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틀러의 이너서클을 보았다.
’소수의 사람들이 전인류를 대상으로 얼마나 잔학한 일을 저지를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는 말로 다큐멘터리의 끝을 맺는다.
몇 가지 느낀 점은 다음과 같다.
01 유대인에 대한 잔인한 학살은 히틀러와 이너서클의 개인적인 감정도 있지만, 당시의 경제적 어려움을 해결하고 독일제국을 재건하려는 정치세력이라면 손쉽게 취할 수 있는 정책이었다.
02 히틀러의 나치당은 초기에 전국적 지지도가 2-3%에 그쳤고, 심지어 쿠테타의 실패까지 겪었다. 그러나 세계경제가 당시의 상태로는 지속가능하지 못할 것임을 예측했다는 점과 맞물려 절묘한 타이밍으로 정치 주도권을 사로잡는다.
03 히틀러의 나치당이 초기에 집중한 부분은 (1차대전 패배 후 무너진 경제환경 속에서), 독일인들에게 빵과 일자리를 주는 동시에 민족적 자긍심을 고취하는 것이었다. 먹고 사는 문제가 나아지자, 어쩌면 더 중요했을지 모르는 도덕성과 합리성은 순간 파묻혀갔다.
04 이너서클에 속한 소수의 권력을 탐하는 자들은 내부 권력 경쟁과정 속에서, 독일 전체보다는 히틀러 개인에 맹목하는 모습으로 비합리적인 의사결정과 홀로코스트같은 지울 수 없는 범죄에 몰입해 간다.
05 거대한 제3국이라는 권력에 취한 자들은 멸망을 앞둔 벙커 속에 숨어 사는 과정에서조차 객관성을 잃고 자기중심적 사고에 사로잡힌다. 히틀러의 자살의 순간에도 각자도생을 찾고 서로간의 (의미없어보이는) 권력 암투는 지속된다.
단지 다큐멘터리 10편을 통해 느낀 점이기에 잘못 아는 부분도 있을 수 있다. 그럼에도 세계 2차대전의 전과정을 조금은 객관적인 시각에서 볼 수 있었다. 독일에 대한 과도한 국제사회의 압박은 반작용으로 유대인에 대한 학살을 불러 일으킨 점도 있어보인다. 인류애라는 기존작이고 상식적인 합리성이 무너지고, 단순히 자기민족과 자기애에 빠져들 때, 수많은 무고한 세계시민들이 겪는 고통의 크기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느끼게 한 영상물이다.