센서(Heart Rate Monitoring Sensor)를 통해 심박수와 호흡을 측정한다. 이 밖에도 피부전도율을 측정하는 웨어러블 기기를 통해 스트레스 지수를 측정할 수 있다.
감정반응형 앰비언트 라이팅은 어린이 환자의 감정을 반영해 라이팅 컬러를 바꾼다Q. 어린이의 감정에 따라 차량은 어떻게 반응하나?
이진모 책임연구원 | 우선 차량의 안팎에서 빛나는 감정반응형 앰비언트 라이팅(Emotion Adaptive Lighting)은 아이의 마음을 보여주는 거울 역할을 한다. 만약 아이가 공포를 느끼거나 스트레스 수치가 높으면, 외부 라이트는 빨간색 LED를 밝혀 주변의 의료진이나 보호자에게 아이의 불안한 심리 상태를 알린다. 실내의 앰비언트 라이트는 엔터테인먼트 역할을 겸한다. 예를 들어 동요가 재생될 때에는 음악에 맞춰 라이트가 깜빡이며 즐거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호흡 유도 시트벨트는 에어 포켓의 팽창과 수축으로 안정적인 호흡을 유도한다또한 리틀빅 이모션은 불안한 아이를 치유하기 위해 두 가지 방법으로 반응한다. 첫 번째는 다독여주는 형태로, 에어 포켓이 적용된 호흡 유도 시트벨트(Breathing Exercise Belt)가 아이를 감싸 안는다. 시트벨트는 몸에 밀착돼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느낄 수 있도록 도와주며, 마치 반려견을 안고 있을 때 느낄 수 있는 숨결처럼 팽창과 수축을 반복하는 기능을 갖고 있다. 또한 팽창과 수축 타이밍에 따라 아이의 호흡을 동화시켜 보다 차분하게 호흡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감정기반 향기 분사 장치는 달콤한 향기로 어린이 환자의 기분전환을 유도한다두 번째는 아이들의 즐거움을 부각시켜줄 수 있는 기능이다. 아이가 웃거나 미소지을 때마다 카메라가 아이의 표정을 인식해 웃음 게이지가 차고, 웃음 게이지가 꽉 차면 사운드와 라이팅 효과를 주거나, 감정기반 향기 분사 장치(Emotion Adaptive Scent Dispenser)가 달콤한 사탕 향기를 분사한다. 어린이에게 일종의 보상을 제공해 기분전환을 유도하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Q. 병원 생활을 하는 어린이를 위해 특별히 고려한 것은 무엇인가?
이진모 책임연구원 | 차가운 분위기의 병원 안에서 아이들이 보다 유쾌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눈높이를 맞췄다. 스티어링 휠 앞에 적용된 터치스크린에는 귀여운 캐릭터를 넣어 아이들의 참여를 유도했다. 또한 아이들의 동기부여를 위해 특정 행동을 권유하거나 아이들이 웃을 수 있는 농담을 던지게 설정했다. 이 밖에도 비눗방울, 바람, 방귀 소리, 라이팅 효과 등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엔터테인먼트 기능을 가득 담았다.
리틀빅 이모션을 개발하기 위해 현대차그룹 내외의 다양한 기관과 협업이 이뤄졌다Q. 리틀빅 이모션을 개발하기 위한 협업은 어떻게 이뤄졌나?
이진모 책임연구원 | 리틀빅 이모션을 개발하기 위해 많은 부서와 기관들이 긴밀하게 협력했다. 현대차그룹은 산학 협력을 통해 공동 연구를 주도하고, 차량성능개발센터는 MIT 미디어랩과 머리를 맞대 EAVC 기술과 세부 신기술을 개발했다. MIT 미디어랩은 융합 연구에 최적화된 환경을 갖추고 있다. EAVC 기술은 다양하고 복잡한 기술의 연계로 구현되므로 MIT 미디어랩의 자유롭고 효율적인 연구 환경이 많은 도움이 됐다. 리틀빅 이모션 디자인을 위해 현대디자인센터가 설계에 참여하는 등 현대차그룹 내의 협업도 긴밀하게 이뤄졌다. 무엇보다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개발의 의미가 큰 원동력이 됐다. 덕분에 글로벌 협력이 필요한 조건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리틀빅 이모션은 향후 약 1년 동안 어린이 병원에서 활용될 예정이다Q. 리틀빅 이모션은 앞으로 어떻게 활용되는가?
이진모 책임연구원 | 리틀빅 이모션은 단순히 일회성 이벤트에 그치지 않는다. 캠페인 영상과 같이 향후 스페인 바르셀로나 어린이 병원에서 아이들의 치료를 도울 것이다. 또한 어린이 환자들의 감정 데이터를 수집하고 다양한 기능에 따른 감정 변화 사례를 분석해, 향후 어린이 승객을 위한 현대차그룹의 고유 기능 개발에 활용할 예정이다.
