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것의 셀프코칭 대화록
지난번 쓴 <글을 쓰지 못하는 이유, 쓴 글을 버려야 한다는 두려움>이 지금까지 내가 쓴 글 중에 가장 많은 “좋아요❤️”를 받았다. 유명한 작가와 비교했을 때 숫자로는 작을지 몰라도, 내겐 다시 글을 쓰고 싶게 만드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이번에는 글을 쓰기 전에 해본 셀프 코칭 이야기를 나눠보려 한다. 사실 지난 글을 쓸 수 있었던 가장 큰 힘은 글쓰기 전의 셀프 코칭이었다. 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그날은 셀프 코칭을 직접 글로 기록을 해보고 싶었다. 예전에 모닝페이지를 쓸 때에 셀프 코칭한 것을 써보긴 했는데, 모닝페이지 외에 셀프 코칭 기록을 남긴 것은 처음이었다.
모닝페이지를 쓰는 과정에서 셀프 코칭을 하게 되었던 것은 우연한 계기였다. 모닝페이지를 쓰는데, 그날따라 쓸 내용이 없었다. 그래서 스스로에게 물었다. "오늘은 어떤 이야기를 하면 좋을까?" 그렇게 질문을 하니, 대답이 떠오르면서 모닝페이지를 쓸 수 있었다. 그다음부터 저 질문을 시작으로, 쓰고, 질문하는 과정을 꽤 반복했었다.
내가 나 스스로에게 하는 질문에 답을 하면서도 생각이 정리가 되는 경험을 하니, 무언가 막히는 때가 있으면 셀프 코칭을 해보기도 했었다. 셀프 코칭을 하면서 가장 크게 느낀 것은 '질문에는 힘이 있다'는 것이다. 고객객뿐만 아니라 스스로에게도 질문을 해도 그 힘을 느낄 수 있었다. 내가 가장 크게 느낀 것은 '생각하게 한다'는 것이다. 생각을 한 덕분에 무언가 막혀있거나, 멈춰있는 상황에서 한 발짝 나아갈 수 있었다.
KAC 베이직 교육에서 배웠던 "질문의 힘"
- 생각하게 한다.
- 말을 하게 한다.
- 상대를 대화에 초대한다.
- 다른 각도에서 현상, 문제를 파악하게 한다.
- 기존에 가지고 있는 전제에 도전하게 한다.
주제는 정했지만, 한 편의 글을 쓰려했지만 한 글자도 써지지 않았다. 막막해하고 있다가, "어떤 글을 쓰고 싶나?"라는 질문이 문득 떠올랐다. 그 질문을 시작으로 '나'와의 코칭대화가 시작되었다. 실제 고객과 코칭하듯이 나 자신의 대답에 호기심을 가지고 질문을 하고, 공감의 표현을 해보기도 했다. '나'로 시작했지만, 어느새 '우리'라는 표현을 쓰게 되었다. 스스로 한 셀프코칭 기록을 공개한다는 건 조금 부끄럽기도 하다. 하지만 이 방법 덕분에 글을 쓸 수 있었던 것처럼, 글쓰기가 막힐 때 도움이 되길 바라며 글을 쓰게 되었다.
Q. 어떤 글을 쓰고 싶은가요?
내 글을 읽는 사람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Q. 구체적으로 어떤 도움을 주고 싶은가요?
나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사람, 나와 같이 글쓰기를 혹시나 두려워하고 있다면, 나와 같은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면, 내 글을 읽고 노트북을 펴거나, 펜을 잡을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주고 싶습니다.
Q. 스스로 '계기'라는 표현을 많이 쓰고 있는 것 같아요. 나에게 '계기'란 어떤 의미인가요?
잘하고 있는 사람보다는 하고 싶은데 못하는 사람들을 위한 발판을 만들어줄 수 있는 사람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그게 저한테는 '성장을 위한 첫걸음'인 것 같아요. 저는 마음먹는다고 해야 하는 것을 한 번에 실행하는 사람은 아니거든요. 저도 어떤 것을 하다가 막힐 때면, 미루던 것을 해야 할 때가 오면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계기'를 찾아다녔던 것 같아요. 저에게 그런 '계기'는 보통 혼자 보내는 시간들이었어요. 혼자 카페 가서 커피를 마시고, 혼자서 여행을 훌쩍 떠나기도 하고요. 사실 결국 '계기'를 찾다가 알게 되는 것은 '그냥 시작해'라는 결론이기도 해요. 혼자서 시간을 보내며 이런저런 생각을 정리하다 보면 '일단 하자'로 결론이 지어지거든요. 근데 그럼에도 저는 그런 '계기'를 계속 찾아다닐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하고 싶은 건 많고, 또 잘하고도 싶어서 한 번에 시작하지 못하거든요. 다행히 저에게는 '혼자만의 시간'이라는 '계기'가 있었기에 무언가를 늦게라도 시작할 수 있었어요. 결국 각자가 시작할 수 있는 '계기'를 찾아둔다면, 그래도 조금은 쉽게 시작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Q. 우와, '계기'라는 의미만 물었는데, 정말 많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셨네요. 하고 싶은 것을 결국에는 해내기 위해 시작하는 사람처럼 느껴져요. 그럼 이번 글을 다 완성하고 발행을 했을 때를 떠올려볼까요? 잠시 시간을 내서... 떠올려보세요. 떠올렸나요? 그때의 느낌은 어때요?
