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HMG 저널 Aug 25. 2023

3人3色, 전기차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는 기아 EV9

세 명의 자동차 칼럼니스트가 기아 EV9을 면밀히 살펴봤다.


기아 EV9이 전 세계 소비자 사이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견고한 디자인과 당당한 풍채를 통해 높은 존재감과 뛰어난 공간 활용성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또한 큰 덩치에도 불구하고 501km(2WD 19인치 휠, 국내 기준)에 달하는 여유로운 주행거리를 달성해 전기차 오너들의 고민 중 하나인 충전에 대한 부담마저 해소했다. EV9이 가진 화제성은 이뿐만이 아니다. EV9은 현재 북미 자동차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차종 중 하나인 ‘3열 SUV’ 세그먼트를 공략하는 모델이다. 전 세계적으로 흔치 않은 대형 전기 SUV라는 점에서 높은 인기가 예견된다. 




이런 EV9의 매력을 더욱 구체적으로 알아보기 위해 세 명의 자동차 칼럼니스트가 나섰다. 자동차 업계에서 오랜 기간 컨설턴트로 활동해 온 이동희 칼럼니스트, 라이프스타일 매거진 디렉터 정우성 칼럼니스트, 남성매거진 에디터이자 30대 아빠인 박호준 칼럼니스트가 각자의 시각으로 살펴본 EV9에 대한 이야기를 소개한다.




모든 변화의 시작 EV9



시대를 막론하고 세상은 빠르게 바뀌어 왔다. 하지만 최근 변화의 속도나 기세는 정말 눈이 따라가기 힘들 정도로 급격하다. 흔히 4차 산업혁명으로 분류하는 로봇, 인공지능, 전자통신 기술 등의 신기술이 더욱 그렇다. 평범한 사람보다 글을 더 잘 쓰거나, 더 멋진 그림을 그려내는 인공지능의 출현부터 도심 항공 모빌리티까지 다양한 소식이 들린다. 이런 혁신의 뿌리에는 마치 공기처럼 너무나 당연해서 그 존재를 쉽게 망각하는 ‘전기’가 있다. 


18세기 벤자민 프랭클린이 벼락이 전기임을 증명하며 피뢰침을 발명하고, 19세기 후반 토마스 에디슨이 백열전구를 만들어 세상을 밝힌 이래로 전기는 현대 문명 그 자체를 구성해 왔다. 자동차 분야에서도 내연기관이 발달하고 연료를 쉽게 구하게 되기 전까지는 배터리와 구동모터가 차량의 동력원으로 자리했다. 즉, 현재의 전기차는 관련 기술이 발달하고 친환경 자동차에 대한 사회 시대적 요구가 반영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기아는 여러 단계를 거쳐 자동차 분야에서의 전동화 요구에 부응해 왔다. 2020년 Plan S 발표에서는 3대 핵심 사업 전략으로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를 확대 제공하고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이런 목표를 뒷받침할 수 있도록 EV 풀라인업 구축도 함께 내세웠다. 2023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는 2027년까지 전기차 라인업을 15종으로 확대하고, 2030년 글로벌 판매 목표 430만 대 중 전기차 비중을 160만 대로 늘리겠다는 비전을 선포했다. 이는 2022년에 밝힌 140만 대보다 20만 대 늘어난 수치로, 북미와 유럽 등에서 전기차 판매를 11% 높이겠다는 구체적인 계획이었다. 여기에는 북미 시장에서 인기가 높은 픽업트럭 시장에 전기차를 투입하는 매우 공격적인 전략까지 포함하고 있다.


EV9은 기아의 이런 방향성을 제시하는 모델이다. 1944년 설립 이래 지속적으로 내연기관 자동차를 만들어 온 기아가 전기차 EV9에 플래그십 역할을 부여한 것부터 큰 변화의 시작이다. 가격적인 측면에서도 모든 사양을 더한 K9이 약 8,900만 원인 것과 비교해 EV9은 1억 원을 상회한다. 여기에 EV9은 첨단 전동화 기술을 탑재한 기아의 기술적 플래그십 모델의 역할까지 수행할 예정이다. 




EV9은 주요 시장인 미국에서도 AWD와 각종 추가 사양을 더했을 경우 7~8만 달러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기아 전시장에 방문하는 고객층에도 변화가 생긴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EV9은 프리미엄 브랜드 전기차와 정면승부를 피할 수 없다는 점에서 기아의 브랜드 이미지를 바꿀 시발점이 될 것이다. 참고로 2023년 8월 기준으로 기아가 미국에서 판매하는 가장 비싼 차량은 약 5만 2,000달러의 내연기관 모델 쏘렌토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와 약 6만 3,000달러의 전기차 EV6 GT다.


