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SUV 라인업의 대들보 쏘렌토가 대담한 변화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기아 쏘렌토는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국내 대표 중형 SUV다. 쏘렌토가 걸어온 길만 봐도 이런 사실을 알 수 있다. 지난 2020년 등장한 4세대 쏘렌토는 출시 후 국내에서만 매년 6만 대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하며 3년 연속 중형 SUV 시장 1위를 차지했다. 해외에서도 쏘렌토에 대한 극찬은 끊이지 않았다. 거듭 발전하는 상품성과 존재감 넘치는 디자인 등 다양한 요소가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이다. 이런 쏘렌토가 4세대 출시 후 부분 변경을 통해 새로운 디자인과 함께 ‘더 뉴 쏘렌토’로 거듭났다.
더 뉴 쏘렌토는 기아의 새로운 디자인 철학인 ‘오퍼짓 유나이티드(Opposites United)’의 다섯 가지 테마 중 ‘자연과 조화되는 대담함(Bold for Nature)’이라는 콘셉트를 바탕으로 한층 더 존재감 넘치는 모습으로 재탄생했다. 특히 기존 쏘렌토의 완성도 높은 디자인 요소를 계승하는 동시에 한층 미래지향적이고 다부진 디자인이 눈길을 끈다.
물론 더 뉴 쏘렌토의 디자인 과정은 쉽지 않았다. 오랜 기간 많은 사랑을 받은 기존 쏘렌토의 디자인 완성도가 무척 높았던 데다 새로운 디자인 철학을 투영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아디자인전략팀 김현성 책임연구원과 기아넥스트디자인외장실 김현수 책임연구원, 기아퓨처디자인1팀 박정규 연구원을 비롯한 여러 디자이너들은 끊임없는 노력으로 새로운 이미지의 쏘렌토를 탄생시켰다. 그렇다면 더 뉴 쏘렌토의 디자인에는 어떤 특징이 숨어 있을까. 대담한 변화를 이끈 세 명의 외장 디자이너와 함께 더 뉴 쏘렌토를 자세히 살펴봤다.
Q. 4세대 쏘렌토의 외장 디자인 콘셉트는 ‘정제된 강렬함(Refined Boldness)’이었다. 기아의 새로운 디자인 철학 ‘오퍼짓 유나이티드(Opposites United)’가 반영된 더 뉴 쏘렌토의 디자인 콘셉트는 무엇인가?
김현성 책임연구원 | 더 뉴 쏘렌토는 이전 쏘렌토가 가지고 있는 혁신적인 비율과 디자인에 기아의 새로운 디자인 철학인 오퍼짓 유나이티드를 더해 미래적이고 완성도 높은 디자인으로 거듭났다. 더 뉴 쏘렌토의 외장 디자인 콘셉트는 오퍼짓 유나이티드의 속성 중 하나인 ‘미래적인 대담함’이다. 이를 바탕으로 완성한 강렬한 이미지의 디자인 요소들을 통해 한층 더 고급스러운 SUV의 이미지를 보여준다. 아울러 섬세하고 세련된 디테일을 같이 담아낸 것이 변화의 핵심이다.
Q. 기아의 디자인을 관통하는 핵심 철학의 변경, 변화의 폭이 적을 수밖에 없는 부분 변경 모델의 한계, 그리고 글로벌 인기 SUV 모델이라는 중압감 등 디자인 작업에 어려움이 많았을 것으로 예상된다.
박정규 연구원 | 디자이너는 끊임없이 도전하는 직업이다. 제한적인 조건과 환경 속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디자인 과정은 굉장히 도전적인 일이기 때문이다. 기아의 새로운 디자인 철학인 오퍼짓 유나이티드는 기아가 이전까지 가지고 있지 않던 완전히 새로운 디자인 방법이자 기아가 나아갈 방향성을 나타낸다. 더 뉴 쏘렌토의 외장 디자인을 담당하면서 브랜드의 디자인 방향성이 변했다는 점은 의외로 반갑게 다가왔다. 다양한 시도가 가능하다는 뜻으로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이런 인식 변화는 자연스레 더 뉴 쏘렌토에 녹아들었다. 덕분에 기존 쏘렌토가 지니고 있던 강한 이미지에서 벗어나 완전히 새로운 디자인을 완성할 수 있었다.
Q. 쏘렌토는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기아 SUV 라인업의 핵심 모델이다. SUV의 폭발적인 유행 속에서 경쟁 모델과 차별화하기 위해 주력한 디자인 요소는 무엇인가?
