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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MG 저널 Apr 15. 2022

자동차 친환경 소재, 어디까지 왔을까?

완성차 업계의 친환경 소재 적용 현황과 현대차그룹의 사례를 살펴봤다.


지금 자동차 업계는 미래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새로운 동력으로 새로운 이동 방식을 준비하고 있다.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여 지속 가능한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움직임이다. 이러한 변화는 자동차를 구성하는 소재에도 일고 있다. 자동차 안팎에 친환경 소재를 적용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는 것이다. 이를 위해 글로벌 완성차 및 부품 업체들은 친환경 소재 개발에 많은 역량을 투입하고 있다. 그렇다면 현재 자동차의 친환경 소재는 어디까지 왔을까? 글로벌 완성차 업계와 현대자동차그룹의 친환경 소재 적용 사례를 살펴봤다. 




거스를 수 없는 변화, 자동차 소재의 친환경화


현대자동차의 첫 번째 전용 전기차인 ‘아이오닉 5’는 실내에도 친환경 요소가 가득 차 있다


자동차에 들어가는 친환경 소재는 원료부터 제작 공정까지, 완성 과정 중 최소한 한 부분에는 환경 친화적인 요소가 반영돼야 한다. 원료의 일부를 바꾸거나, 생산 공정에 새로운 기술을 도입해 이산화탄소 배출을 반드시 줄여야 하는 것이다. 물론 자동차라는 제품에 걸맞는 내구성과 안전성도 갖춰야 한다. 한 마디로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럼에도 완성차 업계는 ‘탈탄소’라는 글로벌 추세에 맞춰 원료부터 제작 공정, 그리고 폐기까지 자동차의 전 생애 주기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탄소 중립 달성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이기 때문이다.


이런 탄소 중립 달성에 가장 큰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친환경 소재다. 천연 원료의 경우 식물이 자라는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까닭에 소재화 단계에서부터 자동차 생애 주기의 탄소 배출량을 일부 상쇄한다. 즉, 친환경 내장재 또는 원료 사용 비중이 높을 수록 이산화탄소 및 휘발성 유기화합물 배출 저감에 유리하다는 이야기다. 이와 함께 자동차 업계는 재활용 소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환경뿐만 아니라 윤리적인 문제까지 고려한 ‘비건 가죽’에도 주목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의 전기 콘셉트카 ‘비전 EQXX’의 실내. 사진 : 메르세데스 벤츠 홈페이지 (https://www.mercedes-benz.com/en/vehicles)


이에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들은 지속 가능성을 최우선 가치로 삼고, 친환경 소재 적용을 확대하고 있다. 가령 메르세데스-벤츠는 최근 공개한 순수 전기 콘셉트카인 ‘비전(Vision) EQXX’의 실내를 지속 가능한 경량 소재로 채웠다. 도어 손잡이는 강철보다 강하면서도 생분해가 되는 바이오스틸(Biosteel) 섬유로 제작했고, 시트에는 버섯과 선인장으로 만든 인조 가죽을 사용했다. 또한 바닥 매트는 재활용이 가능한 대나무 섬유로 만들었다. 벤츠는 대체 가죽을 사용한 결과, 동물 가죽을 사용했을 때보다 탄소 발자국이 절반가량 줄었다고 설명한다. 참고로 벤츠는 2039년까지 폐어망과 페트병 등을 업사이클링해서 만든 재활용 소재 적용 비율을 평균 4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BMW의 친환경 전기 콘셉트카인 ‘BMW i 비전 서큘러(Circular)’의 대시보드. 사진 : BMW 홈페이지 (https://www.bmw.com/en-au/discover/concept-vehicle)


BMW 역시 IAA 모빌리티 2021에서 100% 재활용 가능한 소재만을 사용해 제작한 순수 전기 콘셉트 모델 ‘BMW i 비전 서큘러(이하 서큘러)’를 공개하며 친환경 소재 사용에 대한 의지를 강조했다. 서큘러는 차체를 구성하는 강철은 물론 실내에 쓰인 플라스틱, 고무, 유리 등 재활용 소재로 제작됐기 때문에 자동차의 수명이 다 한 뒤에도 모든 부품을 재활용할 수 있다. 또한 각 부품을 연결하기 위해 접착제를 사용하는 방법이 아닌 조립식으로 진행했으며, 제조 단계에서 폐기되는 부품을 최소화하기 위해 일부 부품을 3D 프린팅 공정으로 제작했다. BMW 그룹은 향후 차량 내·외부에 재활용 플라스틱을 비롯해 천연 섬유, 바이오 플라스틱, 비건 가죽 등을 확대 적용해 탄소 배출량을 대폭 줄일 계획이다. 



