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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유민 Aug 22. 2016

화면이 사라지는 시대의 UX

얼마 전 The Best Interface is No Interface 책의 번역 리뷰를 맡아 책 전체를 읽을 기회가 생겼다. 최고의 인터페이스는 인터페이스가 없다는 도발적인 제목이 의미하듯, 화면 흐름을 바탕으로 접근하는 UX디자인의 사고를 과감히 깨길 요구하고 있었다.


화면이 사라지기 시작하다.

대화형 인터페이스는 화면이 사라지기 시작하는 트렌드를 가장 잘 보여준다. 올해 2월 출시된 Quartz 뉴스 앱은 설정화면과 메신저 창, 딱 2개의 화면으로 구성되어 있다. 챗봇이 뉴스를 요약해서 대화 형태로 제시하면 사용자는 자연스럽게 읽으며 미리 입력된 답변 중 하나를 선택하여 대화, 사실은 뉴스 탐색을 이어간다.

하나의 화면에서 뉴스 소비가 이루어지는 Quartz

보통 카테고리를 탭하며 탐색하는 일련의 과정을 하나의 화면에서 대화 형태로 해결하는 것이 대화형 인터페이스의 가장 큰 특징인데, 탐색에 들어가는 사용자의 인지적인 노력을 줄임으로서 UX 궁극의 목적인 물흐르듯 이어지는 경험을 제공한다. 이렇게 대화형 인터페이스는 곳곳의 서비스에 스며들어(참고: 2016년의 키워드는 대화형 커머스) 사용자를 좁은 인터랙션으로 집중 시키고 화면 단위를 줄이고 있다. 그러다 보니, UI가 아닌 내용, 흐름이 중요해졌다.

메신저 컨셉 https://d13yacurqjgara.cloudfront.net/users/347241/screenshots/2749390/messenger-concept.gif


기술로 컨텍스트를 품은 최소한의 UI

이미 앱이 많고 다양해진 시대에 많은 화면을 제공한다면 아무리 이뻐도 사용자에게 최적의 경험이 될 수는 없다. 특히 최근 'AI는 곧 새로운 UI이다'라는 말이 의미하듯 테크업계 전체가 인공지능과 어시스턴트 서비스로 전환되고 있기에 기술이 가져올 변화를 고려한 UI가 필요해지기 시작했다. 구글 Now on Tap의 경우 사용자와 가장 밀접한 홈 버튼을 활용해 버튼을 길게 누르면 화면에 표시되어 있는 정보를 바탕으로 더 자세한 상황 정보를 제공한다. 구글 나우의 기술을 기반으로 화면간의 이동없이 충분히 사용자가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Google Now on Tap

대화형 인터페이스, AI가 이끄는 UI의 현상을 보면 사용자의 맥락을 파악하고 기술을 활용해 서비스간의 연결을 도와 기존에 비해 중간과정이 없는 형태로 발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또한 '앱간의 장벽을 허물고 메신저로 서비스들을 통합하는 것'을 미션으로 삼고 있는 Wand Labs를 인수하며 '플랫폼으로서의 대화형 인터페이스'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용자의 맥락을 최대한 파악하기 위해 cognitive api를 활용해 사진과 비디오에 포함된 얼굴, 감정, 기타 정보들을 접근하여 활용하려 하며, 이러한 맥락정보를 바탕으로 이제 정보를 찾고 쇼핑을 하는, 기본적인 사용자 행동들을 포괄하려고 노력 중이다.

Wand Labs 베타버전 모습

화면이 사라지는 시대, UX디자이너의 생각

대화형 인터페이스, AI등을 보며 화면 단위로 프레임웍을 잡고 워크플로우를 만드는 것이 몸에 베인 UX디자이너로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물론 화면이 아예 사라지거나 지금의 앱 형태가 완전히 없어지지는 않겠지만, 점점 지능화 되어가는 기술들을 활용해 내놓아야 할 프로덕트는 최소한의 UI만 남긴채 화면 단위가 아닌 좀 더 다양한 차원을 엮은 결과물일 것 같다.


'최고의 인터페이스는 인터페이스가 없는 것'이라는 책의 주장은 어떻게 보면 많은 부분을 습관처럼 화면으로 풀려고 하는 UX디자이너의 태도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보라는 의미일 것이다. 기술은 점점 발전하고 앞으로 사용자의 욕구, 동기, 목적 등을 더 잘 파악하여 더 나은 UX를 리드할 것인데, 화면에 갇힌다면 더 좋은 UX를 놓치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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