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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MG 저널 Jan 19. 2024

CES 2024에서 만난 모빌리티 패러다임의 혁신

기아가 PBV 비전을 실현할 여러 콘셉트 모델과 구체적인 기술을 공개했다


가전제품은 물론 IT와 모빌리티 산업의 트렌드까지 주도하는 국제 전자제품 박람회(Consumer Electronics Show, 이하 CES)의 2024년 행사가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에서 열렸다. 2019년 이후 5년 만에 CES에 참가한 기아는 웨스트 홀에 전시 부스를 마련했다. 그동안 BI의 새단장과 함께 브랜드 리런칭을 거친 기아는 ‘준비된 기아가 보여줄, 모두를 위한 모빌리티(All Set for Every Inspiration)’라는 테마로 2024년의 CES를 준비했다. 



새로운 영감을 선보이기 위한 네 가지 테마의 공간




지난 2020년, 기아는 전동화를 중심으로 한 중장기 미래 전략 ‘플랜 S’를 발표했다. 요컨대 이번 CES는 당시 공개했던 PBV 중심 모빌리티 전략의 실현 방안을 소개하는 자리였다. 기아는 초소형부터 대형까지 다양한 크기의 PBV 콘셉트 모델과 이를 효율적으로 설계하고 활용하는 기술들의 소개를 예고했다.


PBV를 중심으로 세운 기아의 미래 모빌리티 시나리오를 직접 경험하기 위해 CES 2024가 열리는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를 찾았다. 기아는 세계 최초로 PBV 콘셉트 모델들을 공개하기 위해 1,022㎡ 규모의 공간을 크게 파크(Park), 시티(City), 홈(Home), 팩토리(Factory) 네 곳으로 구성했다. ‘영감을 주는 공간(Place of Inspiration)’ 테마 아래 완성된 이 전시 공간은 장소의 제약 없이,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어디서나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모빌리티 콘셉트를 반영한 모습이었다. 



파크 존, 누구에게나 자유로운 이동 경험을 제공하다


중형 PBV, PV5는 범퍼의 디스플레이를 통해 운행 상황을 알린다


먼저 나무 모형과 초록 파스텔 톤으로 공원 분위기를 연출한 ‘파크 존’으로 향했다. 부스 중앙에는 기아 PBV 패밀리의 허리를 담당하는 PV5가 자리했다. 첫인상에서 눈길을 끄는 건 프런트 범퍼와 테일게이트에 장착된 커다란 디스플레이였다. 이곳에는 주변 환경을 인식해 승객에게 간단한 인사말을 건네거나, 운행 상황을 텍스트로 표기한다.



PV5 베이직 모델은 어떤 탑승자도 편안히 목적지까지 이동할 수 있는 피플 무버다


관람객들은 슬라이딩 도어가 열린 PV5에 탑승할 수 있었다. 라이드 헤일링 서비스를 위한 PV5 베이직 모델은 휠체어 사용자를 비롯한 교통 약자들이 손쉽게 탑승할 수 있도록 널찍한 리프트를 장착한 것이 특징이다. 시트 역시 혁신적인 구조의 양방향 플립 구조를 적용했다. 이 구조는 접는 것 뿐만 아니라 스위블하지 않고도 탑승 방향을 바꾸는 것이 가능해 탑승자의 특성과 니즈에 따라 시트 레이아웃을 유연하게 바꿀 수 있었다.




또한 기존 차량에서는 볼 수 없었던 ‘레일’과 ‘타일’ 시스템도 인상적이었다. 이 액세서리 모듈을 통해 내부 사이드 패널이나 플로어, 혹은 천장에 컵홀더나 스피커, 수납 공간 등 다양한 액세서리를 장착해 맞춤형 공간으로 구성하는 것이 가능했다. 여기에 PV5는 전동화 파워트레인 뿐만 아니라, 루프에 반투명한 태양광 충전 패널을 탑재해 지속가능성까지 고려했다.