꽤 오래 발행하지 못했던 브런치글을 하루 만에 완성해서 발행했다는 걸 생각하니 뿌듯해요. 글에서 쓸 내용처럼 두려움을 극복했다는 느낌이 들 것 같아요.
(코칭을 시작할 때는 하루 만에 완성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쓰기 시작하고 2주가 지나서야 완성되었다.)
Q. 오, 이 글을 읽은 독자가 '우리'가 원하는 것처럼 펜을 들고 글을 썼다고 해요. 그분은 '우리'의 글에 어떤 댓글을 남겨주었을까요?
(처음에는 '나'에게 질문을 하다가, 어느새 '우리'에게 질문을 하고 있었다.)
- '저도 글을 쓰지 못하고 있었는데, 이런 두려움이 있구나를 알게 되었어요.'
- '두려움을 알고 나니, 누구나 겪는 두려움이라는 것에서 안도감을 얻었어요.'
- '저도 계속 머리에 맴도는 주제가 있었는데, 이 글을 보고 글을 쓸 수 있게 되었어요.'
라고 남겼을 것 같아요.
Q. 그 댓글을 본 '우리'는 어떤 느낌인가요?
너무 감사할 것 같아요.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었다는 것, 내 글이 누군가의 '계기'가 되었다는 점 때문에 다음 글을 쓰고 싶은 의지도 생길 것 같아요.
Q. 아까 하루 만에 글을 완성했다는 말을 해주셨어요. 그러면 오늘 글을 완성하실 수 있을 것 같나요?
음... 잘 모르겠어요. 자꾸 왔다 갔다 하는 것 같거든요. 폰에서 알람이 왔을 때, 카페에 사람들이 조금씩 차기 시작할 때, 집중력이 조금씩 저하되는 것 같아요.
Q. 그럴 때 '우리'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집에 가서 쓸까 하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는데... 아마도 집에 가면 쓰지 않겠죠...? 그러면 일단 여기서 쓸 수 있을 만큼 써보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지금도 폰으로 사진첩을 볼까 생각했거든요...
Q. '우리'는 집중력이 오래가지 않음을 같이 잘 알고 있죠. 그럴 때 우리는 또 어떤 '계기'를 만들면 집중력을 끌고 갈 수 있을까요?
우선 연습을 해야 할 것 같아요. 집중력이 흐트러지는 것을 지금은 이리저리 잡으려고 노력해도 잘 안되고, 그래도 카페에서 이렇게 글을 쓰려고 하고, 셀프 코칭도 해보고 있는 것처럼 새로운 시도를 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일단 시간을 한번 정해두고 그 시간 동안 집중해 봐야겠어요. 일단 집중해서 써내려 가다 보면 또 다른 길이 나오거나, 완성이 안되더라도, 잠시 휴식 시간 취하고 써보려고요. 이번 코칭 덕분에 어쩌면 성공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 셀프 코칭도 한번 글로 만들어보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거든요.
오, 글을 쓰다 보니 또 이렇게 다시 연결이 되었어요! 위의 문장은 그전에 잠시 떠올랐던 것을 써두었던 건데, 자연스럽게 위의 문단과 연결이 되었네요.
Q. 우와! 어쩌면 진짜로 '우리'가 오늘 글을 완성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저도 들었어요. 그러면 오늘 코칭은 이걸로 마무리하고, 얼른 글을 써볼까요?
좋습니다!!
“어떤 글을 쓰고 싶나요?”
"이 글은 누가 읽었으면 좋겠나요?"
"이 글을 읽고 독자가 어떤 말을 해주면 기쁠 것 같나요?
"그런 말을 들었을 때, 우리는 어떤 느낌이 드나요?
혹시 글쓰기가 막막하다면, 위 질문들을 스스로에게 던져보길 권한다. 첫 질문에는 답이 안 떠올라도, 다음 질문에선 의외의 대답이 툭 나올 수 있다. 하나의 질문에만 답을 할 수 있다면, 아마 이어서 다른 질문에도 대답할 수 있을 거다.
한 발자국만 내디뎌보면, 또 다른 길이 눈앞에 열린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다음엔 이런 이야기를 써볼까?” 하는 생각이 피어오른다. 혹시 글쓰기가 막막하거나, 잠시 멈춰있다면, 스스로에게 호기심을 가지고 질문을 하고, 답을 써보자. 막혀있는 곳이 풀리거나, 전혀 다른 생각이 떠오르게 되면, 생각보다 쉽게 다시 글을 쓰고 싶어 질지도 모른다.
ps.
나는 이번 셀프 코칭을 통해 ‘글을 쓰는 이유’를 더 깊이 생각하게 되었다. 그 열쇠가 바로 ‘계기’라는 단어였다. 나에겐 코칭이든 글이든, 달리는 일이든—결국 작은 계기들을 찾는 과정이라는 것을 알았다. 이런 깨달음은 다음 글을 쓰게 만들기도 하고, 나의 코칭철학(?)을 다시 정리해보게 했다. 다음 글은 아마도 '계기'에 대한 생각들이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