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초대받는 삶
주변 사람과 자식에게 존경받는 삶
그때가 1983년이었을까?
지금은 돌아가신 엄마(친정엄마)께서 고향의 원불교 교당에서 어느 고인의 49 천도재에 참석을 했는데, 그때 당시 딸만 둘인 당신 둘째 아들의 집주소를 불러 주면서 그 집으로 가서 아들로 태어나 달라고 간절하게 기도를 했다고 했습니다.
고향 시장통에서 한약방을 운영하셨던 고인은 참으로 괜찮은 삶을 사셔서 주변 사람들의 존경을 많이 받으셨나 봅니다.
고인의 자식들 뿐만 아니고 형편이 어려운 친척들의 자녀들 교육까지 신경을 쓰신, 참 좋은 분이어서 엄마는 그분을 당신의 친손주로 태어나 달라고 하셨던 겁니다.
그때, 엄마의 그 말씀을 직접 듣고 나서 저는 '아무튼 우리 엄마는 못 말려...'하고 웃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래요... 어떻게 살아야 자신의 자손으로 다시 태어나 달라고 할 수 있을까요?
그런데 2013년 2월 17일, 엄마께서 돌아가신 후 장례식장에 문상을 오신 어느 어르신께서 셋째 언니에게 이런 말씀을 하셨다고 합니다.
그분의 두 아들이 결혼을 했는데 아직 둘 다 아이가 없다고요. 그래서 우리 엄마 영정사진 앞에서 마음으로 기도를 하셨다고 합니다. 우리 엄마께 당신의 손주로 와 달라고요.
그 말을 전해 들은 셋째 언니는 깜짝 놀라서 그분께 안된다고 했다네요. 이제 곧 언니의 장남이 결혼을 할 건데(이미 결혼 날짜도 잡혀 있었습니다.) 엄마는 셋째 언니의 손자로 와야 한다고요.
어찌 되었건, 해프닝이라고 해야 할지 모르는 일련의 사건을 보면서 저는 생각을 했습니다.
오래전 엄마가 당신 손자로 와 달라고 기도했던 그분도, 그리고 우리 엄마도 꽤 괜찮은 삶을 사신 것 같다고요.
사람은 세상을 떠난 후, 그 빈자리를 두고 주변 사람들에게 이런저런 평가를 받게 되지요.
그때 누군가에게 초대받을 수 있는 사람은 과연 얼마나 될까요? 마음 깊게 생각을 해 봐야겠습니다.
참고로 1983년 49제 천도재 그날 이후, 엄마의 기도 덕분인지 저의 둘째 오빠네는 그토록 기다리던 아들이 태어났습니다.
엄마는 그분께서 당신 손자로 왔다고 100% 확신을 하셨지만, 엄마의 바람대로 정말 그분이 오신 건지 저는 지금도 알지 못합니다.
그리고 엄마께서 돌아가신 후, 엄마의 첫 번째 천도재를 지내고 나서 외손녀(큰언니의 딸)의 꿈에 엄마가 무척 행복한 모습으로 나타나서 셋째 언니의 아들(외손자)의 결혼식에 간다고 했답니다.
그 뒤로 2014년 엄마의 첫제사를 지내고, 셋째 언니의 손자가 태어나기 전에 큰언니의 꿈속에 아주 젊은 모습의 엄마가 무척 바쁜 모습으로 셋째 언니 집에 가야 한다고 큰언니에게 손을 흔들며 떠났다고 합니다.
그 후 엄마께서 돌아가신 지 1년이 지나고 2014년 4월 벚꽃이 피는 봄날, 셋째 언니의 손자가 태어나서 지금 아주 의젓하고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는데, 셋째 언니의 간절한 바람대로 엄마께서 셋째 언니의 손자로 왔는지... 저는 또 잘 알지 못합니다.
2016년 5월, 생전에 엄마께서 참석하기를 소망했던 원불교 10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한 셋째 언니와 손자
2023년 8월, 늠름하게 잘 자란 셋째언니의 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