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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MG 저널 Apr 27. 2023

WTCR, TCR 월드 투어의 시대로 접어들다

지난 2018년 출범한 WTCR이 올해 TCR 월드 투어로 거듭난다.

WRC에 참가 중인 현대 월드랠리팀의 i20 N WRC 랠리카


지속가능성이 무엇보다 중요한 가치가 되었다는 사실은 더 이상 설명할 필요가 없을 듯하다. 모터스포츠 역시 이런 흐름을 받아들이고 있다. 온실가스로 인한 지구 온난화가 가속화되고 있는 요즘, 석유를 맹렬히 태우는 모터스포츠는 따가운 눈총을 받는 대표적인 분야다. 특히 전 세계인의 시선이 집중되는 상위 카테고리일수록 정도가 더 심하다. 그래서 F1과 내구 레이스(WEC, 르망)에 이어 WRC도 경주차를 하이브리드로 전환했으며, 배터리 전기차로의 전환을 시도하는 경우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배터리 용량과 주행거리, 그리고 충전시간 등 아직 넘어서야 할 장애물이 많다. 이런 복잡한 사정 속에서 WTCR(World Touring Car Cup)이 운영 방식을 완전히 바꾸어 ‘TCR 월드 투어’로 새롭게 태어난다.



WTCR은 국지적인 성격을 띠었던 TCR의 세계화를 이끌었다


TCR 경주차 월드 챔피언십인 WTCR은 지난 2018년 시작해 2022년 시즌을 마지막으로 길지 않은 역사의 막을 내렸다. 양산차를 개조하는 TCR 규정은 1980년대 탄생한 투어링카 클래스인 그룹 A 시절의 고비용에 대한 반성으로 철저하게 비용을 낮추는데 초점을 맞추어 태어났다. 덕분에 전 세계적으로 많은 시리즈가 생겨나고 큰 인기를 끌었으며, FIA(국제자동차연맹)가 유일하게 공인하는 ‘월드 투어링카 컵(FIA World Touring Car Cup)’으로 자리 잡을 수 있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모터스포츠 업계에도 지속가능성이 중요한 이슈로 떠올랐다


하지만 빠르게 전기차로 전환되는 시장은 이들에게 또 한 번의 변화를 강요했다. 게다가 2019년 말 시작된 코로나19 사태가 직격탄이 되었다. 기업이 석유를 태우는 모터스포츠에서 점점 눈을 돌리면서 스폰서 구하기가 어려워진 측면도 있다. 그러나 경주차를 전기차나 하이브리드로 전환하는 건 쉽지 않다. 전기 투어링카 레이스인 ETCR도 짧은 주행 거리로 인한 낯선 경기 방식 때문에 제조사 참여나 흥행이 시원치 않은 상황이다. 기존 TCR을 하이브리드로 바꾸는 건 비용 증가가 막대해 ‘고비용 지양’이라는 TCR의 기본 취지에 어긋난다. 결국 2025년까지였던 기존 계약을 과감히 파기하고, 완전히 새로운 방식을 선택하기로 했다. WTCR이 출범 5년 만에 사라지게 된 배경이다. 




더 넓은 세계로의 확장


WTCR이 명칭 변경과 함께 새로운 시리즈로 거듭났다


WTCR은 막을 내렸지만 TCR은 이제 ‘TCR 월드 투어’라는 이름 아래서 더 넓은 세계로 나아간다. 전 세계에서 열리는 다양한 TCR 지역 및 국가 시리즈 중 몇 개 대회를 월드 투어로 지정해 참여하는 방식이다. 올해는 4개 지역의 9개 레이스를 지정했다. TCR 유럽의 포르투갈 라운드를 시작으로 남미와 호주를 거쳐 TCR 아시아의 최종전인 마카오에서 시즌을 마감한다. 정식 명칭은 금호 TCR 월드 투어이며, 풀시즌에는 최대 16명의 선수가 등록할 수 있다. 올해 TCR 월드 투어는 선정된 국가 또는 지역 시리즈에 참가하는 선수들과 섞여 달리기 때문에 상당히 많은 차들이 북적거릴 것이다.



