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을 마주해보면서, 지금 이 순간의 소중함을 알게 된 순간
가끔 짧은 순간이지만, 큰 변화를 이끌어내는 순간을 만날 때가 있습니다.
이번 「엔딩 라이팅(Ending Writing) 워크숍」 이 그랬던 것 같아요.
90분의 강의였지만, '죽음'이라는 무거운 키워드를 조금 더 가볍게 생각해 보게 되었고, 죽음의 순간을 떠올려보며, 지금 이 순간에 대해서도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 내가 하지 못한 것들에 대한 아쉬움과 함께 그래도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시작하는 삶을 살고 있구나 하는 것도 알게 됐거든요.
워크숍에 참여하면서 느꼈던 것은 이전에 읽은 김영민 님의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가 이론편이라면, 노윤주 작가님의 '엔딩 라이팅'은 실전편 같은 느낌이었어요. 직접 워크시트를 써보면서 나의 '죽음'을 직접 마주하니, 지금 이 순간의 소중함을 바로 느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노윤주 작가님의 「엔딩 라이팅(Ending Writing) 워크숍」은 청년 코치/강사 등의 모집 공고를 찾아보다가 우연히 발견하게 됐어요. 공지를 처음 확인했을 때는 이미 신청 인원이 꽉 찬 상태라, 대기만 걸 수 있더라고요. 연말이 다가오니, 이런 워크숍에 참석해서 한 해를 정리해 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신청해 보기로 했어요. 될지 안될지 모르지만, 일단은 대기를 걸어보기로 하고, 신청한 걸 잊어버리고 있었어요. 그러다 문자로 참여가 확정되었다고 해서 감사한 마음으로 참석했습니다.
노윤주 작가님을 처음 뵈었는데, 목소리에서 부드럽고, 단단한 느낌이 들었어요.
강의를 시작하면서 「엔딩 라이팅(Ending Writing)」 을 쓰시게 된 이유를 말씀해주시면서,
이 책의 주제는 죽음이 아니라고 하면서, 에필로그 내용을 보여주셨어요
「엔딩 라이팅」은 두려움에도 불구하고
원하는 인생을 한번 살아보기 위해
우리 모두가 가지고 태어난 가지 가장 강력한 요구인 죽음을
도구로 삼아보자는 다소 극단적인 실험을 위한 책이다
- 「엔딩 라이팅(Ending Writing)」의 에필로그 중
마감이 있으면 일을 할 수밖에 없게 되니, 죽음이라는 인생의 유한함을 마감으로 삼아 삶의 동력으로 만들어보는 것이라고 해요. 죽음을 떠올려보면서 우리의 인생을 조금 더 즐겁게, 나답게 살아갈 수 있게 해주지 않을까란 취지로 쓰셨다고 해요.
이 이야기를 듣고 나니, 책상 앞에 놓인 워크시트를 어떻게 채워갈지 더 기대가 되었습니다.
이번 「엔딩 라이팅(Ending Writing) 워크숍」에서는 3개의 워크시트를 작성했어요.
1. 엔딩 라이팅 준비 운동 : "내일 죽는다면 무엇이 얼마나 두려울까요?"
2. 낯선 단어 연결하기 : "어떤 태도로 죽음을 맞이하고 싶나요?"
3. 동경하는 인생과 비교하기 : "나의 6줄 부고 기사를 써보세요."
각 시트별로 5분~10분 정도의 시간이라, 쓰면서 아쉬운 것도 있어서 어떻게 썼는지 다 보여주기가 조금은 부끄럽기도 하지만, 혹시나 해보고 싶은 마음이 든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라면서 제 글을 보여드리려고 해요.
그럼 하나씩 같이 보여드릴게요!
내일 우리가 죽는다면 삶에 대한 미련, 미지의 경험에 대한 두려움, 죽기까지 겪을 고통, 남은 가족 걱정이라는 4개의 항목을 100% 비율로 나눠보는 거였어요.
저는 삶에 대한 미련 40%, 미지의 경험에 대한 두려움 10%, 죽기까지 겪을 고통 10%, 남은 가족 걱정 40%로 나누어봤어요.
미지의 경험에 대한 두려움과, 죽기까지 겪을 고통은 전혀 예상할 수 없으니, 10%라고 썼고, 삶에 대한 미련, 남은 가족에 대한 걱정은 40%라고 썼어요.