시티 존, 물류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신개념 모빌리티


시티 존에서는 도심 속에서 이뤄지는 물류 작업 현장을 재현했다


핑크빛 배경의 ‘시티 존’에서는 여러 PBV를 중심으로 물류 작업이 이뤄지는 도심 모습을 재현했다. 파크 존에서 라이드 헤일링 서비스를 담당했던 PV5는 물류 운송에 최적화된 딜리버리 하이루프 모델로 탈바꿈했다. 이 모델은 이름처럼 적재 공간을 극대화하기 위해 지붕을 한껏 높였다. 덕분에 작업자가 허리를 숙이지 않고 내부에서 자유로이 움직이는 것이 가능하다.


시티 존 한 편에 놓인 대형 PBV, ‘PV7’은 PBV 콘셉트 패밀리 중 가장 넓은 내부 공간을 갖췄다.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해 주행거리도 가장 긴 모델이다. PV5와 패밀리룩을 이루고 있는 PV7은 대형 슬라이딩 도어와 스플릿 테일게이트를 장착해 장거리 물류 운송에 알맞은 면모를 보였다.





기아의 PBV 콘셉트 패밀리 중 가장 작은 모델은 바로 ‘PV1’이었다. PV1은 PV5, PV7과 꽁무니를 맞대고 짐을 옮기는 모습을 연출하고 있었다. 전장이 3.2m에 불과한 PV1은 컴팩트한 외관에 걸맞게 좁고 복잡한 도심 속의 운송을 담당한다. 중대형 PBV와 도킹 후, 운송물을 전달 받은 PV1이 도심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며 라스트마일 딜리버리를 책임지는 것이 기아가 제안하는 시나리오다.



PV1은 복잡한 도심 속을 유연하게 움직이기 위한 특수한 드라이빙 모듈을 갖췄다


시티 존에서는 도심을 자유롭게 누비기 위한 PV1의 특별한 능력도 확인할 수 있었다. PV1은 여느 모빌리티와는 달리 사선으로 매끄럽게 이동할 수 있다. 심지어 360° 회전하는 ‘피봇 턴(Pivot Turn)’까지 선보였다. 이러한 PV1의 움직임은 캠버 조정과 후륜 조향이 가능한 특별한 드라이빙 모듈을 탑재했기에 가능했다. 기아는 통행이 어려운 도시의 좁은 골목까지도 운송물을 전달하기 위한 PV1만의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홈 존,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커스터마이징하는 맞춤형 PBV


홈 존에서는 움직이는 PV5의 축소 모형을 전시해 이지 스왑 기술을 설명하고 있었다


앞서 살펴본 PV5의 다양한 가지치기 모델은 PV5 샤시캡(Chassis Cab) 콘셉트를 기초로 하고 있다. 그리고 이 샤시캡 모델이 용도에 따라 모습을 바꾸는 장면을 ‘홈 존’에서 확인할 수 있다. PV5 샤시캡은 운전 공간을 제외한 후면 모듈을 통째로 교체할 수 있는 ‘이지 스왑(Easy Swap)’ 기술을 적용했다. 홈 존에서는 3분의 1로 축소한 PV5 모형으로 이지 스왑이 적용되는 과정을 재현하고 있었다.



이지 스왑 기술로 PV5는 다양한 비즈니스 및 라이프 스타일 모듈을 손쉽게 적용할 수 있다


PV5는 승하강 장치를 활용한 이지 스왑을 통해 일반적인 이동 수단은 물론, 다양한 목적의 비즈니스 모빌리티 영역을 넘나든다. 예컨대 평소에는 픽업 트럭이나 물류 밴으로 활용하다가, 필요할 때는 교체 작업을 거쳐 레저용 캠핑카나 널찍한 좌석의 피플 무버로의 탈바꿈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홈 존의 전시 콘셉트처럼 가재 도구나 침대를 갖춰 가정집의 안락함을 구현하는 것도 충분히 설득력 있는 예시였다.