박정규 연구원 | 기존 쏘렌토의 디자인은 매우 강렬하고 정제된 존재감이 핵심이었다. 하지만 더 뉴 쏘렌토는 다르다. 볼드하고 간결한 디자인이 특징이다. 특히 경쟁 모델과 차별화를 위해 수많은 디자인 요소 중에서 과감하지만 과격하지 않고, 정형적이지 않은 새로움을 디자인으로 표현하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그 결과 한층 볼드하고 입체적인 세로 형태의 조형미를 더해 더욱 자신감 있고 강인한 SUV의 이미지를 완성할 수 있었다.
Q. 앞모습의 변화가 두드러지는 것 같다. 전면부의 디자인 특징은 무엇인가? 아울러 전반적인 분위기와 더불어 요소별 구체적인 특징이 궁금하다.
김현성 책임연구원 | 더 뉴 쏘렌토의 전면 디자인의 핵심은 전체적인 레이아웃에서 찾을 수 있다. 이전 쏘렌토의 경우 수평적 디자인 요소가 중심을 이루고 있었다. 반면, 더 뉴 쏘렌토는 수직 형태의 레이아웃이 중심이다. 특히 강인함이 강조된 후드의 볼륨과 램프 레이아웃은 한층 더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표현한다. 아울러 시그니처 스타맵 라이팅이 적용된 세로형 헤드램프는 기존 쏘렌토와 완전히 다른 이미지를 완성하는 요소다. 이와 같은 변화는 부분 변경 모델임에도 불구하고 완전 변경 모델에 버금가는 큰 폭의 변화를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Q. 전면부에 비해 후면부 디자인의 변화는 그리 크지 않다. 후면부의 디자인 특징은 무엇인가?
박정규 연구원 | 후면 디자인 과정은 녹록지 않았다. 전면에 비해 여러 제한적인 요소가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존 쏘렌토의 단단하고 존재감 넘치는 이미지를 유지하면서 한층 더 이상적이고 안정적인 비례감을 담기 위해 노력했다. 테일램프를 대표적인 예로 꼽을 수 있다. 헤드램프와 동일하게 시그니처 스타맵 그래픽을 적용하고 전면부터 이어지는 디자인 요소를 적용해 더욱 조화로운 디자인을 완성했다. 범퍼 디자인 역시 마찬가지다. 새로운 모듈 구성을 담아낸 스키드 플레이트와 블랙 컬러 요소를 통해 기능과 조형미가 조화를 이루는, 진정성 높은 디자인을 완성했다.
Q. EV9을 시작으로 시그니처 스타맵 라이팅이 기아를 대표하는 디자인 요소로 자리 잡은 것 같다. 더 뉴 쏘렌토에 적용된 시그니처 스타맵 라이팅 디자인의 특징은 무엇인가? 아울러 테일램프에 적용된 스타맵 그래픽에 대한 설명도 함께 부탁한다.
김현성 책임연구원 | 시그니처 스타맵 라이팅은 기아의 새로운 시그니처 디자인인 동시에 디자인 방향성을 잘 나타내는 요소다. 더 뉴 쏘렌토의 헤드램프에 적용된 시그니처 스타맵 라이팅은 수평과 수직적인 요소가 조화를 이루며 진보적인 것은 물론 하이테크한 이미지까지 연출한다. 이러한 이미지는 도로 위에서 인상적인 존재감을 드러내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생각한다. 테일램프에 적용된 시그니처 스타맵 그래픽의 역할도 이와 비슷하다. 다소 제한적인 영역 안에서 더 뉴 쏘렌토의 이미지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방식으로 완성했다. 여기에 적용된 입체적인 구성은 기아 디자인의 방향성을 표현하는 요소 중 하나다.
Q. 기존 쏘렌토는 앞뒤 인상이 단단해 보였고, 옆에서 볼 때는 낮은 전고와 캐릭터 라인으로 인해 날렵해 보이는 느낌도 있었다. 더 뉴 쏘렌토의 측면 디자인의 특징과 변화는 무엇인가?
박정규 연구원 | 기존 쏘렌토는 후드 포인트가 낮아 스포츠카와 같은 날렵한 이미지를 전달했다. 반면 더 뉴 쏘렌토는 후드 포인트를 높게 설정했는데, 기존 쏘렌토가 가지고 있던 이미지를 바꾸고 볼륨감을 강조하기 위한 선택이다. 범퍼 디자인 역시 변화의 폭이 크다. 이는 단순히 이미지 변화만을 위한 것이 아닌 쏘렌토의 존재감과 기아 디자인의 새로운 방향성을 담고 있다. 아울러 높아진 후드 포인트와 연결되는 세로형 헤드램프와 측면을 지나 테일램프까지 이어지는 캐릭터 라인은 더 뉴 쏘렌토의 디자인 완성도를 더욱 높이는 요소다.