볼보의 콘셉트카 ‘콘셉트 리차지(Concept Recharge)’의 뒷좌석 시트. 사진 : 볼보 홈페이지(https://www.media.volvocars.com/global)


볼보의 경우 2025년 이후 출시하는 신차의 재활용 및 바이오 소재 플라스틱 적용 비율을 최소 25%까지 늘릴 계획이다. 이는 대시보드, 계기판, 플로어 매트, 시트 등에 우선 적용되며, 향후에는 바이오 기반 소재, 페트병 및 코르크를 업사이클링한 재활용 소재 등을 보다 다양한 부분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볼보의 친환경 소재 전략은 순수 전기 콘셉트카인 ‘콘셉트 리차지’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콘셉트 리차지의 내부는 친환경 직물과 천연 소재를 활용한 경량 복합 재료로 채워졌다. 



GMC의 전기 SUV인 ‘허머 EV’의 실내. 사진 : GMC 홈페이지(https://www.gmc.com/electric/hummer-ev)


제네럴 모터스(GM)는 친환경 소재 개발 및 적용을 위해 자체 측정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원료 대체에서 그치지 않고 디자인, 소재와 제품 설계, 공급망 등을 고려한 체계적인 개발 및 관리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다. 이를 통해 자원과 자재가 지속적으로 재사용되는 순환 경제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물론 GM은 현재 생산 중인 제품에도 친환경 소재를 적용하고 있다. GM 산하 GMC의 전기 SUV인 ‘허머(HUMMER) EV’ 역시 천연 가죽이 아닌 대체 재료를 사용해 친환경 모빌리티라는 점을 강조했다. 참고로 GM은 자동차 포장재에도 친환경 전략을 도입하고 있다. 2030년까지 포장지의 성분을 완전 분해가 가능한 원료로 전부 교체할 계획이다. 




1990년대 중반부터 시작된 현대차그룹의 친환경 소재 개발


수소전기차인 ‘넥쏘’의 대시보드는 바이오 플라스틱으로 민들어졌다


현대자동차그룹은 1990년대 중반 친환경 소재 개발에 착수했고, 2000년대 초반에 이를 본격화했다. 현대자동차 5세대 ‘그랜저’와 7세대 ‘쏘나타’ 등 여러 차종의 트렁크 선반 커버에 양마를 활용한 복합 소재를 적용한 것이 대표적이다. 아울러 기아는 2014년 2세대 ‘쏘울 EV’를 통해 바이오 플라스틱, 사탕수수 바이오 섬유 등의 친환경 내장재를 선보였다. 덕분에 쏘울 EV는 완성차 중 세계 최초로 친환경 소재 사용 여부를 확인하고 분석하는 미국의 UL(Underwriters Laboratories)로부터 환경 보증 마크를 받기도 했다. 


이후 현대차그룹의 친환경 소재는 전기차와 수소전기차 등 차세대 친환경차 등장과 함께 급격하게 성장했다. 예컨대 2016년 출시된 현대차의 친환경 전용 모델 ‘아이오닉’은 탑승자가 친환경 소재 적용을 인지할 수 있을만큼 사용 비율을 높였다. 도어 트림을 비롯한 여러 내장재에 목재 섬유질 함유 비율을 높인 바이오 플라스틱을 사용했고, 시트에는 유칼립투스 나무 추출물로 만든 친환경 소재인 텐셀 원단을 적용했다. 도색이 필요한 부분은 야자열매 씨앗 추출물이 들어간 친환경 페인트로 마감했다. 현대차 ‘넥쏘’의 경우 대시보드, 센터페시아, 하단 패널, 콘솔 커버, 스티어링 휠 베젤 등에 바이오 플라스틱을 사용했고, 원단이 필요한 곳 대부분을 바이오 섬유로 감쌌다. 아울러 넥쏘는 외장 일부 마감에도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해 친환경 소재 적용이 내장재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줬다. 




현대차그룹, 친환경 소재로 미래 모빌리티를 완성하다


친환경 및 재활용 소재가 다양하게 쓰인 현대차 ‘아이오닉 5’의 실내


현대차그룹은 오랜 기간 쌓은 친환경 소재 기술력을 최신 전기차 모델에도 적극 투입하고 있다. 친환경 및 재활용 소재를 적극 활용한 현대차 ‘아이오닉 5’가 좋은 예다. 아이오닉 5는 도어 트림과 도어 스위치, 그리고 크래시패드 마감에 유채꽃, 옥수수 등 식물에서 추출한 바이오 오일 성분이 함유된 페인트를 사용했다. 실내 천장 마감재, 시트 커버, 플로어 매트, 플로어 카펫 등은 사탕수수와 옥수수 등에서 추출한 바이오 PET 원사가 포함된 원단으로 제작했고, 도어 암레스트와 시트 커버는 재활용 페트병으로 만든 섬유로 제작했다. 