아직 하고 싶은 것도 많고, 특히 코치라는 일을 새롭게 시작해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니 미련이 남을 것 같았어요. 가족에 대한 걱정은 저를 의지하고 있는 가족들이 제가 없다고 하니, 걱정이 되더라고요.
제가 일을 하고자 하는 이유도 가족과 즐겁게 살아가기 위한 이유도 있다 보니, 삶의 미련과 같은 점수로 매기게 됐어요.
다른 사람들이 나눈 비율과 이유도 들어볼 수 있었는데, 정말 많이 달랐던 것 같아요.
들으면서 정말 '죽음'을 바라보는, 받아들이는 방식이 사람마다 다르구나를 느꼈어요.
또 죽음에 대한 간단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어떤 삶을 살아오셨는지를 어렴풋이 생각해 볼 수도 있었네요.
그다음으로는 죽음과 낯선 단어 2개를 선택해서 위 질문에 대한 문장을 써보는 거였어요.
노윤주 작가님은 죽음의 틀을 벗어나는 라이팅을 해보고 싶으셨다고 해요.
죽음과 관련이 없는 전혀 다른 단어로 쓰다 보니, '죽음'에 대해서 가볍게 생각해 볼 수 있어서 좋더라고요.
첫 번째는 바나나 - 태풍 - 죽음이었고, 두 번째는 맹세 - 신발 - 죽음이라는 조합이었어요.
[바나나 - 태풍 -죽음]
비바람이 치는 태풍 같은 고통과 함께 죽음이 찾아오더라도,
하얗고, 달달한 바나나를 먹듯이 편안히 받아들이고 싶다.
[맹세 - 신발 - 죽음]
갑작스러운 죽음의 순간이 오더라도,
한 켤레의 신발을 가지런히 정리하고 가기로 맹세해 봅니다.
이렇게 써보고 나니, 저는 죽음을 편안하고, 겸허히 받아들이고 싶다는 것을 알 수 있었어요.
정말 죽음의 순간을 겸허히 받아들이려면, 결국 매 순간에 충실히 살아야 하겠다는 것도 함께 떠올랐네요.
또 다른 사람들이 쓴 문장을 들어볼 수 있었는데, 멋지고, 재미나게 글을 잘 쓰시는 분들이 많아서 놀라면서 들었어요.
강의 시작 전에 놓인 '부고 기사' 워크시트를 보고는 이걸 어떻게 쓸 수 있을까 생각했었어요.
근데 노윤주 작가님이 알려주신 방법으로 쉽게 채워갈 수 있었어요.
노윤주 작가님은 이렇게 써보라고 말씀해 주셨어요.
1. 탄생과 죽음
- 00은 0000년도에 000(장소)에서 태어나, 2025년, 000(장소)에서 죽었다.
2. 나의 일 / 3. 나의 성격 / 4. 나의 가정 / 5. 나의 취미
- 동경하는 삶과 나의 현재를 비교해서 써보기.
- 동경하는 삶에는 자신의 롤 모델을 생각해 보고, 현재는 자신이 이룬 것과 이루지 못한 것을 생각해 보기
6. 감사와 당부
- 남겨진 가족 또는 친구들에게 남기고 싶은 말
10분 남짓 한 시간 동안 이렇게 제 부고 기사가 써졌어요.
코치 호캡은 19XX년에 태어나, 2025년에 죽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 모리모토 쇼지처럼 하기 싫은 거절하고, 하고 싶은 일만 하며 살고 싶었지만, 매번 거절하지 못하고 하고 싶은 일은 미루다 죽었다. 그래도 시작은 해보려 했다.
어떠한 일에도 초연히 받아들일 수 있는 흔들리는 대나무처럼 살고 싶었지만, 일에서는 구부러지지 않고, 부러지는 삶을, 삶에서는 대나무처럼 살았다.
내가 살고 싶은 자유로운 삶을 함께 살아갈 사람을 만나고 싶었는데, 다행히 그런 사람과 만나 즐겁게 살았다.
세계 7대 마라톤, Sub-3를 이루는 러너이고 싶었으나, 7대 중 시드니 마라톤 1개와 Sub-5를 달성하며, 나의 속도로 편안히 달렸다.