아울러 EV9은 일반 자동차 브랜드에서 만드는 거의 유일한 대형 전기 SUV라는 점에서 전동화 시대를 맞이한 자동차 업계의 전략적 변화를 상징하기도 한다. 이번에 시승한 EV9의 외관에도 이런 상징적인 변화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대표적인 부분이 바로 전면부의 디지털 패턴 라이팅 그릴이다. EV9의 디지털 패턴 라이팅 그릴은 사용자가 발광 패턴을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다. 고급차에서 중요한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셈이다. 실내에도 직선과 곡선이 섞여 있어 시원스럽게 느껴진다. 은은하게 불이 들어오는 스티어링 휠의 엠블럼, 우드트림에 각인된 공조기 버튼 등에는 고급스러움과 우아함이 묻어난다.




주행모드와 연동해 사이드 볼스터를 조절하는 운전석 에르고 모션 시트와 2열 독립 프리미엄 릴렉션 시트는 조절 각도가 클 뿐 아니라 다리를 받쳐주는 기능까지 지원해 탑승자가 편하게 쉴 수 있다. 또한 시승차처럼 2열 독립식 스위블 시트가 적용된 경우에는 2열 시트를 역방향으로 180° 돌린 뒤 3열에 앉아 2열 시트에 발을 얹으면 키가 큰 어른이라도 매우 넉넉한 공간을 즐길 수 있다. 내가 만약 구매자라면 프리미엄 릴렉션 시트와 조절 범위가 큰 스위블 시트 중 어떤 것을 선택할지 신중하게 고민할 것이다. 트렁크는 5명 이상의 가족이 여행을 떠나기에 충분한 적재공간을 제공한다. 3열을 세운 상태에서도 50L급 가방 두세 개는 세워서 들어갈 정도다.




주행 감각은 그야말로 SUV스럽다. 흔히 ‘출렁거린다’는 부정적 의미가 아니라 풍요로운 승차감으로 해석해야 옳다. 공차중량 2,585kg에 달하는 EV9 시승차(4WD 21인치 휠 6인승)는 그 무게만큼이나 묵직하게 달린다. 개인적으로는 에코모드로 느긋하게 주행할 때 가장 좋았다. 착좌 높이가 높고 순간 가속력이 뛰어난 전기 SUV의 경우 주행 시 흔들림이 더 크게 느껴질 수 있는데, EV9의 에코모드에서는 이런 경향이 적다. 


에코모드에서는 출발할 때를 제외하면 대부분 후륜 구동모터만으로 주행한다. 또한 브레이크를 밟지 않아도 속도가 줄어드는 회생제동 시에도 후륜 구동모터가 그 역할을 담당한다. 덕분에 전륜 구동모터로 회생제동 하는 것보다 앞뒤 피칭이 적어 승차감이 훨씬 좋다. 에코모드라도 힘이 부족한 것은 아니니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쾌적한 주행을 즐길 수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의 급속 충전 네트워크인 E-pit에 방문해 EV9에 급속충전도 해봤다. 배터리 잔량 46%에서 시작해 80%까지 채우는 데 걸리는 시간은 12분 남짓. 약 38kWh의 전력을 채웠고 이를 통해 늘어난 주행거리는 200km에 달했다. 시간당 충전 전력으로 환산하면 평균 약 185kW, 최대 충전 전력은 217kW까지 나왔다. 이는 국내 및 해외 판매 중인 전기차 중에서도 가장 빠른 충전 속도에 속한다. 또한 50kW급 급속충전에서도 90% 초반까지 44kW 전력으로 충전을 진행한다. EV9이 이처럼 빠르게 충전할 수 있는 것은 모두 800V 충전 시스템에 대응하는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덕분이다. 


개인적으로 E-GMP로 완성된 전기차는 차박 경험도 매우 신선하다. E-GMP의 특징 중의 하나인 유틸리티모드를 사용해 외부 조명을 최소화한 상태로 에어컨을 작동시켜 무척이나 쾌적한 아웃도어 라이프를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냉난방을 위해서 시동을 걸지 않고 쾌적한 온도를 유지한 실내에서 220V 파워아웃렛을 활용해 노트북을 충전하거나 영화를 보는 경험은 무척 인상적이다. 물론 V2L 기능으로 전열기구를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아마 E-GMP에 기반한 현대차그룹 전용전기차로 차박을 경험해본다면 그 장점에 푹 빠질 것이다. 실내 공간 널찍한 EV9은 말할 것도 없고. 