TCR 월드 투어는 월드 파이널 레이스를 거쳐 최종 우승자를 가린다


TCR 월드 투어 참가자들에게는 별도의 점수가 주어지며, 시즌 포인트 상위 15명에게는 월드 랭킹 파이널(이하 월드 파이널) 출전 자격이 주어진다. 월드 파이널은 시즌이 끝나고 난 후 상위권을 모아 벌이는 단판 승부다. 나라별, 지역별 F3 상위권 선수들이 연말에 함께 달리는 F3 마카오 그랑프리와 비슷한 개념이다. 하지만 월드 투어에 이름을 올린 드라이버가 아니라도 기회는 있다. 현재 참가하고 있는 TCR 시리즈의 등급과 성적에 따라 세계 랭킹이 집계된다. 시즌이 끝난 후 이들 중 상위 45명은 15명의 TCR 월드 투어 참가자들과 같은 무대에 서게 된다. 


각 TCR 시리즈의 성격은 축구와 비교하면 이해가 쉽다. 프리미어리그, 분데스리가, 세리에A와 같은 리그는 ‘국가 시리즈’이며, UEFA 챔피언스리그, AFC 챔피언스리그 같은 리그는 ‘지역 시리즈’와 맥락이 비슷하다. ‘월드 투어’는 월드컵 같이 전 세계를 무대로 하는 연간 시리즈이며, ‘월드 랭킹 파이널’은 각 대회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 선수들이 경쟁하는 올스타전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참고로 TCR 유럽이나 TCR 남미처럼 지역 시리즈 참가 선수는 TCR 이탈리아와 같은 국가 시리즈 선수보다 더 많은 점수를 받는다. 지역, 국가, 월드 순으로 범위가 넓어질수록 실력이 더 좋은 팀이 참가해 경쟁이 더 치열하기 때문이다. 총점은 각 드라이버의 최근 20개 경기 결과를 기반으로 집계한다. TCR 월드 투어의 스케줄과 장소는 아직 유동적이며, 60명이 벌이게 될 TCR 월드 파이널의 무대 역시 아직 미정이다.






4개 지역, 9개 서킷


TCR 월드 투어는 WTCR보다 한층 다양한 장소에서 경기가 진행된다


TCR 월드 투어는 더 넓은 무대에서 레이스를 벌이므로 매 경기가 새로울 것으로 기대된다. WTCR 시절에는 가보지 못했던 우루과이, 아르헨티나는 물론, 호주 마운트 파노라마 서킷은 벌써부터 기대를 모은다. 또한 푸조 308, 알파로메오 줄리에타, 도요타 코롤라, MG 5 등과 같은 낯선 차종과도 경주를 펼치게 된다. 


개막전 포르투갈을 비롯해 벨기에, 이탈리아, 헝가리 등 시즌 초반은 유럽에서 시작한다. 포르투갈 남중부 포르티망(Portimão)에 위치한 알가르베(Algarve International Circuit) 서킷은 흔히 포르티망 서킷으로도 불린다. 코로나19 팬데믹 시절에는 F1 포르투갈 그랑프리를 개최하기도 했다. 오르막과 내리막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드라마틱한 구성이라 마치 롤러코스터를 연상시킨다.



악명 높은 오르막 코너 ‘오 루즈’로 유명한 벨기에 스파 프랑코샹에서 2라운드 경기가 열릴 예정이다


벨기에의 스파 프랑코샹(Circuit de Spa-Francorchamps)은 설명이 필요 없을 만큼 유명하다. 오랫동안 F1 벨기에 그랑프리를 상징하는 무대로 자리했기 때문이다. 스파 프랑코샹은 1921년 개장 당시 지방 도로를 연결해 만든 15km의 거대 서킷이었다. 지금은 7.004km까지 축소되었지만 여전히 종잡을 수 없는 날씨로 악명이 자자하다. 예컨대 ‘스콜(squall)’과 같은 갑작스러운 소나기로 인한 타이어 선택 등 경기 운영 전략 수립 난이도가 최상위급이다. 엄청난 오르막 코너인 오 루즈(Eau Rouge)도 대표적인 명물이다. 발레룽가(Vallelunga Circuit)는 이탈리아 로마에서 그리 멀지 않은 캄파냐노(Campagnano) 지역에 위치한 서킷이다. 1951년 더트 트랙으로 시작하여 6년 후 아스팔트로 포장되었다. 2000년대 초반에는 F1 테스트용 서킷으로 활용되었으며, 각종 GT 클래스와 하위 포뮬러, TCR, 바이크 경기가 열린다. 