팩토리 존, 기아 PBV 시리즈의 핵심 기술 ‘다이나믹 하이브리드’


다이나믹 하이브리드 기술 소개를 중심으로 마련한 팩토리 존


기아는 마지막 ‘팩토리 존’에서 PBV 시리즈의 골격에 담긴 새로운 기술을 소개했다. 단순하면서도 견고한 모듈 교체와 대용량 물류 운송을 가능케 하는 특별한 차체 구조 기술이었다. ‘다이나믹 하이브리드’라 이름 붙여진 이 구조는 모듈화된 설계로 다품종 소량 생산 시대에 적합한 면모를 보인다.



기아는 다이나믹 하이브리드 기술로 모빌리티 생산의 혁신을 가져올 것이라 말했다


기아는 차체의 뼈대 역할을 하는 ‘멤버’와 함께, 이 멤버를 잇는 ‘조인트’를 표준화해 단순 조립이 가능하도록 구성했다. 또한 용도에 따라 멤버와 조인트의 숫자를 줄이고 늘여 맞춤형 모빌리티를 제작할 수도 있다. 기아에 따르면, 기존 자동차의 대량 생산 설비가 필요하지 않아 ‘마이크로 팩토리’와 같은 초소형 공장에서 모빌리티를 신속하게 조립 생산하는 것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한다. 게다가 다이나믹 하이브리드 기술은 높은 범용성과 더불어 일반 차량보다 현저히 작은 부품 수를 지녀 차체 강성도 큰 폭으로 높아진다.



EV 오아시스에서 체험하는 기아 전기차의 현재와 미래


야외 전시 공간에서는 기아 전기차의 핵심 기술과 함께 출시를 앞두고 있는 콘셉트 모델을 만나볼 수 있었다


한편, 기아가 준비한 520㎡ 규모의 야외 전시 공간에서는 향후 출시될 순수 전기차의 콘셉트 모델과 EV9의 핵심 기능을 만나볼 수 있었다. 우선 전시된 차량은 기아가 지난해 ‘기아 EV 데이’에서 최초로 선보였던 EV3 콘셉트와 EV4 콘셉트였다. 두 콘셉트 모델은 EV9에서 파생된 스타맵 시그니처 라이팅과 수직 헤드램프 구성으로 관람객들의 시선을 잡아 끌었다.


전시 공간 내부에서는 ‘EV9 드라이빙 시뮬레이터 존’에서 첨단 고속도로 주행 보조시스템(Advanced Highway Driving Assist, AHDA)과 고속도로 부분 자율주행(Highway Driving Pilot System) 기능을 가상으로 경험해 볼 수 있었다. 또한 V2H(Vehicle to Home) 및 V2L(Vehicle to Load) 기능도 시연 중이었다. 관람객들은 이 기능을 활용해 EV9의 배터리로 가정집이나 외부 장비에 전원을 공급하는 색다른 모습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기아 PV 시리즈, 차량 그 이상의 가치를 제공하는 플랫폼


기아의 PV 시리즈는 이동 수단의 개념을 넘어 새로운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앞서 설명한 네 가지 공간을 둘러보며 기아가 새롭게 정립한 PBV의 정의를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Platform Beyond Vehicle(차량 그 이상의 플랫폼)’의 의미를 품은 기아의 PV 시리즈는 이동 수단이라는 모빌리티의 본질을 유지하면서도,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유연하게 변화해 언제나 최적의 모빌리티 솔루션을 제공했다.


게다가 단순히 추상적인 콘셉트만 제시한 것이 아니라, 기존 모빌리티의 제약을 극복하기 위한 구체적인 대안과 기술을 선보였다는 데에도 큰 의의가 있었다. 특히 PV 시리즈가 담고 있는 깊고 다양한 가능성은 모빌리티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새로운 혁신을 기대하기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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