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형민 Aug 13. 2023

청년전용 창업자금으로 사업에 날개를 달다.

중진공 청년전용 창업자금 대출 후기

절체절명

"대표님, 발표평가 고생하셨어요. 창업자금 선정 되셨습니다!"


(아....됐다! 해냈다! 한고비 넘겼다!)


회사를 그만두고 나서 호기롭게 시작했던 창업. 창업 시작도 전부터 업무 의뢰를 받으며 회사를 벗어나서도 할 수 있다고 자신만만해 있었지만 역시나 현실의 벽은 높았다.


올 봄 이후로 신규 프로젝트 수주건수가 줄어 들었고 거기에 일본생활을 정리하고 한국으로 돌아가려고 하니 다양한 문제들에 부딪혔다.


이 상태로는 사업은 커녕 한국에 돌아가는 것 자체가 불가능해보였다. 그렇게 잠 못 드는 밤이 이어지던 와중에 우연히 발견한 청년전용 창업자금. 


이거라도 해보고 안되면 정말 포기하자는 심정으로 상담을 신청했고 다행이 최종선정이 되어 사업 운전자금을 확보 할 수 있게 되었다.



무자본 창업 열풍속 나


코로나 이후로 무자본, 소자본 창업 열풍이 대한민국을 휩쓸었다. 나 또한 의도치는 않았지만 그 대열에 합류했다. 그동안 온라인 기반 (쇼핑몰) 일을 해왔고 나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업체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기왕이면 회사다운 회사를 만들겠노라며 법인을 설립하였다. 개인사업자로도 충분했을 수 있지만 회사 가치를 키워 투자도 받고 주주 참여도 받을 계획이기 때문이다.


다행이 창업 초기에는 적당히 일거리가 있었고 회사 다닐때보다 시간여유도 있으면서 수입은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았다. 이제 규모만 키워나가면 될 일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세상일 어디 쉬운게 있던가. 창업을 한지 반년이 채 지나지 않아 코로나19 시대의 사실상 종말이 선언되었다.


그동안 온라인에 투자를 집중하던 기업들이 하나, 둘 오프라인의 문을 다시 두드리기 시작했다. 자연스럽게 이어져오던 사업문의도 줄어들기 시작했다.


그나마 한 업체와 일본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선보였던 상품을 일본 아마존과 라쿠텐에서 판매를 이어가면서 매출은 확보 할 수 있었지만 한정된 자본금과 매출로는 길어야 1년을 버티지 못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우리나라는 중소기업 하기 좋은 나라?


우리나라에는 정말로 다양한 중소기업 지원제도들이 있다. 매년초가 되면 다양한 종류의 창업 또는 중소기업지원사업이 모집을 개시한다.


이러한 제도를 통하여 초기 사업자금을 마련하고 유니콘 기업으로까지 성장한 사례들도 찾아 볼 수 있다. (토스, 직방 CEO도 이 중 하나인 청년창업사관학교 출신이라고 한다.)


수출 주도형 국가답게 수출과 관련된 다양한 지원사업들도 존재하고 나는 일전에 정부기관의 수탁을 받아 일본 진출을 서포트 하는 회사에 다녔었다.


그래서 올 초 다양한 창업(초기자금) 지원프로그램을 신청해 보기로 했다. 창업지원포털 (https://www.k-startup.go.kr/)에 매일 같이 들어가서 사업개요들을 살펴보고 나와 맞는 것 같은 것에는 전부 지원해 보았다.


대게 절차는 서류전형 → 발표전형 → 최종선정의 순이다. 여기서 서류전형에는 사업계획서가 필수로 들어간다.


사업계획서에는 우리 회사가 하고자 하는 사업아이템에 대한 설명, 왜 이 사업을 하려고 하는지, 시장규모는 어떤지, 사업성은 있는지, 향후 자금조달이나 고용은 어떻게 해나갈 것인지 등에 대한 내용이 담긴다.


그동안 (주식공부를 하느라) 여러 사업계획서를 읽어는 봤지만 정작 내 회사 사업계획을 작성해 본적이 없었다. 여기에서 정말 진땀을 뺐다.