EV9은 넓은 공간과 다양한 활용성은 물론 기아 플래그십에 걸맞은 전동화 기술의 우위를 보여준다. 아울러 기아는 앞으로 나올 다른 전기차와 자동차 공간 활용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PBV, 그리고 이를 하나로 묶어 자동차를 넘어선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거듭나고자 한다. EV9에 담긴 의미가 특별한 건 이 모든 변화의 시작이기 때문이다. 


글. 이동희(자동차 칼럼니스트, 컨설턴트)




가족 사랑이 지구 사랑으로 이어지는 마법



“아이고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걱정이다 걱정.” 이 말을 내뱉고 스스로 흠칫 놀랐는데, 그 이유는 두 가지다. 첫 번째는 나이 지긋한 어르신이 할 법한 이야기를 어느새 내가 했다는 점이고, 두 번째는 불과 며칠 전에도 뉴스를 보며 비슷한 푸념을 늘어놓았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지름 10cm가 넘는 우박이 이탈리아에 쏟아졌고, 통제 불가능한 수준의 대형 산불이 캐나다를 덮쳤으며 50°C가 넘는 기록적인 폭염이 여러 나라를 괴롭히고 있다는 소식 말이다. 오죽하면 일곱 살 아들도 지구온난화에 대한 뉴스가 나올 때마다 말을 거든다. “아빠, 지구가 많이 아픈가 봐.”





EV9의 인테리어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은 메시 타입의 1열 헤드레스트다. 참고로 이는 사무용 의자에서 영감을 받은 것이다. 헤드레스트에 머리를 기대면 촘촘한 그물처럼 짜인 패브릭이 뒤통수와 목 부위를 부드러운 탄력으로 감싼다. 친환경 소재를 사용해 지속가능한 미래를 추구하는 것 외에도 30대 젊은 아빠가 EV9을 선택해야 하는 이유는 하나 더 있다. 바로 180° 역방향과 90° 측면을 바라볼 수 있는 2열 스위블 시트다. 덕분에 기차에서 앞뒤로 마주 보며 여행을 즐기던 것처럼 2열과 3열의 탑승자가 서로 마주 보고 앉을 수도 있다. 또한 2열 시트를 180° 돌리면 3열 거주성이 훨씬 넓어지는 장점도 있다.




어린 자녀가 있다면 스위블 시트는 더욱 유용하다. 유아용 카시트를 장착해 본 사람이라면 십분 공감할 것이다. 유아용 카시트는 중형차에 장착하더라도 실내가 꽉 차 보일 정도로 부피가 크다. 이때 스위블 시트를 활용해 3열에 유아용 카시트를 설치하면 한결 여유롭게 공간을 활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차 안에서 급하게 아이를 돌보아야 할 때 스위블 시트를 역방향으로 돌려놓는다면 옆이 아니라 앞에서 편하게 대응할 수 있다. 물론 3열 시트에도 ISOFIX가 기본으로 설치되어 있다. 또한 스위블 시트가 역방향일 때도 3열로 진입하는 탑승자가 2열 시트를 밀거나 당기지 않아도 된다. 


만약 아이가 유아용 카시트를 졸업한 나이라면 라운지 패키지 적용을 고려해 볼 만하다. 6인승 모델 중에서도 릴렉션 시트를 선택해야만 적용 가능한 라운지 패키지는 2열 빌트인 냉장고, 팝업 접이식 테이블, 스마트폰 무선충전 패드가 추가되는 구성이다. 특히 빌트인 냉장고의 경우 대형 세단이나 럭셔리 SUV에 주로 들어가는 고급 사양이라는 점에서 EV9만의 장점으로 다가온다. 차를 충전하는 동안 리클라이닝 가능한 릴렉션 시트에 몸을 기대어 짧은 휴식을 즐기는 것도 EV9만의 매력을 만끽하는 방법 중 하나일 것이다.




EV9의 등장은 패밀리카를 고민하는 젊은 아빠들에게 여러모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자녀가 둘인 가장에게 중형 이상의 SUV는 선택이 아닌 필수에 가깝다. 2개의 유아용 카시트와 유모차를 항상 싣고 다녀야 하는 탓이다. 스포츠 세단이나 쿠페를 좋아하던 사람들도 부모가 되고 나면 대부분 SUV나 미니밴으로 갈아타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즉 팰리세이드, 쏘렌토, 카니발 등 내연기관밖에 없던 패밀리카 후보지에서 EV9이 ‘전기차는 어때?’라며 새로운 선택지를 내민 셈이다. 