한편, 헝가리 라운드의 무대는 F1 헝가리 그랑프리로 유명한 헝가로링(Hungaroring)이다. 부다페스트 인근에 자리 잡고 있는 이 서킷은 WTCR이라는 이름이 생기기 전인 2011년부터 TCR 레이스를 개최했던 인연이 있다. 전체 길이가 짧고(4km 미만), 헤어핀 코너가 많아 경기 속도가 느리며, 추월도 까다롭다. 우리에게 다소 낯선 엘피나르(El Pinar)는 TCR 남아메리카 시리즈의 무대이자 우루과이를 대표하는 서킷이다. 공식 명칭은 ‘오토드로모 빅터 보랏 파비니(Autódromo Víctor Borrat Fabini)’로, 수도인 몬테비데오에서 30km 거리라서 접근이 용이하다. 


우루과이 일주일 후에 열리는 아르헨티나 라운드는 당초 로젠도 에르난데즈 서킷으로 알려졌지만 같은 산루이스 지방에 있는 호세 카를로스 바시 서킷(José Carlos Bassi International Autodrome)으로 대체되었다. 호주 알버트 파크처럼 공원 내 도로를 활용하는 세미 퍼머넌트 서킷(Permanent Circuit, 정해진 코스를 반복해서 도는 폐쇄 상설 서킷)으로 2016년 완공되었으며, 폭이 무려 30m에 달하는 메인 스트레이트(상설 서킷에서 가장 긴 직선로)가 특징이자 자랑거리다. 


제7라운드는 호주 시드니 인근에 위치한 시드니 모터스포츠 파크(Sydney Motorsport Park)에서 야간 경기로 치러질 예정이다. 시드니 모터스포츠 파크는 1990년 문을 연 서킷으로, 당초에는 이스턴 크릭 국제 레이스웨이(Eastern Creek International Raceway)로 불렸었다. 8라운드는 TCR 호주 시리즈 최종전을 겸하는 마운트 파노라마(Mount Panorama Circuit)다. TCR 월드 투어 캘린더 가운데 가장 먼저 낙점된 곳이기도 하다. 호주 모터스포츠 발상지 중 하나인 남동부 배서스트(Bathurst)에서 1938년에 문을 연 마운트 파노라마는 남반구를 대표하는 서킷으로, 길이 6.172km의 긴 직선로가 있으며, 뉘르부르크링을 연상시키는 언덕 위의 좁고 구불거리는 코너가 인상적이다. 



마카오 기아 서킷은 2023 시즌의 유일한 스트리트 서킷으로, 박진감 넘치는 최종전을 연출할 전망이다


최종 라운드는 이번 시즌 유일한 스트리트 서킷으로 F3 마카오 그랑프리의 서포트 레이스(메인 이벤트의 흥행을 지원하는 경주)로 열린다. 마카오 시내 도로를 막아서 만든 기아 서킷(Guia Circuit)은 완만하게 꺾인 긴 직선로, 직각 코너 리스보아, 구시가지를 통과하는 좁고 구불거리는 중반부, 스트리트 코스 특유의 낮은 그립 등을 특징으로 한다. 




경기 방식과 득점 집계


경기는 기존 TCR 시리즈와 병행하여 진행되지만, 드라이버들은 월드 투어 포인트만 따로 챙겨 받는다


TCR 월드 투어는 기존 WTCR처럼 별도의 일정 없이 각 국가 및 지역 시리즈에 끼어 참여한다. 기본적으로 동일한 경주차 규정을 사용하는 TCR이기에 이런 시도가 가능하다. 다만 지역이나 시리즈에 따라 약간씩 차이가 있어 세부 경기 방식이 그때그때 달라진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레이스 길이의 변화다. 기존 WTCR의 레이스1은 30분+1랩, 레이스2는 25분+1랩이었다. 반면에 TCR 유럽과 TCR 아시아는 55km 레이스 2번, TCR 남미는 결승 2번 모두 30분+1랩이다. 호주는 30분 레이스 3회이지만 마운트 파노라마는 21랩 레이스를 3번 달린다. 