Q. 휠 디자인의 변화에도 눈길이 간다. 변경된 휠 디자인의 특징에 대해 설명 부탁한다. 또한 전체적인 디자인과 조화를 위해 설정한 디자인 방향성에 대해서도 궁금하다.
김현수 책임연구원 | 휠 디자인은 전체 디자인과의 조화, 일체감이 가장 중요하다. 아무리 멋있는 디자인의 휠이라 할지라도 차체 디자인과 어울리지 않으면 어색하고 불편한 인상을 전달한다. 조화롭지 못한 휠 디자인은 마치 운동복에 멋진 정장 구두를 신은 꼴과 같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전면, 후면, 휠 등 모든 부분이 조화를 이루는 디자인은 차량 전체의 일체감을 높인다.
더 뉴 쏘렌토의 휠은 기존 내연기관 중심 차체 디자인에서 오퍼짓 유나이티드로 넘어가는 과정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 차체에 적용된 다이내믹한 형상의 디자인 요소를 차용하는 동시에 새로운 디자인 철학을 바탕으로 간결하고 기하학적인 디자인을 구현하기 위해 노력했다. 가공면을 바깥쪽에 집중시킨 디자인을 선택한 이유다. 그 결과 상대적으로 휠이 커 보이는 동시에 존재감까지 부각할 수 있었다. 선택 사양으로 제공되는 20인치 휠의 경우 차체의 날렵한 형상을 디자인 요소로 활용했다. 센터캡은 스포크가 더 길어 보이는 효과를 주며 볼트를 가려 깔끔하고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연출한다.
반면, 18인치 휠은 강인한 형상의 디자인으로 완성했다. 특히 하이브리드 모델도 휠의 컬러를 블랙으로 마무리했고, 개구 면적 감소, 평평한 구간 확보 등 하이브리드 모델만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공력 성능을 고려해 디자인했다. 동시에 스포크의 입체감을 높이기 위해 층이 있는 계단 형태 디자인을 선택했다.
Q. 더 뉴 쏘렌토의 디자인 중 기존 쏘렌토의 디자인 요소를 계승한 부분이 있는지 궁금하다.
박정규 연구원 | 기존 쏘렌토의 디자인은 굉장히 뛰어난 완성도를 자랑했다. 특히 측면 디자인의 균형미가 눈부셨다. 더 뉴 쏘렌토는 기존 쏘렌토의 측면 디자인을 바탕으로 전면과 후면에 과감한 변화를 더하는 방식으로 완성했다. 이를 위해서는 기존의 완성도 높은 측면 디자인을 해치지 않는 전후면 디자인을 찾는 것이 중요했다. 특히 후드 끝부터 헤드램프, 도어, 그리고 테일램프까지 이어지는 캐릭터 라인을 통해 시각적인 조화를 완성하는 데 집중했다.
Q. 더 뉴 쏘렌토의 외장 디자인을 통해 소비자에게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인가? 아울러 더 뉴 쏘렌토의 외장 디자인을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무엇인지 설명 부탁한다.
김현성 책임연구원 | 디자이너에게 새로움을 추구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가치다. 하지만 소비자의 입장에서 고민해야 하는 것 역시 빼놓을 수 없는 가치라고 생각한다. 디자인 철학은 일방적으로 고객에게 전달하는 것이 아닌, 우리의 삶 속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것들의 융합을 통해 고객들이 직접 보고 느낄 수 있는 새로운 경험을 선물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기아가 고객을 대하는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오퍼짓 유나이티드는 기아의 새로운 방향성을 나타내는 철학인 동시에 기아 디자인센터 구성원들이 고객을 대하는 태도이자 하나의 약속이라 할 수 있다.
박정규 연구원 | 더 뉴 쏘렌토는 고객들의 많은 사랑을 받은 베스트셀러인 쏘렌토의 부분 변경 모델로, 기존 쏘렌토가 가진 장점을 계승하는 동시에 유니크하고 대담한 디자인으로 신차 수준의 새로움과 존재감, 높은 완성도 등을 부여하기 위해 노력한 결과물이다. 더 뉴 쏘렌토는 기아가 나아가고 있는 새로운 방향을 알려주는 이정표와 같은 역할을 할 것이라 생각한다.
글. 허인학
사진. 최대일, 김범석
현대자동차그룹 뉴스 미디어, HMG 저널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