기아의 전략이 적중할 진 두고 봐야 알 일이지만, 일단 우리집 상황에는 합격이다. 차에 부쩍 관심이 많아진 일곱 살 아들이 EV9을 보며 연신 감탄했기 때문이다. 물론 그 감탄의 내용은 ‘크다’, ‘조용하다’, ‘의자가 돌아가는 게 신기하다’는 수준이지만 말이다. 4WD 기준 최고출력 283kW 및 최대토크 700Nm 힘을 이용해 덩치 큰 SUV답지 않게 주행 퍼포먼스도 뛰어나며, 4가지 터레인모드를 갖춰 가벼운 오프로드 주행까지 문제없다는 말은 굳이 꺼내지 않았다.




그건 아이가 좀 더 큰 뒤에 EV9을 시승차가 아니라 내 차로 보여준 뒤에 공개해도 늦지 않으니 말이다. 시트를 돌려 앉는 작은 변화가 동승자와 눈을 마주치고 대화를 건네는 소통의 기회를 만드는 것처럼, 배기가스를 내뿜지 않고 자원을 재활용하기 위해 노력하는 EV9을 타는 선택이 날로 심각해지는 기후변화를 조금이나마 늦추진 않을까? 


글. 박호준(에스콰이어 에디터)




독창적인 일상을 꿈꾸는 얼리어답터의 SUV



공간에는 삶과 여유가 담겨 있다. 공간이 넓어지면 다양한 라이프스타일, 내가 꿈꾸는 주말, 만족스러운 일상을 실현할 여유가 생긴다는 뜻이다. 천장이 높은 공간에서는 창의력이 발달하고, 넓은 공간에서 집중력이 높아지는 점 역시 상식에 가깝다. 하물며 자동차처럼 한없이 개인적이면서도 가족적일 수 있는 공간이라면 어떨까. 


내연기관에 비해 부품 수가 현저히 적고 배터리를 차 바닥에 평평하게 수납한 덕분에 공간적인 이득을 챙긴 점 역시 전기차의 특성이자 장점일 것이다. EV9은 이런 이점을 기본으로 전기차에서는 비교 대상이 없는 압도적인 공간까지 확보한 대형 전기 SUV다.




EV9의 높직한 운전석에 앉으면 마음부터 탁 트인다. 도심 속 도로 위에서도 언덕에 올라 도시를 내려다보거나 저 멀리 바다가 보이는 도로를 달릴 때처럼 심리적인 여유가 생긴다. EV9에서는 사용자가 추구하는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7인승 또는 6인승 모델을 선택할 수 있다. 6인승의 경우 실내 중앙의 워크스루 설계로 탑승자가 2열과 3열 사이를 조금 더 편리하게 오갈 수 있는 차별점이 있다.


이때 EV9의 높은 실내 전고는 탑승자가 조금이나마 허리를 덜 숙이고 좌석을 오갈 수 있도록 돕는다. 지금까지 경험한 모든 SUV를 통틀어 차 안에서의 이동이 이렇게까지 편안한 경우는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 시트에 앉았을 때도 여유롭다. 3열 공간도 형식적 만든 것이 아니다. 탑승자가 만족할 만큼 제대로 된 편의성을 갖췄다. 성인 여섯 명이 장거리를 여행할 수 있는 대형 전기 SUV가 각 공간마다 빛나는 가능성까지 제공하는 것이다. 




혼자 어디서나 일할 수 있는 디지털 노마드라면 어떨까? 오늘은 사무실을 벗어나 청각과 시각이 탁 트인 바닷가에서 영감을 받고 싶은 하루라면? EV9과 함께라면 그런 생각이 드는 즉시 아무런 걱정 없이 떠날 수 있다. 노트북 컴퓨터 하나면 못 하는 일이 없을 테니 작은 배낭 안에 챙겨 두고, 배터리가 떨어질 무렵에 어댑터를 트렁크에 마련된 파워아웃렛 콘센트에 꽂으면 그만이다. 6인승 스위블 시트가 적용된 EV9이라면 이 넓은 공간을 오피스처럼 활용할 수도 있겠다. 2열 시트에 앉아서 바깥 풍경을 바라보며 일에 집중하거나, 3열에 앉아 2열 시트에 다리를 뻗는 것도 가능하니 말이다.