물론 30분 안팎에 승부가 결정된다는 점에는 변함이 없다. 따라서 선수들에게는 호주와 남미 등 WTCR에서는 경험하지 못했던 트랙을 달려야 한다는 점과 해당 국가 및 지역에서 잔뼈가 굵은 레이서들과 경쟁해야 한다는 점이 가장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 이에 대비를 철저히 한 선수가 좋은 성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월드 투어 참가 드라이버는 지역/국가 드라이버들과 한데 섞여 경기를 치르지만 해당 시리즈의 포인트는 받지 않고, 월드 투어 포인트만을 받는다. 반면 지역/국가 드라이버의 결과는 월드 투어 랭킹에 함께 집계된다. TCR 시리즈는 각 시리즈의 등급과 레이스 참가자 등 여러 가지 변수를 종합해 점수를 보정한다. 앞선 설명처럼 총점은 개인별 최근 20개 경기 성적을 기준으로 매긴다. 




월드 투어 엔트리 상황과 TCR 소식들


리그의 새 단장과 함께 아반떼 N TCR(엘란트라 N TCR)도 산뜻하게 리버리를 바꿨다


현대자동차(HMSG)는 지난 2월 말 TCR 월드 투어 참전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지난해 WTCR 챔피언 타이틀을 싹쓸이했던 BRC와 함께 2대의 아반떼 N TCR(엘란트라 N TCR)을 엔트리한다. 4월 11일 공식 발표된 드라이버는 역시나 지난해와 같은 미켈 아즈코나(Mikel Azcona)와 노버트 미첼리즈(Norbert Michelisz)다. 현대자동차는 WTCR이 출범한 이후 3번의 드라이버 챔피언을 배출했다(2018년 타퀴니, 2019년 미첼리즈, 2022년 아즈코나). 특히 2018년에 이어 2022년에는 드라이버 부문과 팀 부문에서 모두 챔피언을 달성해 WTCR 시대의 마지막 시즌을 성공적인 결과로 마무리 지었다.



미켈 아즈코나와 노버트 미첼리즈가 지난해에 이어 BRC 유니폼을 입고 TCR 월드 투어에 참전한다


2022 WTCR 드라이버 챔피언인 아즈코나는 올해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다. 4월 현재 집계가 시작된 TCR 월드 랭킹에서 전체 1위에 올라 있다. 아즈코나는 새로운 시즌에 대한 소감을 다음과 같이 밝혔다. “현대 모터스포츠 커스터머 레이싱, BRC 현대 N 스콰드라 코르세와 두 번째 시즌을 맞이하게 되어 정말 기쁩니다. 2022년 팀에 합류했을 때 정말 좋은 기회를 얻었고, 이제 TCR 월드 투어 시작과 함께 새로운 기회를 맞았습니다. 지난해 우리는 더블 타이틀을 통해 저와 미첼리즈, 그리고 팀의 뛰어난 협동심을 보여주었습니다. 우리는 더욱 강해졌습니다. 지난해의 성공을 이어갈 수 있다고 자신합니다.”



BRC는 지난 시즌 드라이버 챔피언에 오른 아즈코나와 뒷심을 보여준 미첼리즈 라인업으로 다시 한번 우승컵을 노린다


지난 시즌 초반 불운을 극복하고 후반기에 맹활약을 보인 미첼리즈 역시 기대감을 드러냈다. “흥미진진합니다. TCR 월드 투어 첫 시즌이기 때문이죠. 우리 팀은 매우 강하며, 아반떼 N(엘란트라 N)이 매우 뛰어난 차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다만 실제 경기에 참가해야 찾을 수 있는 답도 있습니다. 새로운 트랙, 새로운 타이어, 현지 팀과의 경쟁 등 미지의 환경에 빠르게 적응하는 드라이버가 타이틀을 획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당장 시작하고 싶습니다.”