두 아들의 삶을 위해 당신의 삶을 포기한 어머니께 감사했다고 말하고 싶다.
이렇게 직접 부고 기사를 써보니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어요.
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도 떠올랐지만, 그래도 해낸 것들도 충분히 있다는 것도 알았어요.
또, 내일부터는 아직 하지 못한 것들을 해내기 위해 살아볼까? 하는 동기를 얻기도 했어요.
역시나 이번에도 다른 분들이 쓰신 글을 듣는 시간도 있었어요.
들으면서 빙긋 미소가 지어지는 글도 있었고, 저절로 박수를 치게 되는 멋진 글도 있었어요.
또, 읽으면서 울컥한 분의 이야기를 들을 때면, 눈시울이 뜨거워지기도 했어요.
90분이라는 시간 동안 3개의 시트를 쓰고 나니,
엔딩 라이팅 책을 구매해서 천천히 다시 써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엔딩 라이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
- 계속하던 것 → 하고 싶은 것을 할 용기
- 효율과 생산성을 좇는 삶 → 비효율과 낭만도 삶
- 안 하고 불안한 상태 → 하고 불안한 상태를 수용
- 남이 시키는 일 → 내가 벌이는 일의 기쁨
- 엄마 전화를 잘 받는 딸
작가님이 보여준 "엔딩 라이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들을 정말 얻게 된 것 같았어요.
코치라는 업을 찾고, 첫 교육부터 KPC 자격증까지 취득을 해온 것은 제가 하고 싶은 것을 해보기 위해 용기를 낸 것임을 알았어요.
하지만 용기를 내어 시작했음에도 여전히 해볼까 생각했던 것을 하지 못하고 불안한 상태를 보내고 있어요.
이렇게 불안하게만 보내다 죽음을 맞이하고 싶지 않아졌어요.
엔딩 라이팅 워크숍이 끝나고는 일단 생각한 것들을 해보자는 생각을 했어요.
신기하게도 지금 코칭을 받고 있는 주제도 코칭과 관련해서 해보기로 했던 것을 시도해 보는 것이거든요.
코칭과 이번 엔딩 라이팅 워크숍이 시너지가 잘 난 것 같아요.
워크숍이 다 끝나고, 그리고 이렇게 후기를 쓰면서 두 가지를 해보고 싶어졌어요.
첫 번째는 와이프와 함께 엔딩 라이팅 워크숍을 해보려고 해요.
이번 워크숍을 통해 제가 얻은 것들을 와이프에게도 주고 싶더라고요.
함께 불안정한 시기를 보내고 있는 중이지만,
우리가 하고 싶은 것들을 선택하는 삶을 살고 있음을,
그리고 그것을 위해 더 해볼 것들이 있음을 찾아보고 함께 나눠보면 좋겠더라고요.
그래서 책을 바로 주문했어요!
두 번째는 매년 부고 기사를 써보고 싶다는 거예요.
매년 부고 기사를 쓴다면, 내 삶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를 살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저는 주/월/분기/년 단위로 KPT 회고를 하고 있는데, ‘부고 기사 쓰기’는 조금 다른 느낌이 들 것 같더라고요.
KPT 회고를 하면 항상 잘한 것들보다는 못한 것들을 더 많이 쓰게 되거든요.
근데 ‘부고 기사 쓰기’로 하면 하지 못한 것들을 쓰다가도, 그래도 해낸 것들을 더 떠올리게 돼요.
아쉬움만 있는 부고 기사를 쓰고 싶지 않다는 마음 때문이랄까요.
이렇게 부고 기사를 연말에 쓰면 하지 못한 것과 그래도 하게 된 것을 살펴보면서,
다시 지금부터 어떻게 살 것인가, 언제 죽더라도 후회 없도록 즐겁게 살아보자는 마음을 가지길 수 있을 것 같아요.
2025년이 끝나가는 12월의 이시점이 「엔딩 라이팅(Ending Writing) 워크숍」 을 해보기 정말 좋은 시기인 것 같아요.
2025년을 어떻게 회고할까 고민이 되신다면, 노윤주 작가님의 「엔딩 라이팅(Ending Writing)」과 함께 해보시길 추천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