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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아까 말씀하셨는데요.

#18 아까 말씀하셨는데요.





김대리 : 길동씨 오늘 3시에 미팅 있는 거 알지?
길동씨 : 아까 말씀하셨는데요.
김대리 : 혹시나 해서 다시 확인했어.
길동씨 : 예.
이과장 : 미숙씨 신입연수건은 진행 잘되고 있어?
미숙씨 : 오늘 보고 드린다고 말씀드렸는데요.
이과장 : 아 그래?
미숙씨 : 예.


회사에서 누군가 챙겨주면 “내가 이것도 몰랐을까?”, “나를 좀 믿지”라고 생각하면서 짜증 섞인 말과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업무적으로 누가 나를 챙겨준다는 것은 아주 감사한 것이다. 때론 일을 하다 보면 중요한 약속이라든가 업무를 놓치는 경우도 있기 마련이다. 그럴 경우 주변인이 말 한마디로 챙겨주면 어떤 기분일까? 대박이다. 나 자신을 못 믿어서기 보다 혹시나 하는 맘으로 챙겨주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 또한 그만큼 중요하기에 잊지 말라는 암묵적인 메시지도 숨어 있다.


어떤 직원은 “나를 못 믿나”, “했던 말 또 하시네”, “안 바쁘시나”라는 마음으로 접근하기보다 나를 위해 챙겨준다는 마음으로 접근하는 것이다. 누가 확인하는 차원에서 물어보는 거에 대해 기분 좋게 대답하는 것은 대화에서의 관계 노하우이기도 하다. 상대방의 말을 가볍게 받아주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기에 상대방이 무슨 의도를 두고 얘기하는 것일까 생각할 필요가 굳이 없다. 생각이 많으면 그 생각에 지배를 당하기 마련이다.

김대리 : 길동씨 오늘 3시에 미팅 있는 거 알지?
길동씨 : 예. 알고 있습니다.
김대리 : 잊지 말고
길동씨 : 예~~


일에서 누가 챙겨준다는 것은 감사할 수 있다. 자연스럽게 대답만 해도 크게 문제가 없을 뿐만 아니라 상대방도 확인하고 싶어 심리가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확인한다는 것은 못 믿어서 아닌 사전에 문제가 안 생기게 하는 상대방의 배려라고 생각하면 된다.


이과장 : 미숙씨 이번 기획서는 중요하니 오타 있으면 안 돼.
미숙씨 : 예. 신경 쓰겠습니다.
김대리 : 잊지 말고
미숙씨 :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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