복귀하는 링크&코와 푸조의 참전으로 리그에 한층 활기가 돌 전망이다




한편, 아우디 세력을 이끄는 벨기에의 컴투유 레이싱(Comtoyou Racing)은 가장 먼저 TCR 월드 투어 참전을 결정했다. 지난해 WTCR에서는 부진했지만 대신 TCR 유럽 타이틀을 손에 넣었다. 타이어 내구성 문제에 항의하며 지난 시즌 중반에 갑작스레 퇴진했던 중국 브랜드 링크&코(Lynk & Co) 역시 복귀한다. 볼보 시안 레이싱(중국 지리 자동차가 링크&코와 볼보를 함께 소유하고 있다)이 개발한 경주차를 사용하는 링크&코는 2020년과 2021년 WTCR 연속 더블 챔피언을 차지한 바 있다. 올해 선수진은 2020년과 2021년 챔피언인 얀 엘라셔(Yann Ehrlacher)를 비롯해 산티아고 우르티아(Santiago Urrutia), 테드 비요르크(Thed Björk), 마칭화(Ma Qing Hua) 등 총 4명을 확정했다. 아울러 새로운 경주차인 ‘03 에보’도 공개했다. 링크&코 03 페이스리프트를 바탕으로 외형을 바꾸고 세부적인 부분을 개량했다. GRM(Gary Rogers Motorsports)과 손잡고 호주 TCR에서 활동 중인 푸조도 출전한다. 308 TCR과 드라이버 버그완나(Ben Bargwanna)를 일부 경기에 출전 시킬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젊은 드라이버들의 가능성을 지원하기 위해 주니어 육성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왼쪽부터 박준의(한국), 마르코 부티(이탈리아), 알렉스 레이(영국), 브래들리 켄트(영국)


현대 모터스포츠 법인(HMSG) 산하의 현대 커스터머 레이싱은 2023 시즌 주니어 드라이버 4명을 지명했다. 주니어 육성 프로그램은 현대차가 경주차를 공급하고 있는 WRC(랠리2)와 TCR을 대상으로 젊은 드라이버의 가능성을 열어주고,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해 왔다. 현재 톱클래스에서 활약 중인 스타 드라이버 대부분은 여러 자동차 메이커의 육성 프로그램을 거쳐 온 경우가 많다. 그런데 여기에서 뜻밖의 이름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건 바로 이탈리아 타겟 레이싱팀 소속으로 아반떼 N TCR(엘란트라 N TCR)을 타고 TCR 이탈리아와 TCR 영국에 참가할 예정인 한국인 드라이버 박준의다. 



일찍이 주목받아 온 슈퍼루키 박준의 선수가 TCR 이탈리아에 출전해 경험을 쌓을 예정이다


현대 주니어 드라이버 프로그램에 선정된 마르코 부티(Marco Butti, 이탈리아)와 동갑내기 루키인 2005년생 박준의는 쏠라이트 인디고 레이싱 소속으로, 현대 N 페스티벌의 N1 프로 클래스 1위를 차지하며 국내 모터스포츠의 차세대 기대주로 주목을 받아왔다. 현대자동차는 세계적인 한국인 드라이버를 키운다는 목표 하에 젊은 기대주를 물색해 왔고, 이를 위해 WTCR 초대 챔피언인 가브리엘 타퀴니(Gabriele Tarquini)와 TCR 개발 엔지니어가 직접 방한해 현대 N 페스티벌에 참가한 8명의 주니어 드라이버를 대상으로 엄격한 심사를 거쳤다. 이렇게 선발된 박준의는 TCR 영국 일부 경기와 TCR 이탈리아에 풀시즌 출전하게 되며 함께 선발된 쏠라이트 인디고 레이싱 출신의 박준성(27세)은 뉘르부르크링 24시간 등에 출전하며 다양한 경험을 쌓게 된다.



현대자동차 주니어 드라이버 프로그램에 선발된 한국인 드라이버 박준의와 박준성


한편, 완전 전기 투어링카 시리즈인 ETCR에서는 좋지 않은 소식이 전해졌다. 내연기관 레이스를 대체하기 위한 수단으로 주목받아 온 ETCR은 2021년 창설되었고, 지난해부터 FIA 공인 레이스로 승격되었다. 하지만 최근 프로모터인 DSE(Discovery Sport Event)가 손을 떼면서 시리즈의 미래가 불투명해졌다. 이에 ETCR에 참가 중인 팀들은 TCR에 대한 권리를 소유하고 있는 WSC 그룹 및 이해관계자들과 협의 중이며, 조정이 완료되면 계획을 공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글. 이수진 (자동차 평론가)


1991년 마니아를 위한 국산 자동차 잡지 <카비전> 탄생에 잔뜩 달아올라 열심히 편지를 보냈다가 덜컥 인연이 닿아 자동차 기자를 시작했다. <카비전>과 <자동차생활>에서 편집장과 편집 위원을 역임했고, 지금은 자동차 평론가로 활동 중이다. 전기차와 커넥티드카, 자율주행 기술 같은 최신 트렌드를 열심히 소개하면서도 속으로는 기름 냄새 풍기는 내연기관 엔진이 사라지지 않기를 기원하는 ‘자동차 덕후’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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