Q. 향후 EAVC 기술을 자동차에서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
이진모 책임연구원 | 이번에 선보인 EAVC 기술은 어린이 환자들에게 초점을 맞췄지만, 성인 운전자와 일반 탑승객을 대상으로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 대표적으로 은은한 자극으로 사람들의 스트레스를 자연스럽게 저감하는 기술인 ‘앰비언트 미디어(Ambient Media)’를 예로 들 수 있다. 앰비언트 미디어는 청각, 촉각, 시각 자극에 심호흡을 유도할 수 있는 주파수를 적용해 탑승자의 스트레스를 줄이고 심리 상태를 안정적으로 변화시킨다. 또한 사람이 알아채기 힘들 정도로 은은하게 작동하므로 운전자의 주의 분산을 막는다. 어린이를 위한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기능 역시 활용할 수 있다. 기능을 가공해 실제 차량에 적용한다면 장거리 주행에서 아이들의 지루함을 덜어줄 것으로 예상된다.
리틀빅 이모션의 디자인을 담당한 현대디자인센터의 조범수 팀장Q. 리틀빅 이모션의 디자인 특징은 무엇인가?
조범수 팀장 | 이번 영상에서 선보인 리틀빅 이모션은 현대차 ‘45 EV 콘셉트’의 디자인을 기반으로 완성됐다. 비록 크기는 작아졌지만 45 EV 콘셉트가 지닌 디자인 특징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데, 정육면체 모양의 키네틱 픽셀 램프(Kinetic Pixel Lamp)와 역동적인 측면 캐릭터 라인이 가장 특징적인 디자인 요소다. 특히 키네틱 픽셀 램프는 실제로 점등이 가능해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이 밖에도 역동적인 패스트백 스타일, 커다란 휠과 바퀴 등 45 EV 콘셉트가 가진 고유의 매력을 리틀빅 이모션에 반영했다.
리틀빅 이모션은 45 EV 콘셉트의 특징적인 디자인 요소를 그대로 품고 있다Q. 리틀빅 이모션에 45 EV 콘셉트의 디자인을 적용한 이유는 무엇인가?
조범수 팀장 | 45 EV 콘셉트는 45년에 달하는 현대차의 역사와 도전 정신, 나아가 현대차의 미래 청사진을 담고 있다. 또한 자동차가 단순히 이동수단을 넘어 삶의 공간으로 진화하는 모습을 온전히 보여주는 콘셉트카이기도 하다. 즉, 45 EV 콘셉트는 현대차의 과거와 미래를 연결하는 모델로써 이번 프로젝트의 목적에 가장 잘 맞는다고 판단했다.
리틀빅 이모션은 현대차의 역사와 미래 비전을 담은 45 EV 콘셉트의 디자인을 계승했다아울러 리틀빅 이모션은 단순히 도로 위에서 이동을 넘어, 다양한 환경에서 활약하는 모빌리티의 의미를 새롭게 정의하고 있다. 이는 현대차그룹의 지향점이자, 45 EV 콘셉트가 담고 있는 의미와 일치한다. 45 EV 콘셉트의 디자인을 리틀빅 이모션에 적용하게 된 배경이다.
어린이 환자를 위해 날카로운 선을 다듬고 밝은 파스텔톤 컬러를 적용했다Q. 어린이를 위해 특별히 고려했던 것은 무엇인가?
조범수 팀장 | 자동차를 이용하는 사람이 성인이 아니라 어린이 환자라는 점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다. 따라서 아이들을 위해 특별히 구성된 감성 기술들이 가장 효과적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배치했다. 또한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서 기존의 날카로운 선들을 부드럽게 가다듬고, 아이들이 친근하게 느낄 수 있도록 차체에 밝은 파스텔톤 컬러를 적용했다. 이 밖에도 아이들이 자동차를 타는 동안 안정감을 느낄 수 있도록 세부 디자인까지 세심하게 고려했다.
리틀빅 이모션은 미래 모빌리티의 가능성과 현대차그룹의 비전을 담고 있다Q.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가장 강조하고 싶은 점은 무엇인가?
조범수 팀장 | 현대차그룹은 자동차 산업의 전동화를 맞이해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프로바이더(Smart Mobility Solution Provider)로 진화하려 하고 있다. 핵심은 미래 모빌리티와 신기술을 통해 사회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현대차그룹이 추구하는 ‘인간 중심의 진보’와 궤를 같이한다.
이진모 책임연구원 | 이번 영상은 병상에서 고통받는 어린이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특별한 모빌리티 경험을 소개하고 있다. 리틀빅 이모션은 병원에서의 두려웠던 이동 경험을 즐거운 이동 경험으로 바꾸어 놓을 것이다. 아울러 도로 위를 벗어나 병원에서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모빌리티의 가능성도 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앞으로도 현대차그룹은 공간의 제약이 없는 모빌리티와 신기술로 고객에게 특별한 경험을 제공할 것이다. 어린이를 위한 작은 자동차가 새로운 모빌리티 시대로 향하는 첫걸음이 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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