2열 시트를 완전히 접으면 작은 테이블처럼 쓸 수 있고 2열과 3열을 모두 접으면 그야말로 넓은 방 한 칸으로 재탄생한다. 엎드리거나 책상다리로 앉거나, 작은 테이블 하나를 두고 선비처럼 집중하는 풍류를 누리는 것도 불가능한 일이 아니라는 뜻이다. 만약 업무에 집중한 나머지 해가 다 떨어졌고 마침 집에 돌아가지 않아도 된다면, 침낭이나 매트를 깔고 EV9에서 하룻밤을 즐기는 것도 괜찮을 것이다.




EV9의 배터리는 무려 99.8kWh에 달하는 대용량이다. 유틸리티모드로 아늑한 공간을 꾸미기에 충분한 전력이다. 공조 장치를 적정 실내 온도로 설정하고 메리디안 오디오 시스템으로 음악을 감상하는 밤이라면 도시에서는 도무지 보낼 수 없는 하루의 마무리가 가능할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압도적인 공간을 지닌 대형 전기 SUV의 주행거리가 2WD 기준 최대 501km에 달한다.


듀얼모터로 네 바퀴를 굴리는 EV9 시승차는 최고출력 283kW의 강력한 성능으로 육중한 차체 무게가 느껴지지 않을 만큼 날렵한 몸놀림을 선사한다. 스티어링 휠을 돌리면 보닛 앞쪽이 그야말로 민첩하게 돌아간다. 서스펜션이 노련하게 흡수하는 충격의 역치도 상당하다. 다른 전기차에서 차량 무게로 인해 내내 둔탁하게 느껴졌던 승차감을 실력으로 극복한 결과다. 온로드는 물론 가벼운 오프로드 주행이나 부모님을 모실 때도 마음을 푹 놓을 수 있는 승차감이다.




전기차는 그 자체로 충분히 도전적이다. 아직은 고려해야 할 게 썩 많은 것으로 아는 이들이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EV9은 자동차나 이동수단으로의 가치를 스스로 뛰어넘으며 그 인식을 부수고 있다. 무엇보다 전기차만의 장점을 십분 살리면서도 일상과 라이프스타일의 가능성까지 알차게 담아내는 데 성공했다는 점에서 EV9은 유일무이한 캐릭터를 지닌 전기차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자동차로써 기본기도 충실하다. 승차감은 안락하고 운전 감각도 살아있으며, 거대한 차체와 공간을 가졌음에도 내연기관 수준의 주행거리를 확보했다.


그러니 EV9처럼 도전적이면서도 안락한 일상을 추구하는 사람, 광활한 공간을 가득 채워 활용할 수 있는 상상력의 소유자, 다재다능한 활용성을 십분 누릴 수 있는 사람들이 EV9을 쉽게 외면할 수 있을까? EV9은 파격적으로 진화하는 전기차 시장의 선구자가 되었고 시대는 빠르게 변하고 있다. 앞선 변화를 누릴 자격이 있다면 EV9 선택을 망설일 필요가 없어 보인다.


글. 정우성(라이프스타일 칼럼니스트, 더파크 대표)




지금까지 EV9에 대한 칼럼니스트 3인의 시선을 살펴봤다. 이동희 칼럼니스트는 글로벌 자동차업계에서 EV9이 지닌 상징성과 의미를 깊이 있게 조명했고, 박호준 칼럼니스트는 친환경적인 면모와 패밀리카로서의 장점을 살펴봤다. 또한 정우성 칼럼니스트는 압도적인 공간을 통해 창의적인 라이프스타일을 실현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EV9을 설명했다. 이들의 목소리를 종합하면 EV9은 ‘전기차가 나아갈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한 캐릭터’로 요약할 수 있다. 혁신적인 공간 활용성과 기술적 우위를 점한 전동화 파워트레인, 그리고 여유로운 실내와 그에 걸맞은 다양한 가능성까지 지녔기 때문이다. 이는 현재 전 세계 자동차업계가 EV9에 주목하는 이유이지 않을까?


이동희(자동차 칼럼니스트, 컨설턴트)

자동차 교육 및 컨설팅 업체 풀드로틀 컴퍼니의 대표이자 자동차 칼럼니스트로 활동 중이다.


박호준(에스콰이어 에디터)

한국판, <모터트렌드> 한국판 에디터를 거쳐 지금은 <에스콰이어> 한국판에서 남성을 위한 컨텐츠를 만들고 있다.


정우성(라이프스타일 칼럼니스트, 더파크 대표)

〈GQ〉, 〈에스콰이어〉에서 자동차 담당 기자를 역임했고, 현재 유튜브 라이프스타일 매거진 더파크 디렉터로 활동 중이다.


기획/정리. 이인주

사진. 최대일, 김범석




현대자동차그룹 뉴스 미디어, HMG 저널 바로가기

https://www.hyundai.co.kr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