그리고 각 지원사업마다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업종이나 내용이 달랐다. 체감상 구체적인 유형 또는 무형의 상품이 존재하는 경우 수월하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차라리 단념하는 편이 낫겠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그래서인지 'e커머스를 통한 일본시장 진출'이라는 나의 사업 아이템(컨셉)은 서류평가에서 광탈했다.



대출의 문턱을 넘다!


지원사업에서 떨어지고 나서부터는 대출을 알아보았다. 보통은 대표자의 신용도 또는 보증기관 평가에 따라 대출액이 달라지는 것으로 보인다.


국가나 지자체에서 일부 이자를 지원해줌으로서 저리로 사업자금을 빌릴 수 있다. 다만, 나의 경우 사회생활을 줄 곧 일본에서 해왔던지라 직장가입자로 4대보험을 냈던 이력이 거의 없어 신용평가에 불리했다.


한편 신용도 평가로 대출을 받아도 최대 1천만원 이내로 가능했는데 이 또한 확정은 아니었다. 그러다 우연치 않게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정책자금 온라인신청(https://www.kosmes.or.kr/dh/map/main.do)'을 발견했다.


때마침 청년창업(예정)자금 대출 신청이 가능했고 그자리에서 바로 신청서를 작성했다. 청년창업자금은 운전자금으로 연간 1억원 이내(제조업 및 지역특화주력산업은 2억원 이내)에 2.5%의 저리로 대출해준다. 


신청조건은 대표자가 만 39세 이하로서, 업력 3년 미만인 중소기업 또는 중소기업을 창업하는 자이기 때문에 조건에 부합했다. 


신청서 작성을 마치면 요청한 상담시간에 지역 중진공 담당자(전문위원님)로부터 연락이 온다. 통화를 통해 창업 아이템에 대한 진단을 하고 문제 없으면 현장실사로 넘어간다.


현장실사에서는 작성했던 신청서 내용과 함께 실제 진행한 사업내용에 대한 확인이 이어지며 대표자의 전문성을 확인하는 질의응답이 이어진다.


현장실사에서 문제가 없으면 발표평가 일정을 안내 받게 된다. 중진공에서 선정한 심사위원(4분) 앞에서 5분간 사업계획 PT발표와 5분간의 질의응답을 하게 된다. (나는 약 1주일 후로 발표평가 일정이 잡혔다.)


PT발표에 자신감이 있던 나였지만 안해본지도 오래 되었다. 그리고 이번에 받지 못하면 정말 사업을 접어야할지도 모른다는 압박감에 긴장감은 극도에 달했다. 이미 발표평가장에는 나와 같은 처지의 예비창업자 및 대표들이 평가를 받고 있었다.


긴장탓에 혀 근육이 마비되는 것 같은 기분이 들기는 했지만 다행이 연습했던대로 5분 이내로 발표를 마무리 지었고 질의도 무난한 내용들이었다. 


그로부터 이틀 후 최종선정 연락을 받았고 약 1주일후에 신청한 창업자금 전액을 입금 받았다!



발표평가를 진행했던 대전 청년창업사관학교 전경


이제부터가 진짜 승부수다


어쩌면 창업을 포기하고 다시 직장인으로 돌아가야할지 모르는 절체절명의 순간에 청년창업자금 받기에 성공하므로서 도전의 유효기간이 늘어났다.


사실 이 자금은 지원이 아닌 대출이기 때문에 이자와 원금을 갚아야 한다. 거치 3년에 최장 6년안에 상환 의무를 진다.


당장 이달부터 이자가 나갈 예정이기는 하지만 해 볼 수 있는 용기가 생겼다. 직원도 고용하고 영업도 다니고 외주도 줄 수 있다. 이만한 레버리지가 또 어디있을까?


이번 창업자금을 계기로 회사의 비전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았다.


'한국과 일본에 선한 영향력을 선사하는 기업'


선한 자금을 받았으니 나 또한 선한 기업이 되어 국내, 그리고 최종 목표시장인 일본에도 선한 영향력 (상품과 서비스)을 선사해야겠노라고 다짐해 본다.


1년 후 오늘도 여전히 선한 영향력을 선사하는 기업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나, 그리고 회사가 되어 있을 생각하니 가슴이 두근거린다.

매거진의 이전글 발리에서의 열흘. 발리의 매력에 푹 빠지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