아울러 아이오닉 5의 도어 가니시에 적용된 페이퍼렛은 재사용과 재활용이 가능한 고밀도 폴리에틸렌으로, 어린이 장난감 또는 음식 용기에도 쓰이는 무독성 친환경 플라스틱이다. 페이퍼렛을 자동차 가니시 소재로 적용한 것은 아이오닉 5가 세계 최초다. 



세븐은 자연 친화적인 친환경 내장재를 사용해 보다 편안한 라운지 분위기를 살렸다


현대차는 지난해 LA 오토쇼에서 공개한 콘셉트카 ‘세븐’을 통해 친환경 소재 적용 비율을 대폭 확대했다. 외장을 바이오 페인트로 마감하고, 내부 곳곳에 재생 가능한 재활용 소재를 적용한 것이다. 물론 대나무 섬유와 바이오 수지, 그리고 실내용 친환경 페인트는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 오염을 줄여주는 재생 가능한 원료를 기반으로 한다.



‘EV6’는 지속 가능한 성장에 대한 기아의 의지가 담겨 있다


기아의 첫 순수 전용 전기차인 ‘EV6’ 역시 실내 여러 부분에 친환경 또는 재활용 소재를 적용해 탄소 배출 감축에 동참하고 있다. 나파 가죽 시트는 아마 씨앗 추출물을 활용한 친환경 공정을 거쳐 환경 오염을 줄였으며, 도어 포켓과 플로어 매트는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한 소재로 제작됐다. 참고로 EV6 한 대에 적용된 친환경 소재는 500ml 페트병 약 75개에 해당된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기아는 EV6를 통해 국내 자동차 제조사 최초로 영국의 친환경 인증 비영리 전문기관인 카본 트러스트(Carbon Trust)로부터 탄소 발자국 인증을 획득했다.



‘더 기아 콘셉트 EV9’은 친환경 소재를 통해서도 프리미엄 라운지를 연상시키는 공간을 연출했다


기아가 작년에 선보인 콘셉트카 ‘더 기아 콘셉트 EV9(이하 EV9)’에도 지속 가능한 소재가 대거 적용됐다. 바다와 물에서 영감을 얻은 콘셉트처럼 해양을 오염시키는 폐어망과 폐플라스틱을 주로 사용한 것이 특징이다. 바닥재는 어망을 재활용했고, 시트 커버는 플라스틱과 양모 섬유를 재활용해 사용했다. 또한 시트를 비롯한 대부분의 내장재는 동물로부터 얻은 천연 가죽이 아닌, 한층 윤리적이고 지속 가능한 방법으로 제조한 비건 가죽으로 마감했다. 기아는 앞으로 선보일 모든 차종에서 동물 가죽 사용을 줄여 나갈 계획이다.



‘GV70 전동화 모델(Electrified)’의 헤드레스트와 시트 커버에 친환경 소재가 함유됐다


현대차그룹의 프리미엄 브랜드인 제네시스 역시 전동화 모델을 통해 친환경 소재 적용을 점차 확대하고 있다. ‘GV70 전동화 모델’의 경우 헤드라이닝을 재활용 페트에서 나온 원단으로 마감했고, 헤드레스트 앞면과 시트 사이드 부위에도 울(Wool)이 30% 함유된 천연 원단을 사용했다. 또한 ‘G80 전동화 모델’은 가구 제작 공정에서 발생한 자투리 나무 조각으로 만든 포지드 우드 장식을 적용했고, 가죽 시트와 콘솔, 2열 암레스트에는 천연 염료를 사용했다. 더불어 재활용 PET에서 뽑아낸 실로 만든 친환경 원단을 활용해 브랜드가 추구하는 지속 가능성을 구현했다.



아이오닉 5는 지속 가능한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재탄생하고 있는 현대차의 방향성을 보여주는 모델이다


현재 전 세계 완성차 업계는 친환경 자동차 시대로 달려가고 있다. 이에 따라 친환경 소재의 중요성도 점점 더 커지고 있다. 하지만 자동차 친환경 소재는 하루 아침에 완성되는 것이 아니다. 긍정적인 변화를 위한 강한 의지를 갖고, 지속적인 기술 개발이 이뤄져야 가능하다. 현대차그룹은 페트병, 폐어망 등의 폐자원을 업사이클링해 쓰레기를 줄이는데 기여하고, 비식량자원의 바이오 소재 개발과 폐자원 활용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처럼 우리의 삶과 터전을 위한 현대차그룹의 노력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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